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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게이버 메이

믿음의 생물학

환경과 의사소통을 하는 접점으로 작용하는 곳이 바로 뇌다. 개별세포의 일생에서 뇌활동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곳은 핵이 아니라 세포막이다.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신경계와 피부는 모두 외배엽이라는 동일조직에서 발생한다. 개별세포는 세포막을 피부겸 신경계로 사용한다. 세포막은 피부처럼 세포의 내부환경을 에워싸며 보호한다. 동시에 세포막은 표면에 세포의 감각기관으로서 작용하는 수백만개의 분자수용체를 갖고 있다. 이 수용체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그리고 뇌처럼, 세포의 외부환경으로부터 도달되는 메시지를 해석한다. 세포막은 여러물질과 메시지들을 외부세계와 교환하는 일을 촉진하기도 한다. 세포의 의사결정 또한 유전자 물질이 위치하고 있는 핵이 아니라, 세포막에서 이루어진다. 유전자만으로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적 특성, 행동, 건강, 질병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유전자는 단순히 암호 규약에 불과하다. 유전자란 활기차고 역동적인 건축계획이며, 기계설계계획이다. 그 계획이 실현 되느냐, 실현 되지 않느냐 여부는 유전자 자체보다 훨씬 더 많은 다른 사항들에 의존한다. 유전자는 생체라는 환경과 관련하여존재하고 기능을 발휘한다. 세포활동은 단순히 세포핵속에 들어있는 유전자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체 전체의 필요성에 의해, 그리고 그 생체와 생존해 나가는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활동범위가 규정된다. 유전자는 환경에 의해 작동 스위치가 켜지고, 꺼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의 발달, 건강,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양육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생체환경은 신체적 정신적 환경이며 이 환경이 평생동안 우리의 발달을 구체화 시키고, 세상과 리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개별 세포환경은 그 세포의 직접적인 주변환경이며, 세포는 주변환경을 통해 근처의 세포들과 멀리서 통제되는 신경 끝자락들과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먼 곳의 기관들에서 만들어지는 메신저 물질들을 받아들인다. 이런 정보물질들은 세포의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달라붙는다. 그런 다음 세포막에서그 순간 세포가 얼마나 수용적이냐에 따라서- 작동인자 물질이 생산되고, 이 물질이 세포핵으로 들어가 유전자들에게 특별기능 수행을 위한 특수단백질을 합성하라고 지시한다브루스 립턴의 설명에 의하면, 이런 단백질 합성물 -지각단백질이라고 불린다- 이 세포의 기능을 주변 환경과 통합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지각단백질은 분자유전자 메커니즘을 통해 만들어지지만, 지각 단백질의 활성화는 주변환경의 신호들에 의해 통제되거나 촉발된다. 줄기세포는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지 못한다. 줄기세포의 분화는 그 세포가 위치하게 되는 환경에 근거한다.  세포의 운명은 자체내에 함유된 유전자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세포와 주변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통제된다.

 

환경에 대해 우리가 지각한 내용은 세포의 기억장치에 저장된다. 아동기의 환경이 미친 영향이 만성스트레스가 되면, 발달과정중인 신경계와 PNI슈퍼계의 다른 기관들은 세상은 안전하지 못하며, 심지어 적대적인 곳이라는 전기적, 호르몬적, 화학적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지각된 내용은 분자수준에서 우리의 세포속에 프록그램 된다. 아동기에 겪는 경험들이 세상에 대한 태도를 좌우하고, 세상과 관계를 맺게 될 자신에 대한 무의식적인 믿음을 결정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요인과 처리시스템 사이의 상호적용의 결과이다. 그런 처리 기관이 바로 뇌의 감정 중심부의 영향을 받으며 작동하는 신경계다. 생애초기에 그런 신경처리기관에 의해 주입되는 믿음의 생물학이 평생동안 우리의 스트레스 반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식의 차원에서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든 바로 이런 무의식적인 믿음이 우리이 행동을 통제한다. 이런 믿음들은 우리를 폐쇄적 방어모드로 유지 시키기도 하고, 열린태도로 성장과 건강을 받아들이게 하기도 한다.

 

부모가 자신을 정서적으로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을 감지한 아이는 ‘그래, 그럼 나 스스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어’ 하는 태도를 개발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는 자신이 거부된다고 느낄 수 있다. 거부 된다는 느낌을 가지 않는 방법중 하나는 결코 도움을 청하지 않고, 자신이 나약하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고, 오직 나 혼자 힘으로 모든 고난을 견뎌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끼며, 그런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어한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 핵심은 세상과 상호작용한 것들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해석한 내용에 근거하여 생겨난, 아이의 무의식적인 믿음이다. 세포 깊숙히 박혀있는 이런 해석이 무엇을 느끼고, 무슨 일을 하고, 사건에 어떻게 빈응하는지를 너무나 많이 지배하는 믿음의 생물학을 구성한다. 수많은 질병들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바로 무의식적인 믿음들이 유발하는 과도한 스트레스다. 만약 우리가 치유를 원한다면, 어린 시절부터 받아 들여온 믿음의 생물학을 고통스럽지만 서서히 뒤집어나가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반드시 내부의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 건강을 찾는 일과 건강을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자신의 믿음의 생물학의 핵심을 탐색하고, 여행하는 일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은 우리의 삶을 재고하고 재인식하는 일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로 가득차 있는 억압적인 외부상황으로부터의 해방은 필수적인 일이다그러나 그런 해방은 먼저 우리에게 뿌리깊게 박혀있는 믿음의 생물학의 억압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킬 때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