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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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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국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제3세계빈곤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여주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소득격차가 가장 심하고 국내 공공서비스 수준도 충분치 않은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제3세계 원조에 사용하는 GNP비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최고의 복지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가장 평등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스웨덴은 해외원조에 투자하는 GNP비율도 상당히 높다. 문제는 경제적 여유가 있느냐가 아니라, 우선 순위와 정치적 의지인 것이다. 소득격차가 클수록 사고와 행동의 균형점이 지배의 전략에 가까운 방향으로 쏠린다. 때문에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계급주의나 인종주의처럼 온갖 하층 차별이 만연하게 된다. 불평등이 증가하면 소비극대화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납세에 대한..
경제적 민주주의 민주주의 태동에서부터 노예제의 폐지에 이르는 인류의 역사는 분명히 더 평등하고 열린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사회보장, 무상의료보호, 교육제도를 포함한 복지국가의 발전을 통해서도 이런 흐름은 명백하게 드러난다. 산업화 이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급자족 하는 농부였다. 오늘날 우리는 필요한 모든 물건을 타인에게 얻고 있으며, 우리가 생산하는 물건들도 타인에 의해 소비된다. 이러한 상호의존은 현대의 삶에서 매우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전세계로 확대되어있다. 개인이 지구라는 초유기체의 세포처럼 느껴지게 한다. 시장과 불평등의 결합은 공공성을 파괴 하며, 타인을 단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물질적 환경처럼 취급받게 만든다. 시장은 덜 사회적인, 때로는 반사회적인 심리를..
자유, 평등, 우애 신문기사에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는 마더 테레사를 ‘단지 낮은 자가 아니라 낮은 자들의 시종’이 되는 길을 선택한 사람으로 미화하고 있다. 부로부터 자발적으로 등을 돌리고 가난한 자들과 더불어 사는 것, 그 자체가 성스러운 행위로 미화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기회의 평등이 누군가에게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줄수 있겠지만, 최선의 대안은 아니다. 사회구조 전체가 바뀌지 않는 한 결국 다른 누군가에게는 열등한 지위가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는 방식으로 누군가의 구직을 돕고서는, 그것이 실업으로 인한 사회전체의 불행을 줄였다고 믿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때 실제 실업률은 변하지 않고, 여전히 그대로 일뿐이다. 기회의 평등을 결과의 평등으로 ..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위기시에 우리를 투쟁-도주 태세로 돌입하게 만든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원의 배치와 생리적 우선순위를 바꾸며 몸의 생리작용은 우선적으로 모든 에너지를 근육활동에 집중 시킨다. 생존이 민첩성, 반응의 시점, 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좌우 되기 때문에 모든 자원이 이런 목적을 위해 동원되고, 다른 생물학적 유지기능-생체조직의 유지와 치유, 면역성, 성장, 소화와 재생산 과정-은 저하된다. 위험에 맞서 정면대결을 하거나 위험으로부터 도주하기 위해 육체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은 실제로 몇 분정도만 지속될 뿐이다. 긴급한 순간이 지나면 호흡이나 심장박동수 같은 생리작용은 점차 정상수치를 회복한다. 그러나 문제는 고민과 걱정에 휩싸여서 스트레스에 짓눌려있는 ..
사회적 뇌 서열관계와 친분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희소자원을 둘러싸고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처리하는 상반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리바이던’에서 홉스는 희소자원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야말로 인류가 직면한 핵심적인 정치적 난제라고 주장했다. 인간의 뇌는 사회생활의 요구와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서 발달해 왔다. 뇌가 사회적이라는 점은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요지와도 연결된다. 앞에서 만성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인자들이 지극히 사회적인 요소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과 긴장은, 일상생활의 경험 가운데 정서적 안녕은 일자리, 주거, 금전적 어려움보다도 중요하다. 이는 풍요로운 사회에서는 절대적인 생활수준보다 상대적인 소득과 소득불평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과 맞닿아 있다. 뇌와 스트레스..
친화전략과 지배전략 경제성장이 인류를 절대빈곤의 마수에서 구원한 것은 단지, 지난 몇세대 동안의 상황일 뿐이다. 풍요가 가져다준 가장 위대한 보상은 희소성의 위협에 기반을 둔 사회적 계층화가 사람들에게 지배력을 잃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절대적 결핍이 쇠퇴하면서 빈곤과 불평등이 사회에 행사하고 있던, 훈육적 권력도 극적으로 약화되었다. 노숙과 실업이 부활하도록 방치했던 사회정책들이 기성기득 체제의 권력을 떠받치며, 또 다른 훈육적 힘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회적 평등은 계속 증대해왔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민주주의가 발전했으며, 법앞의 평등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었고 복지국가가 만들어졌으며, 인종이나 종교에 따른 차별이 금지되고 게이와 레즈비언의 권리가 동등하게 보장되며, 사형제도가 폐지 되었고, 계급차별과 격차..
선사시대 평등주의 인간이 본질적으로 평등주의적이거나 위계적인 것은 아니다. 선사시대와 그 이후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은 가장 권위적이고, 전제적인 사회에서부터 매우 평등한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사회체계를 경험해 왔다. 수렵채집인사이에서 사회적 위계질서가 없으며, 상호교환의 범위나 친족의 범위를 넘어서 자원을 공유한다. 특정 개인이 자원을 더 많이 차지하려 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의 저지나 저항으로 무산된다. 인류학자들 사이의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수렵채집 시회가 얼마나 평등주의적이었나가 아니라, 왜 그 후 정착농업이 발전하면서 평등사회가 막을 내렸는가였다. 동물세계에서 약자는 아무리 굶주려도 강자가 배를 채울때까지 기다려야한다. 하지만 어떤 문헌에도 인류의 ..
자전거 타기 반응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남성의 주도권이 강하며 여성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불평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은 여성이 아닌 남성의 사망률이다. 사실 남성 중심적 지배체제에서 높은 지위의 특권을 누리는 남성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과열된 지위경쟁은 남자다움을 계발하고 과시하도록 부추긴다. 여성의 지위가 높은 사회일수록 건강수준도 높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여성의 지위를 측정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된 지표는 여성과 남성의 학력차이였다. 그리고 남성들 간의 지배서열이 엄격할 수록 여성의 지위가 낮다. 남성의 권력이 중요하게 취급되는 호전적인 문화에서 여성은 더욱 종속적이 되고,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를 갖게된다. 기본적으로 위계질서가 권력을 둘러싼 남성들간의 투쟁이기 때문에, 여성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