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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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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몬트에서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2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우리가 가진 사상을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경쟁을 일삼고 탐욕스러우며, 공격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회질서를 옹호하는 이론에 반대한다. 이런 사회는 자기 배를 채우려고 짐승을 죽이고, 스포츠의 하나로써 또는 그저 힘을 뽐내려고 짐승을 죽인다. 이러한 사회질서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우리는 점점 더 완전하게 그 사회의 일부가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다면 가장 품위있고, 친절하고, 올바르고, 질서 있고, 짜임새 있게 살아야 한다. 어떤 처지에서도 사람은 올바르게도, 그렇되게도 행동할 수 있다. 어떤 환경이 주어지든 미워하고 공격하 부수고 무시하고, 될 대로 되라고 내버려 두는 것 따위의 해로운 행동을 하기보다는 사랑하고 창조하고 건설하며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대도시 한가운데보다는 산..
버몬트에서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1 물길을 찾은 사람은 돌로 우물을 쌓는다. 길가엔 나무를 여러 그루 심고, 과일나무도 심는다. 오래도록 튼튼한 집을 짓고 늪지를 개간한다. 집 앞에 돌 벤치를 놓고 땅을 기름지게 가꾼다. 돈을 벌지만 돈에 빠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이룬 모든 것은 세월이 흘러도 그 마을에 보탬이 된다. 여가 생활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나쁜 것일까? 그것은 무엇을 좋다고 할 것이며, 무엇을 나쁘다 말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우리는 시골 생활이 좋았다. 자연과 늘 만날 수 있었고, 자연의 힘을 잘 알아 그것에 순응할 수 있었으며, 여전히 손을 써서 일했고 한치도 빈틈 없는 생활에 끌려다니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떤 처지에 놓여있더라도 될 수만 있다면 바람직한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할 수만 있다면..
함께 사는 사람들 외부인들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인정하기를 꺼리는 토박이들이 그 사람들을 침입자라 부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떤 공동체든지 외부에서 온 사람에게 공동체 법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그곳의 풍습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기 자식말고는 낯선 곳에서 침입해 온 어느 누구도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는 난롯가에 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외진데 있는 작은 마을일수록 이런 애향심이 다른 어떤 생각보다 앞선다. 우리는 조화로운 삶을 살려면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를 받아줄 것인가? 우리는 대체로 법을 잘 지키는 시민이었지만, 그곳 인습을 하나에서 열까지 곧이 곧대로 따를 생각은 없었고 ,또한 그곳 토박이의 자손도 아니었다. 처음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살림꾸리기2 외딴 곳에서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자기 손으로 집을 짓고 또 수리하고 유지하는 일도 해야 한다. 다시말해 목재, 철물, 연장 따위를 손이 닿는 곳에 늘 갖추놓고 제때 고치고 바꾸어야 한다. 이렇게하면 일을 끝마쳤을 때, 비록 전문가의 솜씨를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자기 재능을 쓰게 해주고, 집주인의 상상력을 키워주며 훌륭한 연습 기회가 되어준다. 소로는 이렇게 묻는다. “ 집 짓는 즐거움을 영원히 목수만 누리게 할 것인가?” 동력의 시대에 들어와 전문화된 기계와 조립라인이 장인을 몰아냈으며, 그 결과 많은 기술자들이 기계를 돌보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평범한 도시 노동자는 자기가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공구와 재료를 다루며, 느끼는 만족감 대신 월급 받는 것으로 만족한다.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우리는 ..
살림 꾸리기1 시골 살림은 검소하면서도 넉넉하다. 생필품을 꼭 가게에서 살 필요는 없다. 상에 올라오는 음식들도 시장에서 사오는 것이 아니다. 양식은 언제나 스스로 장만하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제철 음식을 먹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삶의 중심에 놓는다. 물론 예외는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귀중한 시간과 세월을 돈을 버는데 바치며, 그 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을 사들인다. 아이들, 노인들, 손발을 놀릴 수 없는 사람이나 병자들, 아니면 아예 남들에게 의지하여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은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어느만큼 자유롭다. 그러나 일할 능력이 있는 어른이라면 달리 선택할 길이 없다. 이 사람들은 무조건 생계를 이어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먹을 것인가?-3 우리는 식물 없이는 품위있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없으며, 지속해서 살아 있을 수도 없다. 사실 전혀 목숨을 이어갈 도리가 없다. 생명을 이어가는데 어떠한 음식도 우리에게 기쁨과 신선함을 주는 그 무엇도, 식물이라는 저장창고로부터 공급되고 생겨난다. 농축된 단백질을 먹으려는 욕심은 나중에 생겨난 위험한 습관이다. 사람 몸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주면 산을 만드는 물질이 많아져 인체조직에 부담을 준다. 우리가 먹는 지방은 식물성 지방에서 나온 것이다. 올리브, 옥수수, 땅콩, 해바라기 기름이다. 자연에서 난 것을 그대로 먹고 또 음식을 단순하게 먹으면, 주부가 할 일이 훨씬 줄어든다. 채소와 과일을 먹되 자연에서 난 것을 있는 그대로 밭의 싱싱함을 느끼며, 그리고 한끼 식사에 한두가지만 먹는 원칙을 지키면서 ..
무엇을 먹을 것인가?-2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을 거리의 어떤 부분을 없애고, 어떤 부분은 남길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이윤을 남길 가능성이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논밭에서 곡식을 털어 껍질째 그대로 저장했다. 잘 말리면 곡식을 무한정 보관할 수 있고, 낱알을 덮은 단단한 껍질 때문에 영양소도 거의 잃지 않았다. 하지만 껍질을 벗긴 밀은 그대로 보관할 수 없다. 산화과정이 이 곡식의 특성을 바꾼다. 제빵과 제분에 대한 규칙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어느 빵집이든 빵을 굽는 그날 아침에 바로 그 빵집에서 기술 좋은 제분업자가 밀가루를 빻아야 한다. 밀가루 입자를 부드럽게 만들고 희게 보이도록 하기 위하여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밀가루를 표백하고, 제분과정에서 없어진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합성화학약품을 집어넣음으로써 많은 밀가루와..
무엇을 먹을 것인가?-1 두 해에 걸친 실험으로 나는 이런 외딴 곳에서도 사람에게 필요한 식량을 구하는 일이 놀랄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동물처럼 간단하게 먹고서도 얼마든지 건강과 힘을 지킬 수 있다. 건강은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다. 건강할 수록 더욱 충만하고 만족스런 삶을 누릴 수가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고, 집짓는 계획을 세우고, 좋은 곡식을 가꾸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간다 해도 이들이 집을 짓고, 농사짓는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 뜻이 없을 것이다. 땅에서 좋은 양식을 거두는 일과 훌륭한 먹을거리를 사람 몸 속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서로 다른 일이다. 버몬트 사람들은 도시사람들과 거의 같은 기후 속에서 대체로 같은 음식을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