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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40억년의 비밀( 리처드 포티,

젖먹이들

포유류는 암컷이 변형된 땀샘으로 새끼에게 젖먹이는 동물이다. 따라서 젖과 모성애의 대변자이자 양육의 화신이다. 대다수 포유동물은 털이 나며, 털이 없는 포유동물도 털이 있는 조상의 후손이다. 털이 있고 양분이 든 특수한 액체를 분비하여 새끼를 먹이는 이 동물들은 제3기에 지구의 모든 육지로 퍼졌다.  그들은 조류와 함께 번성했다. 포유류는 공룡, 파충류와 거의 같은 시기에 출현했다. 아마 트라이아스기에 수많은 포유류형 파충류 중 하나에서 파생 되었을 것이다. 육상공룡이 사라지자 그들이 점유했던 모든 생태지위들은 텅 비었다. 그들은 오랜기간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었다.  제3기의 첫 시대인 팔레오세는 독특했다. 척추동물 중에서 상상할 수 있는 온갖 형태의 초식동물과 사냥꾼들이 생겨났다. 포유류의 기본설계중 몇가지는 백악기에 출현 했지만, 말 그대로 짓밟히던 작은 동물들은 지구를 휘젓고 다닐 대단히 다양한 형태로 변모시킨 새로운 설계안들이 미친듯이 마구 만들어진 것은, 공룡들이 사라지고, 난 바로 이 시기였다.

 

눈앞에 펼쳐진 기회를 이용한 동물들이 바로 포유류와 조류였다. 조류와 포유류의 공통점은 항온 물질대사 이다. 즉 온혈동물이다.  따라서 둘 다 단열수단을 갖추고 있으며, 깃털과 털이 바로 그렇다. 생물들이 다시 늘어나 자리를 잡을 때, 그 특성이 도움이 되었던 것이 분명하다S.J 스탠리 교수는 제3기초에 포유류의 진화적 속도가 다른 종들보다 더 빨랐다고 한다. 같은 기간의 화석을 비교해 보면 연체동물보다 포유류에서 새로운 종, 속, 심지어 과가 훨씬 많이 생겨났다. 빈생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서 이다. 고래도 처음에는 다리가 있었다. 뼈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면, 고래의 화석들을 보라. 고래의 역사를 기록한 화석들은 아마 진화적 전이의 가장 좋은 사례이며, 고생물학이 포유류의 역사에 기여한 가장 좋은 사례이다. 고래가 제3기초의 얕은 강이나 강어귀에서 어류와 패류를 뒤쫓아 다니는 포유류였고, 나중에야 바다로 가서 지배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현대의 육식동물증에 거기에 상응하는 동물은 수달이다포유류의 역사는 자신이 사는 대륙의 역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페름기에 대륙들이 하나로 붙어서 거대한 초대륙인 판게아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물이 마음만 먹으면, 지구 전체의 대륙들을 돌아다닐 수 있는 시기였다. 사막, 강, 산맥같은 장벽들이 있었겠지만 이주를 막을 대양은 없었다. 육상동물의 그 다음 이야기는 그 장엄한 대륙이 쪼개지고, 지각변동이라는 거대한 엔진의 힘으로 뿔뿔히 흩어지는 과정에 맞추어 전개 되었다. 처음에 비좁던 밭들이 점점 넓어져서 대양이 되었다. 남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및 아프리카 사이가 남북으로 쪼개짐으로서 대서양이 생겼다. 그 과정은 백악기에 상당히 진행되었지만, 당시에는 확연히 말끔하게 갈라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 대륙들 사이를 오갈 수 있었다. 

 

인도는 아프리카와 결별한뒤 계속 흘러가서 아시아와 충돌하면서 히말라야산맥을 만들었다. 마다가스카르는 뒤에 남아 아프리카 옆에 머물렀다. 마다가스카르의 솟어오른 서해안은 대륙이동을 말해주는 가장 뚜렷한 증거다. 각 대륙은 동식물이라는 짐을 싣고 있었고, 그들은 독자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대륙의 격리는 자연을 풍요롭게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 결과 5-6배나 더 많은 종들이 살아갈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격리는 다양성을 낳는다. 격리의 창조적 효과는 가장 고립된 대륙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판게아가 쪼개질 때 일찍 제갈길로 갔다.  우리는 현재 생물세계로부터 알게 된 사항들이 과거에도 적용된다고 가정해서는 안된다. 역사는 우리 생각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판게아가 해체된 뒤에 오랜 기간 남아메리카는 오스트레일리아 처럼 거의 섬과 다름 없었다. 그 결과 그곳에 고립되어 진화한 동물들은 방금 묘사한 섬대륙에 있던 동물들 처럼 놀랍고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제3기초에 북아메리카에는 디아트리마라는 거대한 조류가 살았다. 이 새는 거대한 부리가 있어 포유류를 찢어먹을수 있었다. 포유류의 역사는 두부분으로 나뉜다. 전반기는 살아남지 못한 많은 기이한 동물들이 우글거렸던 좀 더 낯선 시대였다. 

 

후반기는 비록 현재 살고 있는 동물군과 똑같지는 않지만, 뒤뜰이나 동물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동물들이 선별된 시대이다. 고대 기이한 생물들중에는 적어도 마지막 빙하기인 플라이스토세 빙하기까지 살아남았던 것들도 많았다. 5000만년전 에오세에 이곳은 호수였고, 부드러운 퇴적물들이 계속 쌓여서 화석들이 보존 되었다. 호수는 생물들이 우글거리는 아열대의 숲에 둘러싸여 있었다. 덤불에는 여우원숭이처럼 생긴 동물들이 숨어 있었다. 두눈이 정면을 향해 있는 작은 동물이었다. 그다지 특별한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여우원숭이는 영장류다따라서 유인원과 인간을 포함한 집단의 원시적인 일원이다. 이 작은 여우원숭이의 얼굴은 미래의 얼굴이다. 당시의 사냥꾼들중에는 사자, 곰, 물범의 공통조상과 가까운 진정한 육식동물 계통에 속한 초기동물도 있었다. 또 가르고 찢는 이빨들이 독특하게 배열된 즉 육식성 임이 곧바로 드러나는 치열을 지닌 멸종한 집단인 크레오돈트라는 기이한 부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발굽동물, 유제류도 있었다. 유제류는 현재 우리에게 식량과 젖, 탈것과 털가죽을 제공하는 가장 큰 초식동물 집단이다. 퇴적암에서 화석들이 별견되었는데 발굽에는 아직 발가락이 몇 개 남아 있었다. 이는 먼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옛 형질이다. 몸속 태아의 아주 작은 뼈까지 고스란히 임신한 암말화석도 있다. 

 

이 작은 말들은 덤불속을 조심스레 다니며 잎을 뜯어 먹었고, 겁을 먹으면 금방 놀라서 달아났다. 후대의 종들 중에는 평원에서 살게된 것들이 많다. 그런 종들은 점점 빠르게 질주하는 형태로 진화했고, 발에는 발가락이 하나만 남아서 발굽이 되었다. 또 다른 주요 초식집단은 발굽이 갈라진 부류이다. 소, 염소, 낙타, 양, 돼지, 사슴 등이 여기에 속하며, 그들은 대다수 인류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며 일부 부족에게는 위락거리가 되었다. 당시 숲바닥을 돌아다니던 평범해 보이는 두 부류가 있었는데, 그들은 사슴의 조상에 가까웠다. 당시의 세계는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세계였다. 다양하고 풍성한 생태계 였고 진화사를 막 시작했지만, 현대 후손들의 습성을 이미 획득한 동물들이 많았다.이런 다양성속에 지능 차이가 어렴풋이 엿보인다. 사냥꾼은 사냥감보다 영리해야 한다. 온혈 생리활동은 그들의 활동을 더 뜨겁게 달구었다. 대사라는 불꽃을 계속 타오르게 하려면 더 많은 양분을 소비해야 했다. 지적사냥꾼들은 섬세한 신경과 예민한 감각을 통해서 더 지혜로워져야 한다. 잎의 살랑그림에도 새는 경고소리를 내면서 날아오를 것이고, 작은 포유동물은 교묘하게 만든 굴속으로 쪼르르 달려갈 것이다. 감각위에 또다른 감각이 구축된다.

 

일부 고양이류, 개류는 사회체제를 구축했고, 그 결과 사냥감을 잡고 새끼를 키우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 사회적 의사소통은 상호이해를 필요로 했으며, 그런 이해가 이루어지려면 아마 더 뛰어난 지능이 전제 되어야 했을 것이다. 지능은 뇌의 신경통로들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반영하므로, 뇌의 겉질 조직이 더 많아야 한다. 우리는 지능이 미덕이라고 보며, 많은 종들이 그저 어리석고 단역에 불과하다고 암묵적으로 경멸한다. 양은 그 중에서도 가장 어리석은 동물로 치부된다. 늘 초조해 하면서 벌벌 떠는 멍청이며, 포유류중 가장 바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양이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지능을 갖추고 있으며, 늑대가 더 영리하다면 그것은 양울 잡는데 필요한 만큼의 창의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능도 맥락의 문제이다. 우리는 포유류 해부구조를 토대로 포식자를 만들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나 되며, 그 중에서 시도 되지 않은 것이 있을까?  혁신보다는 모방이 더 쉽지 않을까? 고양이가 독니가 있다면 무적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고양이는 지능과 발톱을 결합시켜 감각을 예민하게 갈고 닦는 쪽으로 적응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제3기에 곤충은 유례없이 꾸준히 번식했다. 개화식물들이 번성하고, 다양해진 덕분이기도 하다. 나비들은 숲속의 습지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벌들은 꽃가루받이 기술을 완벽하게 다듬었다.

 

여름날 오후의 경치, 냄새, 소리는 점점 확대된 식물과 꽃가루 매개자 사이의 상호의존 관계의 산물이다. 그러면서 꿀도 등장했다. 따라서 성서에 나온 지상낙원 즉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은 제3기 이전에는 제대로 존재할 수 없었다. 제3기 풀의 등장은 현대 포유류 동물상에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인류역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동물들의 상당수가 풀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이다. 풀은 한가지 놀라운 특징을 지닌다. 대다수 동물들과 달리 끝의 생장점이 아니라 숨어있는 밑둥에서 잎이 자란다는 점이다. 따라서 풀은 뜯겨도 살수 있다. 초원이 확장될때 새로운 기회를 가장 잘 확용할수 있었던 동물들은 반추동물들,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들이었다. 소, 낙타, 사슴 같은 반추동물은 몇개의 위장을 지니고 있었고, 그럼으로써 먹이를 모으는 과정과 소화라는 더 오래 걸리는 과정을 분리시킬수 있었다. 위장에 넣어두었던 덩어리를 게워내어 한가할 때 다시 입으로 씹는 되새김질은 풀을 살로 전환시키는 효과적인 효과적인 방법이다.

 

에오세 초기에 코끼리류는 작은 돼지만 했다. 마이오세에는 많은 종류의 코끼리들이 있었다. 머리에는 집게 같은 엄니가 한 쌍이 아니라 두쌍이 달린 거대한 코끼리 콤포테리움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이 있었다. 플라이스토세 빙하기에 돌아다닌 멸종한 친척들도 있었다. 이 빙하기를 복원하여 털북숭이 매머드가 등장한다. 우아한 엄니를 지닌 이 거대한 털북숭이 동물은 4만년전 북반구의 상당부분을 뒤덮었던 드넓은 빙원 가장자리의 툰드라와 숲에서 살았다. 시베리아 몇몇 지역에서 꽁꽁 얼어붙은 표본들이 발견된 덕분에 우리는 그들의 해부구조를 통해 상세히 알고 있다. 그들은 늪에 빠진 뒤 영구 동토층에 얼어붙었다. 현재의 개들이 먹을 정도로 지금도 그 살코기는 신선하다.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는 이 역사에서 기술하는 세번째 빙하기다. 지질학적 기준으로 보면 우리는 이제 막 그 빙하기를 벗어났다. 지난 150만년 동안 빙원은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면서 동물들에게 이주를 강요했다. 지구가 얼어붙기 시작할 때면 수많은 종들이 죽어 사라졌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기회로 삼은 종들도 있었다. 매머드, 동굴곰, 털코뿔소 등 추위를 좋아하는 동물은 빙하가 전진했을 때 번성했고, 하마, 코끼리 등 더위를 사랑한 동물은 잠시 빙하가 물러간 따뜻한 간빙기에 북반구를 차지했다. 플라이스토세는 현대와 아주 가깝기 때문에 우리는 당시의 화석을 제공한 식물들의 생활방식이 그 뒤로 변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다. 장기간 추위가 지속되었던 때도 몇차례 있었고, 수십년 동안 짧게 추위가 찾아왔던 때는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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