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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인문학 (전국국어교사모임,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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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 (2) 시인은 평화롭다고 직접 말하는 대신 물고기와 새의 묘사만으로 그 느낌을 전달합니다. 자연과 사물의 한적한 움직임은 시인의 내면 변화를 가져다 줍니다. 자연, 사물은 이처럼 세상에 상처를 받고 병든 내면을 치유하는 힘을 갖습니다. 인간은 사물에 끌려들어가 사물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자연과 사물은 힌 인간의 마음을 바꾸는 변화의 장이자 내면을 씻어주는 치유의 공간이 됩니다. 전체적인 배경을 소개한 후 점차 구체적으로 관찰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일종의 원근법이라 할만합니다. ‘ 아! 저 까마귀를 보라. 그 날개보다 더 검은색이 없기는 하나 얼핏 옅은 황금색이 돌고 다시 연한 녹색으로 반짝인다. 햇볕이 비추면 자주색으로 솟구친다. 눈이 어른어른 하면 비취색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내가 푸른 까마귀라 말해도 괜찬은..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 (1) 불과 이십년전만 해도 우리들 고향에는 푸른 하늘과 맑은 바람이 있었습니다. 신작로에선 버스가 흙먼지를 날리며 달려갔습니다. 사람들은 어느 곳이든 다른 생명체와 어울러 살았습니다. 지금은 시멘트 도로에 자동차들이 매연을 내뿜고, 페놀 섞인 개울에는 검은 기름이 떠다닙니다. 하늘은 흙먼지로 흙냄새는 플라스틱 썩는 냄새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편리함을 얻는 대신 생태계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삶의 기반에 되는 땅은 악취와 오염으로 가득합니다. 아파트 앞에 그린을 붙인다고 생태계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인간 중심 생각에서 벗어나 타인과 공존하고,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적인 비방을 일삼는 글쓰기, 흑백 논리에 빠진 글쓰기, 말과 글은 조악하고 거칠..
세계 해석과 의미구성 인간이 세계를 해석하고 의미를 만들고, 이를 지표로 결단하는 것에 대해 제가 창안한 화쟁和諍 기호학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사물의 유사성을 통해 다른 사물을 유사한 것으로 유추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 은유입니다. 사물을 인접성을 통해 서로 관계있는 것으로 유추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 환유입니다. 원효의 화쟁원리를 따라 체상용體相用과 은유와 환유의 원리를 결합하여 세계의 인식과 그 의미를 종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물과 세계의 현상, 작용, 본질을 통하여 그 사물의 세계로 들어가며 이를 은유나 환유로 유추하여 이해하고 설명합니다. * 화쟁和諍: 원효 사상의 근본을 이루는 화해(和解)와 회통(會通)의 논리체계. * 체상용 體相用 : 체라고 하는 것은 마음의 바탕을 말하고, 상이라 하는 것은 마음의 모..
생각 없음과 복종보다 더 큰 문제는? 유대인 대학살 주범 아이히만 재판을 목격한 한나 아렌트는 '집단학살을 자행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평범한 사람들도 순전한 생각없음( sheer thoughtlessness)의 상태에서 모든 것을 안일하게 수용하며,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으면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고 답합니다. 이것이 ‘악의 평범성’입니다. 자기 생각없이 그저 조직에 충실하기만 했던 아이히만에게 히틀러가 독일 우파 시민을 학살하라고 명령내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유태인에게 하듯이 아무 꺼림낌 없이 명령을 수행했을까? 학살이있기 전에 반드시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자신과 구분하고, 그들을 배제하고 악마화 하는 ‘증오 언어’가 동원됩니다. 서양제국의 남미정복시대 백인들은 유색인을 ‘하느님을 믿지 않는 짐승이나 악마’로 ..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개발 독재와 신자유주의 체제의 모순, 권력층의 부패와 부조리, 잘못된 정치, 견제장치및 세력의 무력화 등으로 인해 이른바 헬조선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시민 또한 생존위기에 내몰리고 신자유주의의 탐욕을 내면화하면서 사회의 문제를 방관하고, 권력에 휘둘리는 소시민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붕괴한면서 국가- 자본- 종교권력층- 보수언론- 어용 지식인 및 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진 카르텔은 거의 견제를 받지 않은 채 부패와 부조리를 일삼으며 권력을 남용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학교는 기업 연수원으로 전락한지 오래고 대다수 시민은 불평등에 더하여 부당한 착취와 억압, 인권 유린과 여러 자유의 제한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키우는가? (2) 문학교육을 위한 필요한 네 가지 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문학텍스트를 읽는 4분의 3은 말을 정밀하게 독해. 음미하는 작업이며, 4분의 3은 인간 경험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문학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는 언어이해와 인간이해라는 두 개의 원이 겹쳐 있는 합집합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두 원이 겹치는 부분이 반쯤되고, 언어를 이해하는 것에만 해당되는 것이 4분의1쯤 되고, 언어와는 무관하게 인간행위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라고 말할 수 있는게 또 얼마만큼 있다는 거예요. 그러므로 문학교육, 즉 문학을 이해하는 일은 단순히 언어만 이해하는 일만도 아니고 거기에 담겨있다고 하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통찰만을 가리키는 것도 아닙니다. 문학이 국어보다 더 큰 영역입니다. 문학은 텍스트를 읽는 훈련이면서 ..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키우는가? (1) 지금부터 저는 타자와의 만남으로서의 문학행위 그리고 문학교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문학행위'란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만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읽는다는 것은 텍스트를 통해 누군가를 상상 속에 떠올리고, 그의 삶과 그가 처한 상황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인지하고, 우리 나름대로 맥락을 파악하여 이해하는 일입니다. 이때 문학작품은 소설, 시詩, 수필일 수도 있고 역사책이나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습니다. 고전문학의 경우 등장인물이나 그 뒤에 있다고 생각되는 작자는, 독자와 시간적으로 격리된 타자입니다. 문학행위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한국문학과 외국문학을 나눌 것 없이 자신의 삶과는 뭐가 달라도 다른 타자를 만나는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개연성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부터 비평사의 매..
인문교육과 예술교육 배운 사람이나 배우지 않은 사람이나, 가진 사람이나 가지지 않은 사람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젊고 어린 사람이나 가릴 것 없이 한국 사회 곳곳 각계층, 직업사회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과 극단적인 이기주의 공공성 부재 상황은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종래에는 가져보지 못했던 인문교육 방법론과 활동 방식이 ‘인문예술융합교육’입니다. ‘인문예술융합 교육’은 ‘문화예술융합교육’과는 다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문화와 인문 개념의 차이일 것입니다. 교육의 차원에서 고려될 때, 우리 시대가 추구하는 커다란 삶의 방향이나 가치관 같은 이념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가 인문보다는 큰 개념입니다. 문화 반대어가 자연인데 인문 반대는 무엇일까요? 인문이라는 말을 사람의 무늬 즉 사람다움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