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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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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일자리를 잃어도 나오는 실업수당을 길게는 2년동안 이전에 받던 임금의 60-70%까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이전의 임금의 30-40%만이 실업수당으로 지급된다. 실업은 존엄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작가 커트 보네거트는 1952년 ‘자동피아노’ 에서 아무도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그린다.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 욕구가 모두 충족되고, 원하는 만큼의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지만 극소수의 엔지니어와 경영자를 제외하고는 지독하게 불행하다. 일을 통해 얻는 사회의 유용한 구성원이라는 존엄성을 빼앗겨서 이다. 특정 지역에 장기간의 실업이 집중 되면 사회의 쇠락과 도시의 퇴보가 나타날 수 있다. 오래동안 일..
극소수 부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은 역사상 거의 전 기간동안 인류를 규정하는 조건이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오늘날 부자가 된 서유럽국가에서 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주일에 70-80시간을 일했고, 100시간 넘게 일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오늘날 가난한 나라에서 조차 그렇게 오래 일하는 사람은 드물어 평균노동시간 은 35-55시간 정도이다. 일은 우리의 삶에서 절대 무시할수 없을 정도로 큰 존재이지만, 경제학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일이 주인공으로 언급되는 때는 신기하게도 오직 일이 부재할 때, 즉 실업에 관해 논의할 때 뿐이다. 일은 기본적으로 소득을 얻는 수단으로 취급되는 데에 그친다. 사람들은 소득과 여가는 중요하게 여기지만, 일 자체에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
빈곤 빈곤은 인류역사를 관통해 항상 있어온 억압적 존재였다. 경제학자들이 정의하는 절대빈곤이란 인간의 생존에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를 확보할만큼 소득도 얻지 못하는 상태이다. 오늘날 미국이나 독일 같은 부자나라에서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부자나라 빈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각 사회마다 기초적인 체면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 생각하는 소비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서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이라면, 필수품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 필수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수치스러울 정도의 빈곤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빈곤 개념을 상대적 빈곤이라고 한다. 한 나라가 굉장히 불평등하더라도 충분히 잘사는 나라라면, 절대적 빈곤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상..
불평등 평등을 원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고, 인류역사를 움직여온 원동력이다. 수많은 파업, 데모, 혁명, 그리고 셀수 없는 갈등은 평등을 갈구하는 인간의 본성 없이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부자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거나, 금융계의 보너스 액수를 제한하려는 정치인들을 가리켜 질투심의 정치를 한다고 비난한다. 그들은 또 위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려 하향 평준화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지난 수십년동안 자유시장 옹호자들은 국민소득의 큰부분을 최고소득자들에게 몰아주는 것이,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이익이라는 논리를 널리 퍼뜨리는데 성공했다. ‘밀물이 들면 모든 배가 같이 떠오른다’ 라는 경구는 지유시장 옹호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슬로건이다. 지난 30년간 다수의 정부가 낙수효과를 믿고 부자에게 유리한 ..
새로운 금융 시스템과 그 영향 시장이 완벽하다는 이러한 절대적인 믿음은 규제 당국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의 주택거품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마저도, 주요 정책 입안자들은 거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2005년 6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회장 그린스펀은 미국 하원에 나가 일부지역에 악간의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전국적으로 볼 때 '주택가격의 거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원들을 안심시켰다. 이런 호언 장담에도 미국주택가격 거품은 2007년, 2008년에 터지고 말았다. 경제실적에 비해 주택가격이 너무 높아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해 졌다. 합법적인 금융계약의 정의가 점점 느슨해지고, 여러 상품을 묶고 구조화된 상품거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모두 금융부문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완화 흐름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상업은행에 대..
투자은행과 새로운 금융시스템 외국으로 휴가를 가고 싶다든지 평생 꿈꾸어 왔던 제과점을 열고 싶다든지 할 때, 대출을 받는 곳을 상업은행 또는 예금은행이라고 부른다. 이런 은행 말고 우리 눈에 뜨지 않는 은행이 바로 투자은행이다. 투자은행은 19세기부터 있었다. 간혹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겸하는 종합은행 격인 유니버설은행의 일부로 활동했다. 1980년대 이후 투자은행은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스템의 모습을 바꾸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투자은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성하는 것을 돕는 일이 이들의 주업무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객기업이 주식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돕고, 기업을 대신해서 판매한다. 고객기업의 주식과 채권을 판매할 때 투자은행은 개인투자자나 기관투..
은행과 전통적인 금융시스템 모든 은행은 예금계좌 주인들에게 원하면 언제든지 돈을 찾아갈 수 있다고 약속한다. 은행이 이렇게 지킬수 없는 거짓약속을 해도 보통은 아무 문제가 없다. 어느 한 시점에 돈을 찾기를 원하는 사람은 예금주 전부가 아니라 일부이기 때문에, 은행이 전체 예금계좌에 들어있는 액수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에, 은행이 전체 예금계좌에 들어있는 액수의 극히 일부분만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도 안전하다. 예금주는 은행에 예금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현금인출을 요구할 경우, 그 금액을 모두 지불할 현금을 은행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많은 예금주가 동시에 행동에 옮기기 시작하는 '예금인출사태' 라고 부르는 이런 상황을 우리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여러번 목격했다. 은행은 신용사기, 그러나 잘만 운영..
지구가 바닥난다? 인류의 물질적 생산과 소비활동이 기후변화의 주요인이고, 결국 인류의 생존 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원유나 광물 같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빠르게 고갈되어 가고 있다. 농산물이나 임산물 등과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마저 생산능력이 수요의 증가를 못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것을 모두 감안할 때, 우리의 경제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어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지구가 바닥나고 말 것이다. 로마클럽이라는 저자가 ‘성장한계’라는 책을 냈다. 1992년경이 되면 원유가 완전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원유는 고갈되었다. 1970년대 기술로 채굴할 수 있는 원유는 고갈되었다는 뜻이다. 기술은 우리가 이전에 손댈 수 없었던 자원을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자원의 정의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