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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게이버 메이

병으로 무언가 좋은 일도

만약 이용 가능한 치료법들이 병을 치료하거나 생명을 살린다면, 위험은 감수할만 할 것일 것이다. ‘검사대상자에게서 전립선암을 발견한다해도 치료가 효과를 보인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는걸 사람들이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미니애폴리스 재향군인의학센터 의학 부교수 티머시 윌트가 뉴욕타임즈지에서 말했다.  치료효과가 없다는데 대체 왜 종양을 탐지하는 PSA (전립선 특이항원 혈액검사) 검사를 하는거죠? 판별검사가 폭넓게 시행되는 지역들에서 전립선암 진단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치료받는 남성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지만, 전립선악성종양으로 인한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집중적으로 검사가 시행된 지역들에서 전립선암 사망률이 약간 더 높았다. 물론 어떤 전립선암은 당연히 치료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과연 누가 치료로 혜택을 볼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전립선암은 아주 더디게 진행된다. 악성종양이 건강문제를 유발하기 이전에(혹시 문제를 유발한다면) 환자가 먼저 사망할 가능성이 높을 정도다. 그밖의 경우들에서는 암이 워낙 공격적이어서 진단이 이루어질 때쯤은 이미 치료가 어떤 변화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치료 가치에 의문의 여지가 있더라도 잠재적 질병을 앞에 두고 그것을 그저 자연이 섭리에 맡기고자 나서는 의사들은 없다. 그리고 남성들은 충분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불안을 견디느니 ‘차라리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나설지 모른다. 전립선암은 인간의 질병중에서 호르몬과 관련있다고 밝혀진 최초의 질병이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화학적 거세는 최근 전이성 전립선암에 걸린 남성에게 제공되는 최우선 치료법이다. 30대의 많은 남성들의 전립선에 약간의 암세포들이 생겨나고, 80대가 되면 대다수의 남성들이 이 암세포를 가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50대연령의 남성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은 42%이다. 그러나 어떤 연령층이든 간에 비교적 소수의 남성들만 임상적으로 분명한 질병단계에 이른다. 어떤 성격 패턴이나 삶의 상황이 몸의 방어 메커니즘을 방해하면서 이미 존재하든 암세포들을 증식시키는 것일까?

 

전립선 악성종양의 곤혹스런 특징중 하나는 테스토스테론이 이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반면, 이 암이 가장 전형적인 남성노인질환이라는 것이다. 부신과 난소의 호르몬 분비처럼, 고환의 테스토스테론 합성도 시상하부-뇌하수체계의 피드백 조절을 받는다.  스트레스와 감정에 지극히 민감한 이 네트워크는 일련의 생물학적 물질들을 계속해서 순환시킨다. 애틀란타주 조지아주립대학교 사회심리학자 제임스 댑스 교수는 테스토스테론과 행동의 상호관계를 연구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그는 '테스토스테론이 성욕을 증가 시키기는 하지만, 공격성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지었다. 반면 정서 상태가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급속한 변화를 일으킬 있다고 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생식선 기능이 심리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낙담한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이나 생식기능과 관련이 있는 다른 호르몬들의 분비도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상적 질병이 없는 정상인 남성들을 부검해 보면, 지리적 차이와 무관하게 비슷한 비율로 비활동성 악성세포들이 발견된다. 왜 비활동성 악성세포들이 어떤 환경에서는 악성종양으로 발달하고, 다른 환경에서는 그렇지 않을까? 가족력도 전립선암의 위험을 증가시키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례에서 주요 요인은 아니다.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특정한 환경요인, 이를테면 담배와 폐암의 관계에 비견할만한 환경요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포화지방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질병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아시아 지역에 가장 적게 퍼져 있다. 전립선 악성종양의 인종적 차이는 계급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여하튼 지금까지는 보다 빈번한 의료 접근기회가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흑인들이 나이지리아 흑인들보다 전립선암에 6배 더 많이 걸린다는 사실을 제외 한다면,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미국의 흑인/백인이 발병율 편차의 약 10%만이 포화지방 섭취에 기인 한다고 평가된다.  반면에 유전적인 영향이 결정적인 요소라면, 미국의 흑인들과 나이지리아의 흑인들의 발병률이 지금보다 더 비슷해야 한다.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이 점하는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위치는 흑인사회와 흑인가족들의 단결을 저해해 왔으며, 백인계 시민이나 아프리카 흑인들이 받는다고 생각되는 스트레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해 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들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 후에 경제적 관점에서는 더 윤택해졌는지 모르지만, 자가면역질환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병은 더 증가했다.  한 연구에서 의존적인 남성들이 전립선 암과 다른 암들을 포함하여 여러 질병에 거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혈액검사나 병상일지보다 우선 사람을 중심에 놓는 전체관적인 접근방식은 생애 이력을 중시한다. 이런 접근방식은 환경적인 스트레스건, 정신적으로 생겨난 스트레스건, 사람들이 직면하는 온갖 스트레스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검토해 볼 것을 권장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전립선암의 진단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모닝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치료법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질병에 신중하게 반응하고, 인생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돌아보라고 권고를 받는 남성들은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루디 줄리아니는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상원의원 선거를 치르던 상황이었던 2000년 4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주어진 역할과 자신을 동일시 하며 하루 4시간만 잤다. 그가 일의 중심에서 소외되는 것을 못견뎌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일에 관여해야 했고 모든 일을 지배할 필요가 있었으며, 명령만 외쳐댔다. 그는 고통겪는 개인이나 집단에 동정을 베풀지 못하는 극단적인 정서적 경직성을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암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에게 무슨 일이 중요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암이 삶의 핵심이 진정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저는 오랜 세월동안 공직과 정치에 종사했던 까닭에 제 삶의 핵심이 정치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진실은 그렇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이번에 제가 걸린 암으로 뭔가 좋은 일도 생기더라고요.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단 몇주만에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할 만큼 어리석진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어머니를 둔 아이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이 고통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보살피려고 한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의 역할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필요한 것이 없는 아이가 된다. 로이는 '암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은 교훈 하나는 치러야활 대가를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쪽으로만 행동하는 태도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은 제가 무슨 일을 하든, 그는 결단코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일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할까? 이 일은 과연 내가 원하는 일일까? 저는 과거에는 정반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