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잔 들고가게! (1003)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정관리 사진은 50대 후반에 설악산에서 찍은 것이다. 이때만 해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게 되면 누구나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 해가 갈수록 세상은 점점 나에게서 분리되어 멀어져가고, 해마다 내 몸이 변해가는 것들을 느끼게 된다. 지난 한 해도 되돌아보면 좋았던 날도 많았지만, 화나는 날도 슬펐던 날도 부끄러운 날도 많았다. 하릴 없이 보내는 일상이지만, 사라지는 지금 이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지며 마음만 조급하다. 동물은 외부의 어떤 자극을 인식하여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메커니즘으로 살아간다. 인간의 작동 원리도 마찬가지다. 외부 자극에 대해 생존을 위한 어떤 반응을 일으킨다. 그 반응이 감정이다. 감정은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 글쓰기 독서지도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는 그냥 아이들과 책만 읽으면 되는 줄 알았다. 독서지도는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그리고 표현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그러한 과정은 내 삶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동안 초1학년부터 중2학년까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글을 쓰면 맺힌 마음이 풀어진다. 글을 쓰면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외로운 마음, 억눌린 마음, 올바르게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을 가꾸는 글을 쓴다는 것은 귀하고 즐거운 공부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온갖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고 듣고 한 것을 누구에게 말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써 놓은 것이 글이 된다... 부끄러운 역사 얼마 전에 초6년 아이들과 함께 거의 1년 동안 단군부터 김구까지 58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한국사를 공부했다. 인물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공부하며 노력했다. 우리역사 공부를 하고 난 후 느끼는 것은 자부심은 없고 분노와 안타까움, 부끄러움 그리고 허탈함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먼저 기반이 되어야 하는 지식은 언어와 수학이고,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기반이 되어야 할 지식이 역사와 지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수학과 영어를 위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는 반면, 역사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며 지식기반이 너무 허약하다. 학교 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익히기 위한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아이가 시를 쓰고 미.. 인간의 도리 세월은 또다시 흘러 벌써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구름은 하염없이 떠돌고 가을바람이 쌀쌀한날, 단풍잎이 별처럼 쏟아진 계곡 길을 걷는다. 환상적인 풍경이지만 좋은 기분만은 아니다. 따뜻한 가을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퍼지는 화창한 늦가을, 마음은 무겁고 우울하고 자꾸만 무기력해진다. 가을 탓인가? 나이 탓인가? 지난 봄에 중2학년과 함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라 책을 읽고 페이스북에 소개한 적이 있다. 소로의 불복종 정신은 톨스토이, 간디, 마틴 루서 킹 등 보다 나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늘날 불복종 운동은 시민운동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주말에 어느 북까페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이 책은 사회에 대한 시.. 인생의 중요한 가치 지난 달 5,6학년 필독서로 이지음 작가의 ‘당신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라는 책을 읽고 ‘인생의 중요한 가치’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작품 속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를 비교하며 함께 이야기합니다. ‘진우는 성공이 무엇인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누구와 이야기 해본 적이 있느냐?’ 물론 아이는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나는 이런 주제로 누구와 진지하게 이야기 해본 적이 있었던가?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이야기 합니다. 엄마아빠가 쉴 새 없이 열심히 일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난한 집안의 다희는 부자만 되면 행복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되어 더 이상 일하지 않고 좋은 집에서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 화풍정괘火風鼎卦의 九四爻 지난 주 가을철 막바지의 설악산 흘림골을 찾았다. 주중이지만 흘림골에는 인간들로 시끌벅적하다. 그래도 깊은 산속 계곡위로 맑고 푸른 하늘에 구름 몇 점 한가로이 떠 있고, 햇살이 형형색색 단풍잎에 비친다.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경치가 처량하다. 天性은 본래 같은 것이고 천갈래 만갈래 근심걱정도 헛되고 헛된 것이며, 善과 惡을 모두 잊고 성쇠盛衰를 상관 말고 모든 것을 흐르는 대로 맡긴 채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마시며, 마음을 안정시켜 적막히 있다가도 불안한 노년의 마음은 한번 흐려지면 쉽게 흔들리고 만다. 요즘 우리나라의 모든 곳이 위태로워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이번 이태원참사도 인재다. 처음해보는 대통령은 하는 짓마다 불안하기만 하고, 그를 보좌하는 고위관리들도 맡은 일을 수행할 능력.. 세계화 다음 세상은.. 가을 산봉우리에서 바라보는 도시는 참 평화롭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깨닫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살아온 한 시대는 인류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라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이 있기까지 인간은 풀기 힘든 문제들을 모두 전쟁으로 해결해왔다. 지금은 잠시 휴식기다. 인간사회는 언제나 전쟁을 일으킬 준비가 되어 있다. 현대 전쟁무기의 살상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의 호전성은 그 무기를 시험해 보고 싶어 하는 잠재의식을 가지고 있다. 전쟁을 주도하는 세력은 전자정보통신과 자동화기술의 발달로 이제 직접 전쟁터에 나서지 않고 대리전쟁을 치를 수도 있으므로 전쟁을 게임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대리 전쟁터가 중동지역, 중앙아시아 그리고 한반도가 될 가능성이 많다. 현재 계속되는 내전들은 국가내부에서 같은 민족.. 꿈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홀로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가는 세월은 안타깝고, 숲의 짙은 녹음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가는 세월은 아쉽고 떨어지는 나뭇잎이 애절하다. 가을 산은 또 왜 이리 적막한가?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늙어 잘 죽는 꿈만 서려 있다. 가을 회포 묻고자 하나 들어줄 이 없다. 요즘 나는 공부를 좋아하고 자연을 찾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삶이 혼란스럽고 힘들 때 어디 도움 받을 곳도, 물을 곳도 없으니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은퇴 후에는 스스로 삶이 민망하니 바깥 세상에 나가기보다 더욱 책을 가까이 하다 보니 나도 모르니 사이에 세상만물에 대한 앎의 욕구가 생겼고, 그 욕구를 쫓다보니 공부에서 즐거움을 느끼.. 이전 1 ··· 3 4 5 6 7 8 9 ··· 1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