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또다시 흘러 벌써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구름은 하염없이 떠돌고 가을바람이 쌀쌀한날, 단풍잎이 별처럼 쏟아진 계곡 길을 걷는다. 환상적인 풍경이지만 좋은 기분만은 아니다. 따뜻한 가을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퍼지는 화창한 늦가을, 마음은 무겁고 우울하고 자꾸만 무기력해진다. 가을 탓인가? 나이 탓인가?
지난 봄에 중2학년과 함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라 책을 읽고 페이스북에 소개한 적이 있다. 소로의 불복종 정신은 톨스토이, 간디, 마틴 루서 킹 등 보다 나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늘날 불복종 운동은 시민운동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주말에 어느 북까페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이 책은 사회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행동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깨닫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책의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더 소개한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중요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든 나쁘든 그 안에서 살기위해서이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 어떤 일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가 모든 일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어떤 나쁜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
나는 지금보다 나은 정부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각 사람들은 자신의 존경을 받을 만한 정부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바로 그것이 보다 나은 정부를 얻을 수 있는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은 민주주의가 정부가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는 무엇일까? 인간의 권리를 인정하고 조직화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는 없을까? 국가가 개인을 보다 커다란 독립된 힘으로 보고, 국가의 권력과 권위는 이러한 개인의 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고, 이에 알맞은 대접을 개인에게 해줄 때까지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화된 국가는 나올 수 없다... “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가 있다. 인간을 위해 해야 할 도리가 먼저다. 삶과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고, 인간으로써 중요한 권리가 있다. 국민은 국가를 위하여 살아가거나,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살기위해 태어났다. 개인의 양심도 사회적 정의감도 중요하다. 결국 사회적 정의감도 개인의 양심에서 시작되며, 그 양심은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의 권력은 결국 개인의 힘으로부터 나오고, 사회의 정의는 개인의 양심으로부터 나온다. 내 양심이 그들의 양심과 다를 수 없고, 그들의 양심이 내 양심과 다를 수 없다. 이것이 칸트가 말한 정언명령 定言命令인 보편적 법칙이다. 그런데 요즘은 혼란스럽다. 그들의 양심과 내 양심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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