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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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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인생은? 2014년 4월 해남 두륜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금 이 사진을 보면 엊그제 같기만 한데, 벌써 10년 전이다. 그리고 앞으로 10년후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나는 거의 상노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내 인생의 시간은 더 빨라질 것이다. 살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내가 집착하고 있는 것들, 내 주위에 모든 것들, 물질이든 명예든 그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일 뿐이다. 만일 해야할 일이 있다면 이제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 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누구도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인간 개인이 가진 시간, 열정, 에너지는 한계가 있다. 그 시간, 열정, 에너지를 어디에 쏟을 것인가는 ..
정치와 민주주의 봄바람에 꽃비가 내립니다. 맴돌다 다시 돌아온 자리, 언제나 다시 그 자리가 그 자리 같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또 봄날이 갑니다. 오늘은 무엇을 하고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지... 이제 눈은 침침해 세상을 잘 볼 수도 없고, 귀는 점점 멀어져 듣고 싶은 것만 간신히 듣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내 세상 같았는데 이제 눈앞의 세상도 남의 세상 같습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정치에 대해 잘 알까? 왜 모두들 민주주의, 민주주의 할까?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정치에 대해서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던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일까? 민주공화국이라서 어떻다는 말인가? 주권이 국민에게..
봄바람이 분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찾는 산이 수락산이다. 수락산 계곡에 진달래가 등불처럼 피었다. 나이들어 산을 오르고 계곡을 찾아 사진을 찍는 것도 에전 같지 않다. 그래도 나이들어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봄이 왔는데... 얼어붙은 대지에 다시 봄이 움트고 있다. 겨울동안 죽은 듯 잠잠하던 숲이 새소리에 실려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우리들 안에서도 새로운 봄이 움틀 수 있어야 한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나의 마음의 스승은 법정 스님이다. 스님이 추천하는 책을 모두 찾아 읽었고 한동안 스님의 글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글을 소개하고 써신 분이 류시화 시인이다. 류시화 시인은 법정스님의 글들을 모아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라는 잠언집을 내었다. 그 내용 중 ..
인간이란 예전에 찍은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지난날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추억해보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2013년 어느 가을날 북한산 의상능선 가는 길에 국녕사에서 아침 햇살이 부처님으로부터 쏟아지는 신비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 날 산행은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만끽했던 하루였습니다. 한 동안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몰입한 적이 있다. 그때 마크 트웨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책과 윌슨의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무석의 ‘정신분석으로의 초대’ ‘마음’ 등의 책을 읽었다. 그 중에 ‘차라투스트’라는 대학 때부터 몇 번 시도했지만 50페이지를 못 넘겼다. 그러다 니체를 공부한 다음 다시 읽고 있다. 인간의 생존도구는 지능..
마음 이번 겨울은 눈이 자주 온 편이지만, 제대로 눈 산행을 해보질 못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눈이 온다는 예보를 믿고 무조건 도봉산을 찾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니 부슬부슬 비만 내린다. 도봉산역에서 내려 멀리 도봉산을 바라보니 정상이 하얗게 덮였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이른 아침 산속은 고요하고 소리 없이 눈이 내리고 쌓여, 세상은 이미 겨울왕국이 되어 있다. 안개 속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절경이다. 이런 눈꽃 산행이 몇 년 만이든가? 사진은 안개 속에서 잠깐 그 모습을 드러낸 도봉산 정상 봉우리들이다. 이제 칠십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등학교 동창생 둘이 전번 주에 죽었다. 산을 오르면서 나는 내 건강을 체크해 본다. 내가 느끼는 세월의 속도만큼이나 내 몸도 빠르게 늙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 얼마나..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인 본명은 영일英一이다. 한 송이 꽃이라는 뜻이다. 시위, 필화사건, 긴급조치 및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선동죄 등으로 체포와 투옥, 사형 및 무기징역 선고, 석방을 거듭하면서 시인은 1970년대 내내 박정희 정권과 맞섰다. 그러나 1991년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이어진 학생들의 분신자살을 질타하는 칼럼을 에 실었다. 이 일로 그는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민주화 운동 진영과 척을 지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자신을 탄압했던 독재자의 무능하고 부패한 딸에 대한 옹호와 지지로 어처구니없이 훼손된 말년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도 없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
왜 詩를 읽는가? “책을 읽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서이고,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이고, 감동받기 위해서이고, 위로받기 위해서이고, 깨닫기 위해서이고, 친구가 필요해서이다.” 법정 스님 말씀이다. 나도 그렇다. 나도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읽은 책을 통해 다음 책을 소개 받고, 뭔가 더 알고 싶은 게 있어서 책을 읽는다. 중독이라 할 정도로 주위에 책이 없으면 왠지 마음이 불안하다. 요즘은 책을 읽어도 기억되는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아마 내 지식체계 어딘가에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해한 詩는 별로지만 나는 시도 좋아하는 편이다. 박완서 작가와 같은 의미에서 시를 찾아 읽는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 詩가 와서 나의 아무렇지도 않은 시간과 만나니, 나 같은 속물도 철학을 하게 만든다..
무책임한 입방아 탄천을 걷는다. 겨울답게 눈도 내리고 매서운 칼바람 불고 추웠으면 좋겠는데, 포근하니 오히려 불안하다. 올해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 아흔이 넘은 어머님은 전화를 하면 올해 아홉수니 조심하라고 걱정하신다. 세상이 하도 우수선 하고 불안하니 막연하게 두렵고 답답하고 쓸쓸하다. 아홉수라 그런가? 故 이선균 사건을 보면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이러한 사건은 언제나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이러한 사건은 언제나 말이나 글로 먹고 사는 이들의 무책임한 입방아가 그 원인이다.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인간의 비열하고 잔인함이 두렵고 치가 떨린다. 1981년에 일어난 윤경화 살인사건은 71살 무속인 할머니 윤경화씨가 자택에서 자신의 수양딸과 가정부가 함께 피살된 사건이다. 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