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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40억년의 비밀( 리처드 포티,

인류(2)

인류 진화에 대한 기존 이야기는 약150만년 전에 호모 에렉투스가 현대인류, 즉 우리 종과 뒤섞였다고 한다. 상호교배를 통해서 융합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뇌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계속 되었고 사회적 습성, 도구 제작 등 사냥과 채집을 하는 부족들에게 부수적으로 이런 저런 특징이 덧붙으면서 현대인의 조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중요한 화석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나온 것이며, 인류학자들은 마치 오랜 친구인양 그 화석들이 어떻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는 우리 종이 4만년전인 최근에 기원했다고 한다.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지질학적으로 볼 때 눈 깜짝 할 사이에 아프리카에서 나와 북극의 빙산, 브라질의 우림, 월스트리트에 정착한 셈이다.

 

플라이스토세 대빙하기, 그 중에서 11만- 3만 5천년 전에 정교한 석기를 지녔고 두개골은 납작했지만, 뇌 용량이 현대인보다 더 큰 고대인이 독일 뒤셀도르프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의 아종 즉, 유럽과 근동지역의 추운기후에 적응하여 10만년전 쯤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존재들이라고 보았다. 지금은 이 강인한 인류를 별개의 종으로 보는 견해도 흔하다. 그들은 힘겨운 사람을 살았다. 서른을 넘긴 남녀는 거의 없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70만년-12만 5천년전 각지로 퍼졌던 집단들에서 기원했다. 1959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멀지 않은 페트랄로나 마을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두개골은 뇌용량은 크지만, 전형적인 호모 에렉투스의 것이다. 약 22만년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초기 집단에서 예전에 고대 호모 사피엔스라고 불렸던 존재가 출현했다. 이 화석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지만, 유럽과 중동에서도 발견되었다.

 

우리 직계조상들은 네안데르탈인을 밀어내고, 그 고대인의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종이 퍼지면서 새 문화가 발달했다. 석기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호모 에렉투스와 그 후계자인 고대 사피엔스가 지난 100만년 동안 이룬 것보다 더 많은 혁신을 단 수천년 사이에 이루었다. 도구가 갑자기 발달한 시기는 탈아프리카에서 말하는 기원 연대와 일치한다. 몇가지 측면에서 칼라하리 사막의 원주민들은 인류의 시조와 가장 가깝다. 적어도 유전적 변화를 측정한 결과 그렇다. 다양한 인종들을 낳는 차이들은 근본적으로 비슷한 골격 위에 비교적 최근에 한 꺼풀을 씌운 것에 불과하다. 오로지 모계를 통해서 전달되는 현대인들의 미토콘드리아 DNA 의 유전적 구조가 근본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은 그 DNA가 모두 한 여성에게서 유래 되었다는 것과 그 진화의 뿌리가 아프라카라는 것을 시사한다. 오래 되었지만 현대인이라할 만한 화석이 발견된 것은 프랑스 레제지의 절벽에 자리한 한 은신처인 크로마뇽에서였다.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구석에서 크로마뇽인은 동물들의 초상을 그렸다.

 

생명의 역사는 문턱들을 건넌 사건들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문턱을 하나 넘을수록 생물학적 성장과 변화를 이룰 더 큰 자유를 얻게 된다. 최초의 자기복제분자들은 문턱을 넘어서 세포를 형성했다. 이 세포들은 협력하여 조직과 개체를 만들었다. 그 다음 성적 분화가 일어남으로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 육지에 정착이 이루어졌고 이어서 생명 자체가 만든 하늘까지 차지했다. 마지막 문턱은 의식이다. 의식은 세포에 갇혀 있던 정신을 해방 시킴으로써 아직 접하지 못한 상황들을 상상력을 통해서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한 의식의 소유자라는 개념은 버려야 한다.  고대 호모 시피엔스도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의식은 조류의 화려한 꼬리 깃털 처럼 한 종의 형질이었을까? 어떻게 기원했든 간에 호모 사피엔스는 지난 3만년 사이에 기후 변화에 맞추어 이동하고, 적응하면서 전세계로 펴졌다동믈가죽으로 옷을 해입음으로써 인간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기온변화에 훨씬 더 잘 대처수 있었다. 인간은 아프리카에서 나와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중동과 더 멀리는 아시아로 이동했다. 이런 분산의 시기에 피부색과 체격이라는 피상적인 차이와 인종 구분의 토대가 된 더 미묘한 보이지 않는 유전자 차이들이 형성되었고, 그런 차이는 지금도 남아 있다. 약 1만5천년 전에 있었던 빙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물이 빙원에 갇힘으로써 지구 해수면이 낮아지고, 베링해협이 육지로 연결되었다. 고대 아시아인들은 영양을 뒤쫓아 천천히 그곳을 건넜다. 그들은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서 대초원의 인디언들이 되었다.

 

현재의 인도네시아와 뉴기니를 거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동한 집단도 있었다. 인류가 원래 수렵채집자였으며 각 부족이 자기 지역에 적합하게 조율 되었다고 확신을 가지고 주장할 수 있다. 한 부족의 구성원은 서로 도왔고 그러기 위해서 각 개인은 사회내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맡았다. 어떤 식물이 먹을 수 있는 것인지, 독성식물은 어디에 쓸 것인지 하는 지식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습득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착오를 겪었는지, 결코 알지 것이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동백나무 속의 종들의 잎을 맛 본 뒤 그것을 차라고 했을 것이다. 수렵채집인들은 육지를 돌아다녔다. 사람들은 신화를 만들었으며, 신화는 사람들을 결속시켰고 동식물들도 그런 신화속에 통합되었다. 빙원이 녹으면서 바다가 다시 솟아로르자 새 인류는 있던 곳에 고립되었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콜럼버스와바스코다마가 오기 전까지 독자적으로 사회가 발전했다. 인류의 문화의 다양성은 약1만년에 걸쳐 부족들이 분화하면서 형성되었다. 다양한 사냥 도구들은 지역마다 어떤 짐승을 잡았는지 보여준다. 어떤 먹이 종이 있느냐에 따라서, 입으로 불어서 쏘는 화살, 부메랑, 곤봉과 작살 등 사냥도구가 달라졌다. 인접 부족들 사이의 잦은 싸움은 아마 인류가 등장한 초기부터 일상적인 생활의 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부족의 전사 계급은 언제나 가장 좋은 의복을 입었고, 가장 당당했을 것이다.

 

날지 못하는 커다란 새인 모아는 수천년 동안 뉴질랜드 전역을 걸어다녔다. 고대 마오리족이 들어온 시기와 이 둔한 새가 쇠퇴하여 멸종한 시기는 일치하는 듯하다. 동물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했다. 기후변화는 더 미묘한 방식으로 종들의 개체수를 줄이고, 그들을 더 변두리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취약해진 집단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면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킨 기후변화는 적어도 동물들을 취약하게는 만들었을 것이다. 인류가 수렵채취인 단계에 있을 때,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살았다. 균형을 깨뜨린 것은 총의 출현이다.  사람들은 야생동물이 이주할 때마다 그 뒤를 따랐다. 그 동물들은 식량이 되었고, 털가죽은 옷과 보금자리가 되었다. 풀이 더 무성한 지역에서는 목축이 생겨났다. 동물을 가두고 지킬 수 있다면 굳이 따라다닐 필요가 없지 않은가?목축은 몇몇 사회에서 독자적으로 이루어졌다. 다양한 목적으로 다양한 가축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고작 1000년 밖에 되지 않는다. 가축화에는 울타리와 밭, 동물을 험난한 세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하는 것 보다 먹이를 주어 키운다는 개념이 수반된다. 또 울타리는 소유를 의미했고, 따라서 소나 양의 수가 부의 척도가 되었다.

 

식물들은 작물로 길들여졌다. 그럼으로써 여기서 찾아다니며 하나씩 열매를 따고, 하나씩 뿌리를 캐는 식으로 끊임없이 채집을 해야 하는 고역에서 해방되었다. 남아메리카 지역에서는 5000년전에 옥수수 경작이 이루어졌고,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는 5000년전에 밀, 호밀, 완두의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었다정착이 이루어지자 새로운 발견들이 이어졌다. 진흙을 지푸라기와 섞은 벽돌이 만들어졌고 벽돌로 집이 지어졌다. 강바닥 진흙을 햇빛에 구워서 갖가지 도구들도 만들었다. 진흙을 불에 굽자 더 튼튼한 토기가 만들어졌다. 항아리를 빚음으로써 식량을 저장해 두었다가 힘든 시기에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새로운 인공물품이 넘쳐났다. 인구는 두배, 네배로 계속 늘어났다. 인구가 많아지자 창의적인 활동도 더 활발해졌다. 글은 처음에 가장 실용적인 형태로 시작되었다. 점토판에 콩의 갯수나 빵의 개수를 기록하는 식이었다. 도시가 세워졌고, 사회가 생겼다. 국가가 생겼다. 그리하여 역사가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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