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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애니멀(데이비드 브룩스, 이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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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교육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온갖 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로 나누고 싶어하는 대화 주제가 골프, 시차극복방법, 담석증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며칠에 걸쳐서 낮시간은 점점 커져가는 보호무역주의를 걱정하면서 보냈고, 밤 시간은 전립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밤에 이루어지는 대화의 하이라이트는 정상급 인물들이 저지른 실수를 털어놓는다. 이런 이야기는 언제나 유쾌하다. 어쩌면 세계 경제는 삼류 따라지들이 좌우하는지도 모른다. 이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예외적인 천재성이라고 할만한 구석이 없다. 이들은 복잡한 상황의 핵심을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재산을 많이 모았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명예와 재산을 바라지만 부족한 사람들은 이와 관련된 온갖 걱정에..
본성을 거스르는 시스템(2) 성격과 문화가 행동의 틀을 결정하며, 아울러 정부는 문화와 성격이 어떤 꼴을 갖추도록 해준다. 국가권력은 불과 같아서특정한 수준이상으로 자라지 못하도록 잘 관리하면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유용한 도구지만, 자칫 너무 커져버릴 경우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 정부는 시민의 삶을 좌우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시민의 책임과 덕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시민의 삶이 펼쳐지는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국가가 문화와 개성을 허약하게 만드는 제도를 축소함으로써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사회의 기본적인 구조는 노력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생각을 토대로 한다. 그러나 자주 있는 일이지만 정부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 보상을 준다. 물론 의도는 선하다. 노인 복지제도가 그렇다. 그런데 때로 타락한 의..
본성을 거스르는 시스템 (1) 예전에는 힘깨나 썼던 사람들이 식사를 하면서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을 놓고 심각하게 대화를 나눈다. "중상류층이 느끼는 분노를 처리해야 한다" "월급의 60%를 사립학교 수업료로 지출하여 쓸 돈이 남아 있지 않다" 등등.... 그들은 풍토병의 일종인 지위경쟁으로 고통받고 있다. 로스쿨 졸업자로서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 분개하고, 정가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으로서 뉴요커에 분개한다. 그들은 기름을 바른 것 처럼 미끄러운 기둥을 올라가는데 유용한 사회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는 친하게 느끼지 않으면서 친한 척 할 수 있는 마음가짐,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 자기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복종하는 섬세한 요령 등이 그런 기술이었다. 그러나 중년에 들어서 '대단한 지위'만..
정책 대신 경험을 제시하라. 만악 당신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전혀 낯선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될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그 누구도 불평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고 거기에 기쁨도 있고 보상도 있습니다. 이 일은 팀 경기나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개인적인 생각을 억눌러야 한다는 말입니다. 만일 선거에서 승리하면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또 그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 팀이 믿고 있는 온갖 신화가 모두 사실이라고 믿어야 하고, 또 그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다른 팀은 사악하며 졀국 조국을 파멸로 이끌것이라고 믿어야 하고, 또 그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다른 목소리..
도덕은 본능이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끔찍한 죽음을 보여주어도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사이코패스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줄 수 있다. 그 와중에도 정서적인 고통이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직관주의적 관점에서는 기본적인 투쟁은 무의식 공간에서 일어난다고 본다. 인간은 모두 깊은 이기적 충동을 즉, 자신의 지위를 높이기 위해서 남들보다 우월하게 보이기 위해서,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가지려는 충동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살인자는 자기와 똑같이 온전하게 인간적이라 여기는 사람들은 죽이지 않는다. 살인자의 무의식은 우선 범행 대상자에 대한 인..
사람을 만드는 것은 관계다. 사실 사람들은 한번에 10초밖에 생각을 지속하지 못한다. 우리는 자기가 내린 결정을 굉장한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자신을 굉장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에고를 보존해 자신을 계속 밀고 나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인생이란 실패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우리는 그저 잘 조합된 실수를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의 모든 움직임, 모든 행보는 부분적으로 실패이다. 다음 차례의 움직임, 다음 차례의 행보로 올바르게 교정 되어야 하는 실패다. 대기업은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누가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일에 대한 책임이 복합적인 의사결정 고리로 분산되어 있어서 책임이 불분명하다. 기업의 지도자는 역할을 하는 동안 중요한 통찰을 몇 개밖에 하지 못하며, 따라서 ..
문제를 해결하는 실체 프랑스 계몽주의는 데카르트, 루소, 볼테르, 콩도르세가 이끌었다.이들은 미신과 봉건주의 세상에 맞선 철학자들로 미신의 세상을 이성의 선명한 빛으로 생생하게 까발리고자 했다. 영국 계몽주의 지도자들은 이성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이들은 합리주의자이긴 했지만 이성은 한계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믿었다. 에드먼드 버크는 " 보통 우리는 자연스럽게 터득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이성에만 의존해서 살고, 서로의 이성을 거래하게 될까봐 두렵다. 왜냐하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성의 양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변화는 제도의 근본적인 성격을 바꾸는 재조직 과정이다. 이에 비해 개혁은 제도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함을 보수해서 본질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치료과정이다...
치명적인 실수들 기업가가 늘 하는 말, '실패는 없다'는 말을 한다. 또 실패는 학습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에 위로 받는 사람은 없다.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다. 그런데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렇게 썼다. " 사람의 마음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을 할 수 있기를 끊임없이 갈망한다. 이 욕망은 우리가 갖고 있는 열정과 추진력의 기초다." 사업에 실패한 그녀는 잘 차려입고 스타벅스로 갔다. 서류 가방과 휴대폰, 노트북을 늘 챙겼다. 사실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시간을 보낸다는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마치 건강한 사람들만 사는 나라에서 혼자 장애자 같았다. 내면의 측면에서 보자면 일종의 유배상활과 마찬가지다. 커피를 들고 일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