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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40억년의 비밀( 리처드 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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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2) 인류 진화에 대한 기존 이야기는 약150만년 전에 호모 에렉투스가 현대인류, 즉 우리 종과 뒤섞였다고 한다. 상호교배를 통해서 융합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뇌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계속 되었고 사회적 습성, 도구 제작 등 사냥과 채집을 하는 부족들에게 부수적으로 이런 저런 특징이 덧붙으면서 현대인의 조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중요한 화석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나온 것이며, 인류학자들은 마치 오랜 친구인양 그 화석들이 어떻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는 우리 종이 4만년전인 최근에 기원했다고 한다.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지질학적으로 볼 때 눈 깜짝 할 사이에 아프리카에서 나와 북극의 빙산, 브라질의 우림, 월스트리트에 정착한 셈이다. 플라이스토세 대빙하기, 그 중에서 11만- 3만 5천년 전에 정교한 석기를 지녔..
인류(1) 우리가 유인원과 공유하는 특징은 많다. 여기서 특징이란 신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행동양식도 포함된다. 코의 모양과 얼굴형태, 좋은시력, 재주 많은 손, 다양한 몸짓과 표정, 어휘 등 일부는 찰스 다윈이 파악한 것들이다. 그래서 인간이 발가벗은 영장류에 불과하다고 했다. 유전물질을 대상으로 조상 관계를 조사하자 우리가 침팬지와 유전적으로 대단히 비슷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몇몇 분자를 토대로 작성된 분지도를 보면 침팬지와 고릴라보다 인간과 침팬지가 더 가까우며, 세 종은 오랑우탄보다 서로 더 가깝다고 나와 있다. 침팬지는 결코 반쯤되다만 인간이 아니며, 나름대로 다재다능한 동물이다. 흉내내기 전문대역도 아니고, 광대짓을 하는 축소모형도 아니다. 그들이 우리와 가깝다면 공통조상 이후로 일어난 작은 유전적 ..
젖먹이들 포유류는 암컷이 변형된 땀샘으로 새끼에게 젖먹이는 동물이다. 따라서 젖과 모성애의 대변자이자 양육의 화신이다. 대다수 포유동물은 털이 나며, 털이 없는 포유동물도 털이 있는 조상의 후손이다. 털이 있고 양분이 든 특수한 액체를 분비하여 새끼를 먹이는 이 동물들은 제3기에 지구의 모든 육지로 퍼졌다. 그들은 조류와 함께 번성했다. 포유류는 공룡, 파충류와 거의 같은 시기에 출현했다. 아마 트라이아스기에 수많은 포유류형 파충류 중 하나에서 파생 되었을 것이다. 육상공룡이 사라지자 그들이 점유했던 모든 생태지위들은 텅 비었다. 그들은 오랜기간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었다. 제3기의 첫 시대인 팔레오세는 독특했다. 척추동물 중에서 상상할 수 있는 온갖 형태의 초식동물과 사냥꾼들이 생겨났다. 포유류의 기본설계중 몇가..
종말론자들 공룡은 조류로 변신한 것들만 제외하고는 백악기와 함께 종말을 고했다. 그들의 종말은 갑작스럽게 닥친 듯했다. 그들이 종말을 맞은 것이 아니다. 약 6억5천만년전 백악기와 제3기사이에 큰 격변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변화하고 적응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 격변을 천벌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죽음이 천사와 종말의 나팔소리 같은 것을 들먹인다. 우리는 죽음을 놓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유난을 떨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은 마음만 먹으면 그런 의식 절차와 도구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지구의 겉모습을 바꿀수 있다. 어떤 혜성이 갑자기 지구에 부딪히게 되면, 모든 생물은 사라질 것이다.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생명체가 발달할 때까지 지구는 침묵속에서 회..
군비경쟁, 유대강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지질사를 세계가 일종의 초록빛 원시수프에서 공룡으로 빠르게 변했고, 그 뒤 공룡이 수수께끼 처럼 사라지고, 한쪽 어깨에 동물가죽을 걸치고, 곤봉을 손에 든 인간들이 우글거리는 세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라고 본다. 공룡들은 쥐라기와 백악기(1억9천만- 6천5백만년 전)를 지배했으며, 트리케라톱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벨로시랩터, 파키케팔로사우루스 등을 생각해 보라. 공룡은 19세기가 되었어야 발견 되었고, 그들이 정체에 대한 해석은 이런저런 주장이 난무했다. 지금은 1825년에 논문에 기재된 이구아노돈의 정체가 밝혀진 최초의 공룡으로 인정받고 있다. 1877년 벨기에의 베르니사르에서 새로운 이구아노돈 화석이 발견되었다. 아르헨티나의 트라이아스기 후기 지층에서 발견된 최초 공룡들은 몸집이 ..
거대한 대륙(2) 고생물학자들은 무엇보다도 뼈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이야기가 뼈에, 뼈에 일어난 변화들에, 쓰여 있음을 안다. 뼈는 진화의 방향을 알려줄 노선도를 제공한다. 두개골과 턱의 뼈들은 특히 많은 것을 말해준다. 식성과 계통 양쪽으로 그 동물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이빨만 보아도 많은 정보를 얻는다. 날카롭고 뾰족한 이빨은 포식 습성을 말해주고, 가장 자리가 톱니 같이 날카로운 이빨은 육식동물 것이다. 위가 편평한 이빨, 특히 표면에 이랑이 나 있는 이빨은 전형적이 초식동물의 것이고, 작고 뾰족한 이빨은 식충동물의 것일 때가 많다. 두개골은 그저 뇌를 담고 보호하는 튼튼한 집이 아니다. 턱에 필요한 근육을 고정시키는 곳이자 감각기관들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현대 동물중에서 흥..
거대한 대륙(1) 아라비아반도를 둘러보면서 나는 20세기초 지질학자들의 혜안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은 아프리카, 아리비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곳에 빙하의 흔적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열대의 태양 아래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그런 일들이 벌어졌음을 확신하려면, 상상력의 도약이 필요했을 것이 분명하다. 당시에는 세계가 가변적이라는 것, 즉 대륙의 모양과 기후 분포가 계속 변할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였다. 대륙들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었다고 여겨졌다. 먼 과거의 기후가 그렇게 놀라울 정도로 달랐다고 추론했다는 것은, 그 추론과정에서 대단한 도약이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아라비아반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인도 심지어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합쳐져서 하나의 거대한 대륙..
조용한 숲 시끄러운 바다 3억천만년전 석탄기 숲은 나무들과 숨은 생물들로 가득하다. 데본기에 지구가 녹화된 이래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 숲이 까마득히 솟은 줄기들과 습한 공기, 분해와 재생이 아주 긴밀하게 뒤엉킨 현재의 열대우림과 닮았다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심지어 거대한 나무의 줄기를 칭칭 감으면서 올라가는 리아나 같은 덩굴도 있다. 그 고요한 숲속을 걷노라면 왕성한 생명력과 마주했을 때의 일종의 관조적인 평온함이 느껴진다. 식물들이 아직 화려한 꽃을 발달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색깔도 거의 없다. 곤충이 우는 소리도 없다. 석송류과 나무 고사리류가 지닌 짙은 녹색과 갈색뿐이다. 군데군데 옅은 녹색의 새싹이나 원색의 곰팡이 자실체가 보인다. 곤충은 어디에나 있다. 바퀴벌레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것도 있다. 웅덩이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