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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게이버 메이

만인을 돌보고 싶었던 코미디언의 비극(2)

HPA축의 활동을 통해 방출된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아포토시스 조절에 도움을 주는 존재다. 만성스트레스는 신체내에 부자연스러운 생화학적 환경을 만든다. 비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치는 정상적으로 프로그램된 세포의 죽음을 방해할 수 있다. 자연살해(NK)세포들도 세포의 죽음에 관여한다. 1999년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신경면역 메커니즘이 몸의 주인에게 감염, 부상, 암에 대한 방어수단을 제공한다. 그리고 면역방응과 염증반응을 조절하여 질병을 예방하게 해준다. 다시말해 질병은 단순히 외부로부터의 공격이 결과물이 아니며 체내환경이 교란되기 시작한 취약한 몸의 주인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생성된 악성종양세포들은, 그들의 생존을 방해했어야 하는 정상적인 조절 메커니즘을 벗어나면, 분열을 계속하여 결국 종양을 만들어 낸다. 이 단계에서 체내환경에 따라 종양의 성장이 방해 받을 수도 있고, 지원 받을 수도 있다. PNI (정신신경 면역내분비)슈퍼계가 이런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유방암과 과장 마크 E. 리프먼박사는 ‘개인의 만성적 심리상태는 종양의 촉진을 쉽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환경적 스트레스의 영향을 위축시키거나, 부각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내분비계의 심리상태와 종양의 상호작용을 중재하는 핵심물질을 제공한다.  ... 따라서 내분비계에 변화를 일으킬수 있는 심리적 요인이 종양의 생물학적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한 일처럼 보인다.’  호르몬이 암의 성장과 확산에 미치는 영향은 두가지다. 첫째 많은 종양들이 직접적으로 호르몬에 의존한다. 호르몬에 의존하는 암세포는 세포막에 다양한 호르몬 -새포성장을 촉진시킬수 있는-을 수용하는 수용체들을 지니고 있다. 호르몬 의존 암의 한 예가 유방암이다. 스트레스는 인간의 경험과 동물실험 모두에서 보여지듯이 호르몬 기능을 강력하게 조절하는 요인이다. 사회적인 복종은 HPA축과 난소에 호르몬 장애를 유발한다.‘원래 지배력을 행사하던 암컷들은 원래 복종하고 있던 암컷들에 비해 코르티솔을 덜 분비했다.’  지배하던 암컷 원숭이들은 정상적인 생리를 했고, 배란에 앞서 프로게스테론 농도도 더 짙었다. 복종하는 원숭이들은 배란을 덜 했으며, 월경주기도 더 자주 훼손되었다. 난소나 자궁 같은 부인과 기관의 암은 호르몬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식습관 패턴은 아동기나 지금의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정서적인 문제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하는 패턴은 우리가 경험하는 스트레스수준이나 힘든 일들을 대처하는 방식과 강력하게 연관된다. 나아가 식습관은 여성의 생식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기능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거식증 환자는 종종 생리가 멈춘다. 백혈병 같은, 림프종같은 조혈계악성종양도 호르몬 의존성이며, 부신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부신피질호르몬은 백혈병, 그리고 림프종 세포들이 분열과 확산을 억제한다. 혈액성악성종양은 부분적으로 HPA계의 만성적인 불균형 상태로 인해 혈액세포들과 림프세포들이 정상적인 조절 과정을 벗어날 때 생길 수 있다. 이 유용한 연구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런 병들에 걸린 성인환자들의 삶에서 중요한 동인이라고 지적한다.

 

로체스터대학교에서 15년에 걸쳐 림프종 및 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악성종양들이 불안, 슬픔, 화, 절망같은 감정을 만들어 내는 정서적 결핍과 정서적 분리의 상황에서 쉽게 발생한다'고 밝혀졌다. 암은 관습적으로 우리의 몸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외부의 침입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생각은 그 단순한 면에서는 위안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실을 왜곡한 생각이다. 첫째 담배 같은 외부 발암물질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암은 부분적으로 신체내부의 과정이 무언가 잘못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암은 담배처럼 확인된 발암물질이 존베하지도 않는다. 둘째 국소적인 차원에서건, 몸전체를 통털어서건, 신체내부의 환경이야말로 악성종양이 자라느냐, 사라지느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은 세포의 표면이 체세포 단백질과 다른 분자 형태를 보이는 단계에 이르면, 반드시 다양한 면역반응에 의해 파괴 되어야 한다. T세포들이 독성 화학물질을 지닌 암을 공격해야 하며, 그것과 맞서 싸우는 항체가 형성되어야 하고, 특정 혈액 세포들이 그것을 먹어 치워야 한다. 그런데 만성적인 스트레스상황에서는 면약계가 심각한 혼란상태에 빠져서 변형된 복제세포들을 식별해 내지 못하기도 하고, 너무 약해져서 변형세포들에 대한 공격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국지적으로 생산되는 다수의 화학물질들도 종양의 성장과 발달에 관여한다. 이 화학물질에는 성장인자, 제어물질, 다양한 메신저 분자들이 포함된다. 정서적인 상태는 암전이의 예방과 촉진에 지극히 중요하며, 악성세포들이 본래의 위치에서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속설에 의하면, 암은 다른 곳에 전이되기 전에 일찌감치 탐지해내야 한다. 그런데 생물학적 진실은 이와 사뭇 다르다. 종양을 탐지할 수 있는 정도가 될 쯤이면 이미 많은 경우 전이가 일어난 후이다. 유방암의 경우 종양덩어리가 두베로 커지는데 필요한 시간인 배증기간이 단 며칠에서 1년반까지 걸쳐있으며 평균 넉달 정도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만약 종양세포가 가장 더딘 속도로 성장하는 경우, 임상적으로 눈에 띄는 상태가 되려면 8년쯤 걸린다. 어떤 자료는 눈에 띄는 상태가 되려면, 그보다 더 긴 15-20년이 걸린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종양의 일생에서는 아마도 안정적으로 확정된 배증속도라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보다 주인의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에 따라 성장속도에 폭넓은 변동이 있게 된다.

 

문제는 단순한 전이의 예방이 아니라, 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에 이미 의존하고 있는 휴면상태의 축적물이 임상적인 암으로 전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종양의 휴면은 여러가지 호르몬들과 면역력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이런 영향은 모두 PNI계의 작용이며 생활속 스트레스에 지극히 민감하다. 종양의 성장 속도는 환자마다 극적으로 다르다. 개인의 편차는 악성종양의 자율적 행동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암을 억제하거나 조장하는 체내환경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체내환경은 사람들의 삶에 작용하는 스트레스 요인과 개인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다양한 방식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수많은 암연구에서 가장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는 위험요인이 바로 감정, 특히 화와 관련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는 태도다. 화의 억압은 생체에 가해지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매우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화의 억압은 홀로 작용하지 않으며, 절망감이나 사회적 지지의 부재처럼 그것에 동반될 가능성에 많은 다른 위험 요인들과 함께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