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869) 썸네일형 리스트형 느낀다는 것 2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는 작품이 유명하다. 나우시카는 바람을 타고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만물과 교감하는 느낌의 달인이다. 동물 전염병이 발생하는 데에는 인간도 책임이 크다. 인간의 교류가 빈번해지고 사료에 처리된 방부제 때문에 감염이 대규모로 무서운 속도로 일어난 것이다. 나우시카가 오늘날 이렇게 생매장당하는 동물들을 봤다면 통곡했을 것이다. 그들의 죽음이 나와 무관하지 않으며 그들의 죽음이 언젠가는 인간의 죽음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우시카는 만물을 자기 몸처럼 느낀다. 그들이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느끼고 그들의 기쁨을 자기의 기쁨으로 느낀다. 함께 살고(공생) 함께 느끼고(공감) 함께 나누는(공유) 삶을 사는 것이다. 동물들과 교감한다는 .. 2023년 가을 느낀다는 것1 병에 걸렸을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하던 걸 안 하고 안 쓰던 부분을 쓰는 것이다. 쉬워 보이지만 이처럼 어려운 게 없다. 기존의 리듬이나 생활습관을 한마디로 몸과 마음의 패턴을 통째로 바꾸라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병에 걸렸을 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또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은 병에 걸리는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리듬을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약이란 결국 우리의 익숙함을 깨는 것이고 유혹 대신 낯섬을 받아들이게 도와주는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느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느낌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 내가 느끼는 만큼이 내 세계인 것이다. 좋아하는 것만 받아들이거나 익숙한 것만을 고집하려고하면 그 부분이 종양처럼 굳고 만..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한번 태어나고 죽지만 인문학적으로 여러번 태어나고 죽는다. 우리의 지식과 믿음, 감각이 완전히 변할 수 있다. 이제까지 좋아했던 일이 시시해 질 수 있고 아무렇지도 않던 것이 갑자기 중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인간은 말로써, 개념으로써 자기 삶을 만들고 세계를 짓는다. 우리가 하는 말, 우리가 가진 개념들이 우리 삶이고 우리 세계이다. 따라서 삶을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일은 우리 말과 개념을 바꾸는 일에서 시작하고 나타난다. 우리의 깨우침과 우리의 배움이 거기서 시작하고 나타난다. 아이들이 말을 배움으로써 삶을 배우고 세상을 배운다. 말을 만들어가며 삶을 만들어 가고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만들어 간다. 우리는 자기 삶에서 언어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면..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인 본명은 영일英一이다. 한 송이 꽃이라는 뜻이다. 시위, 필화사건, 긴급조치 및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선동죄 등으로 체포와 투옥, 사형 및 무기징역 선고, 석방을 거듭하면서 시인은 1970년대 내내 박정희 정권과 맞섰다. 그러나 1991년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이어진 학생들의 분신자살을 질타하는 칼럼을 에 실었다. 이 일로 그는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민주화 운동 진영과 척을 지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자신을 탄압했던 독재자의 무능하고 부패한 딸에 대한 옹호와 지지로 어처구니없이 훼손된 말년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도 없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 에필로그-문명의 뒤섞임, 차이와 통합을 아우르는 시대로 세계가 하나로 묶인 20세기에만 지구촌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지역의 역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세계사의 일부였다. 고대사에서 보았듯이 아득한 옛날에도 민족이동은 끊이지 않았으며 민족과 지역 간의 교류와 교섭, 전쟁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오늘날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결렸고 장구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었을 뿐이다. 중국과 일본은 역사의 탄생과 시작에서 또 독자적인 역사의 전개과정에서도 서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인도는 동북아시아의 두 나라와 별로 관계가 없었다. 인도는 사실 지리적만으로 동양에 포함될 뿐 문명적으로는 서양에 가깝다. 흔히 4대 문명의 발상지를 말하자면 실상 인류문명의 발상지는 네 곳이 아니라 두 곳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 동양사- 한결 같이 도발하는 일본3 영국은 1902년 드디어 동양에서 일본과 동맹을 맺었다. 오로지 러시아의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일본은 뤼순과 인천에 정박 중인 러시아 함대를 기습하고 다음 날에야 선전포고를 했다. 영국만이 아니라 프랑스와 미국도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 측에 전쟁 비용을 지원했다. 졸지에 유럽열강을 대표해 러시아와 싸우게 된 일본은 예상외로 선전했다. 서구 열강의 지원까지 받았으나 개전 후 1년이 지나자 일본은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었다. 일본을 사지의 구렁텅이에서 건져준 것은 러시아의 내부 사정이었다. 19세기 후반부터 활발해진 러시아의 혁명운동은 러일전쟁으로 더욱 고조되었다. 사태가 급변하자 전쟁을 바라보는 열강의 태도도 변했다. 이제는 군국주의 일본의 성장보다 러시아의 혁명운동이 더 큰 위협이.. 동양사- 한결 같이 도발하는 일본2 일본 바쿠후가 쇄국을 하던 18세기 후반 무렵 유럽은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자본주의의 새 물결이 거세게 일어났다. 영국은 18세기 중반 프랑스를 꺾고 단독으로 인도를 식민지화 하는데 성공했다. 영국에 패한 프랑스는 엄청난 변화의 회오리를 맞게 되었다. 프랑스 혁명이다. 이 혁명과 뒤이어 나폴레옹전쟁은 전 유럽의 지각을 뒤흔들어 근대적 국민국가의 성립을 촉진시켰다. 러시아는 18세기 초반 표트르 대제의 개혁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근대화를 추진해 유럽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유럽의 식민지로 시작한 미국도 1776년 혁명으로 독립해 성공해 열강의 막내로 당당히 끼어들었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은 중국과의 통상에 최대한 주력했다. 향료 산지인 동남아시아는 이미 에스파.. 이전 1 ··· 6 7 8 9 10 11 12 ··· 4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