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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게이버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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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를 위한 7가지 A들 (3) 4. 자율 Autonomy 질병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일뿐 아니라, 또 다른 역사를 말해주기도 한다. 질병은 자신을 찾으려는 평생에 결친 분투의 역사의 정점이다. 단순한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물리적인 생체의 생존이 자연의 궁극적인 목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율적이고 자기 조절적인 심리의 존재가 보다 높은 자연의 목적일 수 있다. 자신과 부모사이에 명확한 바운더리 설정이 안되어 있으면, 아이는 그물에 걸린듯 양자관계에 속박 되어 거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 속박은 훗날 그가 세상과 유대관계를 맺어갈 때 기잔이 된다. 속박 -마이클 커 박사는 ‘심리학 분화의 부재’라고 불렀다- 이 그의 친밀한 대인관계를 지배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두가지 형태가 공존하기도 ..
치유를 위한 7가지 A들(1) 악성흑색종과 면역계는 깊이 관계가 있다. 면역학적으로 밝혀진 결과는 분명했다. 첫째 림프구들이 종양을 공격했다. 그 다음 대식세포가 흑색종을 먹어치우는데 일조했다. 악성종양을 파괴하는 일에 참여한 항체들의 유입이 있었다. 신체는 암을 물리치기 위해 강력한 면역자원을 동원한 것이었다. 흑색종이 임상적으로 발현하기 이전에 면역자원이 암세포들을 파괴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인가? 어떤 사람의 경우 치명적일 수 있는 이 질병을 면역계가 병 발병 이후라도 극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흑색종이나 다른 암에 걸린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이해를 더 많이 할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정서적 대처 방식에 있어 자기인정과 자기주장을 더 많이 하게 되면, 악성종양 진행 과정을 역전시키는 능력이 강화된다는 주장은 이치..
부정적인 사고의 힘 밴쿠버의 종양학자 캐런 겔먼은 암에 종종 사용되는 전쟁에 관한 비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저는 그게 암을 바라보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첫째 그런 생각은 생리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습니다. 둘째 저는 그런 생각이 심리적으로 건강에 유익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이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유입이 있으면 유출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흐름의 모든 양상이 다 통제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있고,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일은 전투가 아닙니다. 그런 균형과 조화를 찾기 위한 밀고-당기기 현상이고, 상충하는 힘들을 반죽해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 내는 일입..
믿음의 생물학 환경과 의사소통을 하는 접점으로 작용하는 곳이 바로 뇌다. 개별세포의 일생에서 뇌활동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곳은 핵이 아니라 세포막이다.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신경계와 피부는 모두 외배엽이라는 동일조직에서 발생한다. 개별세포는 세포막을 피부겸 신경계로 사용한다. 세포막은 피부처럼 세포의 내부환경을 에워싸며 보호한다. 동시에 세포막은 표면에 세포의 감각기관으로서 작용하는 수백만개의 분자수용체를 갖고 있다. 이 수용체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그리고 뇌처럼, 세포의 외부환경으로부터 도달되는 메시지를 해석한다. 세포막은 여러물질과 메시지들을 외부세계와 교환하는 일을 촉진하기도 한다. 세포의 의사결정 또한 유전자 물질이 위치하고 있는 핵이 아니라, 세포막에서 이루어진다. 유전자만으로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적 ..
세대를 넘어 이어진 스트레스 사심 없는 애정으로 어린 자식을 양육해야 한다는 생각은, 포유동물의 뇌의 애착 담당기관에 깊숙이 박혀있다. 만약 어떤 부모의 사랑의 감정이 억압되고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부모인 그 자신이 깊은 상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해결되지 않은 불안감을 품고 있고, 충족되지 않은 정서적 욕구로 심리적 동요를 겪고 있다면, 아이는 부모의 의도와 무관하게 근접방치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싫건 좋건 우리의 부모로서의 양육태도와 반응중에서 많은 부분이 어린시절 경험과 관련이 있다. 아이의 감정담당 뇌는 부모의 감정 담당 뇌의 방향을 받으며 발달한다. 아이의 미래의 양육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라는 맥락하에 감정회로와 애착회로가 발달하는 일이다. 뇌의..
결핍의 생물학 동물과 인간은 뇌의 감정 담당 부위인 각자의 변연계를 통해 상호반응한다. 사람과 달리 동물은 변연계에서 나오는 메시지에 예리할 정도로 민감하다. 암, 다발성 경화증, 류머티즘 관절염, 그리고 우리가 살펴본 다른 질환들은 성인기의 삶에 느닷없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과정이 절정을 이룬 결과물이다. 이런 과정을 형성했던 상호작용이나 생물학적인 각인작용은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할 수 있는 인생의 시기에 발생한다. 촉각접촉은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경험하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처음으로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포유류의 어미는 새끼에게 반드시 촉각자극을 제공한다. 에슐리 몬태그는 그의 명저 ‘접촉: 피부의 인간적 의미’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신생아와 어린아이가 접촉을 받아들이는 ..
대인관계의 생물학 2 미국의 정신건강의학자 머리 보웬박사가 명확하게 정립한 가족체계이론에 의하면, 질병은 개별 인간에게 일어나는 단순한 생물학적 사건이 아니다. 가족체계이론 관점에서는 개별 인간들의 생리적 기능들이 시시각각 상호관련을 맺는다고 본다. 대인관계는 평생동안 작용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조절기이다. 가족체계 이론의 근본개념은 ‘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접촉을 하면서 정서기능을 자율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되는 ‘분화’개념이다. 분화가 빈약하게 이루어진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간의 정서적 경계가 부재하며, 사고 과정이 다른 이들의 정서감지 과정에 압도당하는 것을 막아주는 바운더리가 부재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불안을 자동적으로 흡수하여 내면에 상당한 불안감을 발생시킨다. 분화가 잘된 사람은..
대인관계의 생물학 1 일곱살짜리 여자아이 환자가 브리티시컬럼비아 아동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수술현장에 부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전통적인 관행은 아이의 감정, 행동, 생리기능에 대한 조절기로서의 애착관계의 중요성을 무시한 결과였다. 부모가 곁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아이의 생물학적인 상태는 크게 달라질수 있다. 생명이란 내부적인 한계든 외부적인 한계든 명확히 규정된 한계내에서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핵폭발에 의해 방출된 고농도 방사능을 견딜수 없는 것처럼, 혈류내의 고농도 혈당을 견디며 생존할 수 없다. 감정적이든, 신체적이든 스스로를 조절하는 자기조절은 극단적인 바깥 날씨에도 불구하고, 늘 일정한 집안 온도를 유지하게 하는 자동온도 조절장치에 비유할 수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자기조절은 광범위한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