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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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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포근하고 편안하게 안겨 오는 손자를 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듣는다. 손자는 말똥말똥하고 할배만 졸고 있다. 은퇴 후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손자들, 독서지도 하는 아이들 그리고 올해부터 나와 인연을 맺게 될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 그러다 보니 아이들 관심사가 내 관심사다. 은퇴 후 어느 곳에서도 누구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 자괴감으로 힘들 때 아이들에게 선택받았다. 독서지도를 하다보면 또는 손자와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아이들이 묻는 질문의 대부분은 낱말의 개념에 대한 것이다. 또는 문장의 의미에 대한 것이다. “선생님 ‘생각’이 뭐예요? ’자유’가 뭐예요?”같은 아이의 엉뚱한 질문으로 나의 무지함을 깨닫는다. 아이들이 나에게 소크라테스다. 우리 인간들은 서로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 언..
감정코칭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날 탄천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이렇게 하얀 눈으로 온 세상이 동화의 세계로 변하고 천지가 고요하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아이가 엄마와 둘이 걷는 풍경이 너무 평화롭고 참 행복해 보인다. 잘 살기위해 잘 먹고 건강해야 한다. 잘 먹고 건강해야 삶의 의욕이 생기고, 하고 싶은 일도 생기고 누구를 사랑하고 삶이 즐거워진다. 삶이 즐거워야 밥맛도 있고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관심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삶이 다양해지고 풍요롭다. 이렇게 삶이란 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 삶은 좋은 일만 일어나지도 않고 나쁜 일만 일어나지도 않으며,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이러한 삶의 순환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감정관리다. 공부두뇌연구원장 노규식 박사는 ‘..
천지비괘天地否卦 작년 연말에는 급성 장염으로 힘들었는데, 좀 나을만하여 새해 첫날 산행을 다녀 온 후 일주일 정도 또 목감기로 고생했다. 새해에는 딸이 출산 휴가를 끝내고 출근하면서부터 일주일 중 3일을 손자를 돌보게 되면서 내 일상의 주기가 망가졌다. 올해 액땜을 초반에 겪고 지나가니 차라리 다행 아닌가? 세상에는 매일 매일 좋은 일과 나쁜 일,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일들이 무수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문제는 우리가, 내가 지금 불행한 무엇과 연관돼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다. 지금 우리나라도 혼란스럽고 불안 불안한 것이 주역의 천지비괘天地否卦 형상이다. 위기를 겪고 위태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그 자리를 안전하게 만든다. 망할 듯 망할 듯하여 경계를 늦추지 않는 ..
감정관리 사진은 50대 후반에 설악산에서 찍은 것이다. 이때만 해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게 되면 누구나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 해가 갈수록 세상은 점점 나에게서 분리되어 멀어져가고, 해마다 내 몸이 변해가는 것들을 느끼게 된다. 지난 한 해도 되돌아보면 좋았던 날도 많았지만, 화나는 날도 슬펐던 날도 부끄러운 날도 많았다. 하릴 없이 보내는 일상이지만, 사라지는 지금 이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지며 마음만 조급하다. 동물은 외부의 어떤 자극을 인식하여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메커니즘으로 살아간다. 인간의 작동 원리도 마찬가지다. 외부 자극에 대해 생존을 위한 어떤 반응을 일으킨다. 그 반응이 감정이다. 감정은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
글쓰기 독서지도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는 그냥 아이들과 책만 읽으면 되는 줄 알았다. 독서지도는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그리고 표현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그러한 과정은 내 삶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동안 초1학년부터 중2학년까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글을 쓰면 맺힌 마음이 풀어진다. 글을 쓰면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외로운 마음, 억눌린 마음, 올바르게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을 가꾸는 글을 쓴다는 것은 귀하고 즐거운 공부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온갖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고 듣고 한 것을 누구에게 말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써 놓은 것이 글이 된다...
부끄러운 역사 얼마 전에 초6년 아이들과 함께 거의 1년 동안 단군부터 김구까지 58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한국사를 공부했다.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공부하며 노력했다. 우리역사 공부를 하고 난 후 느끼는 것은 자부심은 없고 분노와 안타까움, 부끄러움 그리고 허탈함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먼저 기반이 되어야 하는 지식은 언어와 수학이고,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기반이 되어야 할 지식이 역사와 지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수학과 영어를 위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는 반면, 역사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며 지식기반이 너무 허약하다. 학교 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익히기 위한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아이가 시를 쓰고 미..
인간의 도리 세월은 또다시 흘러 벌써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구름은 하염없이 떠돌고 가을바람이 쌀쌀한날, 단풍잎이 별처럼 쏟아진 계곡 길을 걷는다. 환상적인 풍경이지만 좋은 기분만은 아니다. 따뜻한 가을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퍼지는 화창한 늦가을, 마음은 무겁고 우울하고 자꾸만 무기력해진다. 가을 탓인가? 나이 탓인가? 지난 봄에 중2학년과 함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라 책을 읽고 페이스북에 소개한 적이 있다. 소로의 불복종 정신은 톨스토이, 간디, 마틴 루서 킹 등 보다 나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늘날 불복종 운동은 시민운동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주말에 어느 북까페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이 책은 사회에 대한 시..
인생의 중요한 가치 지난 달 5,6학년 필독서로 이지음 작가의 ‘당신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라는 책을 읽고 ‘인생의 중요한 가치’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작품 속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를 비교하며 함께 이야기합니다. ‘진우는 성공이 무엇인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누구와 이야기 해본 적이 있느냐?’ 물론 아이는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나는 이런 주제로 누구와 진지하게 이야기 해본 적이 있었던가?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이야기 합니다. 엄마아빠가 쉴 새 없이 열심히 일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난한 집안의 다희는 부자만 되면 행복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되어 더 이상 일하지 않고 좋은 집에서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