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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게이버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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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을 구분짓는 경계선 1892년 출간된 고전적인 명저‘ 의학의 원리와 실제’ 초판에서 윌리엄 오슬러는 '류머티즘 관절염은 십중팔구 신경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오슬러는 치료기술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에서 기사작위까지 받았다. 밴쿠버의 내과의사인 로빈슨은 오슬러의 인도주의적, 전체관적 접근방식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21세기를 시작하는 지금에서는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다른 자가면역질환들, 즉 면역체가 신체에 반란을 일으키는 내전으로 특징 지을수 있는 모든 질환과 스트레스의 연관관계에 대한 내용을 찾기 위해 주류 의학교과서를 뒤져도 허탕만 칠 것이다. 각종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는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는 비극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누락은 오래 전부터 여러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와 자가면역의 연관관계가 입증 되고 있고, 그..
나는 머리에서부터 죽어갈 것이네 알츠하이머병은 베이비붐 세대의 악몸이 되어가고 있다. 픙요와 첨단의료 덕분에 현재 원숙한 중년세대로 접어들고 있는 이 세대는 역사상 어느 비교세대보다도 더 오랜 숙명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동년배들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도 더 많이 치매에 걸리는 일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치매에 걸리게 -글자 그대로 정신이 나간다는 뜻이다- 되는 상황들은 나이가 들어가면 점점 보편화 된다. 70세 노인들 중에서 3%가 알츠하이머 병이나 다른 유형의 치매에 걸리며, 77세가 되면 이 수치는 13%까지 올라간다.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 들며 간병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 또한 막대하다.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지닌 사람들은 기억력, 지능, 자아 자체가 유아기 같은 혼돈속으로 녹아 사라지는 것을 무기력하게 ..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 탓이다. 패트리셔는 의사들을 수도 없이 찾아가고 수많은 검사를 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과민성대장증후군(IBS)진단을 받았다. IBS는 의학용어로 기능성질환으로 불린다. 기능성이라 표현은 어떠한 해부학적, 병리학적, 생화학적 이상에 의해서도 증상이 설명되지 않을 뿐더러 감염에 의해서도 증상이 해명되지 않는상태를 의미한다. 기능성이란 말이 모든 것이 마음탓이라는의학적 암호이기 때문이다. 환자의 경험은 부분적으로 그의 뇌안에서 일어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복통이긴 하지만 최근의 정의에 의하면, 복통만으로는 진단을 하는데 불충분하다. 어떤 사람에게 다른 병리학적 이상이 없는데도 복통과 더불어 설사나 변비 같은 장기능 이상이 발생하면, 그 사람은 IBS에 걸린 것으로 판단된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
55%의 해결책 마사는 15년이상 동안 장출혈, 빈혈, 발열, 피로, 복통증상의 발생을 겪었다. 이런 증상은 세번째 아이를 출산한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크론병은 염증성장질환(IBD)의 두가지 중요한 형태중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궤양성 대장염이다. 크론병은 식도에서 대장에 이르기까지 소화기관 어느 곳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크론병은 소화기관 영역을 건너뛰기도 하며, 정상조직이 환부와 번갈아가며 나타나기도 한다. IBD는 대개 젊은 층의 질병이다. 물론 어느 연령에서도 생길수 있지만, 열다섯살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한다. 마사의 증상들은 코르티솔의 치료를 받은후 급속히 회복 되었다. “ 저는 남편에게 늘 양보만 했습니다. 그는 화만 내는 사람이었고, 저는 그가 무서웠습니다. 그는 제게 신체적 위협을 가..
암에 잘 걸리는 성격은 존재하는가? 지미는 의사들에게 중요한 환자는 아니었다. 지미의 원래 질환이었던 악성흑색종은 멜라노사이트(피부착색 세포)에 생기는 생명을 위협하는 종양이다. 흑색종은 다른 기관으로 쉽게 전이되는 경향이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며, 종종 혈기왕성한 사람들을 공격한다. 흰살결을 지닌 사람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일은 악성흑색종을 일으킬수 있는 신체적 위험요인이다. 자외선차단제 순회행사를 통해,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자초하는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감정의 억압은 부적절한 자외선차단제 사용처럼 쉽게 고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악성흑색종은 감정억압과 암발병의 상관관계를 밝혀준 가장 설득력있는 몇몇 연구들의 주제였다. '그는 술만 마시면 사람들을 껴안고 싶어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병으로 무언가 좋은 일도 만약 이용 가능한 치료법들이 병을 치료하거나 생명을 살린다면, 위험은 감수할만 할 것일 것이다. ‘검사대상자에게서 전립선암을 발견한다해도 치료가 효과를 보인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는걸 사람들이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미니애폴리스 재향군인의학센터 의학 부교수 티머시 윌트가 뉴욕타임즈지에서 말했다. 치료효과가 없다는데 대체 왜 종양을 탐지하는 PSA (전립선 특이항원 혈액검사) 검사를 하는거죠? 판별검사가 폭넓게 시행되는 지역들에서 전립선암 진단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치료받는 남성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지만, 전립선악성종양으로 인한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집중적으로 검사가 시행된 지역들에서 전립선암 사망률이 약간 더 높았다. 물론 어떤 전립선암은 당연히 치료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만인을 돌보고 싶었던 코미디언의 비극(2) HPA축의 활동을 통해 방출된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아포토시스 조절에 도움을 주는 존재다. 만성스트레스는 신체내에 부자연스러운 생화학적 환경을 만든다. 비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치는 정상적으로 프로그램된 세포의 죽음을 방해할 수 있다. 자연살해(NK)세포들도 세포의 죽음에 관여한다. 1999년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신경면역 메커니즘이 몸의 주인에게 감염, 부상, 암에 대한 방어수단을 제공한다. 그리고 면역방응과 염증반응을 조절하여 질병을 예방하게 해준다. 다시말해 질병은 단순히 외부로부터의 공격이 결과물이 아니며 체내환경이 교란되기 시작한 취약한 몸의 주인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생성된 악성종양세포들은, 그들의 생존을 방..
만인을 돌보고 싶었던 코미디언의 비극(1) 수십년전 영국 흉부외과 의사 데이비드 키슨은 폐암환자들이 종종 ‘유리병을 밀봉하듯이 감정을 억압하는 특징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키슨은 효과적인 감정표출 능력이 결핍된 사람들의 폐암 위험성이 대조군에 비해 4배나 더 높다. 폐암이 발생하려면 적어도 담배 한가지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감정억압이 담배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어떤 식으로든 더 강력하게 만들었을거라는 것이다. 심리적인 영향은, 몸의 스트레스 관련기관들인 신경계, 호르몬 선, 면역계, 감정이 감지되고 처리되는 뇌의 감정중심부 등을 연결하는 상호연결을 통하여 악성질환 발생에 결정적인 생물학적 기여를 한다. 뇌, 신경계, 면역기관, 면역세포, 내분비선은 여러 경로를 통해 서로 결합된다. 더 많은 연구가 진행 될수록 이런 연결경로들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