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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게이버 메이

세대를 넘어 이어진 스트레스

사심 없는 애정으로 어린 자식을 양육해야 한다는 생각은, 포유동물의 뇌의 애착 담당기관에 깊숙이 박혀있다. 만약 어떤 부모의 사랑의 감정이 억압되고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부모인 그 자신이 깊은 상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해결되지 않은 불안감을 품고 있고, 충족되지 않은 정서적 욕구로 심리적 동요를 겪고 있다면, 아이는 부모의 의도와 무관하게 근접방치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싫건 좋건 우리의 부모로서의 양육태도와 반응중에서 많은 부분이 어린시절 경험과 관련이 있다. 아이의 감정담당 뇌는 부모의 감정 담당 뇌의 방향을 받으며 발달한다. 아이의 미래의 양육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라는 맥락하에 감정회로와 애착회로가 발달하는 일이다. 뇌의 측두엽에 위치한 아몬드 모양의 조직, 편도체는 공포및 불안 반응을 조절하는 주요 조절기관중 하나이다. 편도체에는 천연 벤조디어제핀의 수용체들이 구비되어 이 수용체들이 활성화 되면, 우리의 공포 반응이 진정된다. 불안에 시달리는 어머니들은 불안에 시달리는 자손들을 양육해낼 가능성이 높으며, 이것은 세대를 통해 전승된다.

 

회피적인 아기들은 엄마와 분리되어 있어도 괴로워하지 않으며, 엄마와 재회해도 무시했다. 부모로부터 도움을 얻으려고 애써받자 아무 소용 없으니 오직 자신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이들 회피적인 아기들은 엄마가 돌아왔을 때, 신체내부적으로는 심장박동의 증가같은 생리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아기들은 한 살인데도 발써 미래에 자신들의성격과 행동을 특정 짓게 될 관계반응을 나타냈다. 부모의 양육이란 세대를 통해 전승되는 무도회와 같은 것이다. 어느 한 세대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 세대에서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들이 다음 세대로 전승된다. 스트레스가 세대를 가로질러 전승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많은 사연들을 통해 여러 세대에 결쳐 질환을 겪는 가족들에 대해 말해주었던 것인지, 혹은 같은 세대의 가족구성원들이 왜 그렇게 확연히 다르고 서로 관계가 없는 질병들에 걸리는 것인지, 더 잘 이해수 있다.핵심적인 문제는 스트레스와 불안이 의도와 무관하게 세대에 걸쳐 전승된다는 것이다. 케이틀린은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성공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것은 건강을 대가로 치러야 하는 일이었다. 그녀는 평생에 걸쳐 스트레스를 경험해야 했다.그녀의 삶과 역할은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소외감을 느낀지 1년도 채 안되어 치명적인 급성자기면역질환으로 끝이 났다. 노화의 과정은 비축된 적응 에너지가 고갈되어 가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생리학적으로 본다면 스트레스도 우리를 노화시킨다.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에 폭삭 늙어버렸든 말을 할 때, 그 말속에는 이 런의미가 담겨있다. 케이틀린은 평생 동안 적응에너지 상당부분을 자신을 돌보는 일에서 다른 사람을 돌보는 일로 전환하여 써온 사람이었다. 그녀에게 병이 발생했을 때 에너지는 모두 고갈되고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스트레스, 건강, 질병에 관한 논의에서 핵심이 되는 사항이 바로 적응력 개념이다. 적응력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대해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과도한 불안감없이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반응하는 능력이다. 적응력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방해하는 요인이 없을 때는 기능을 잘 발휘하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결핍이나 어려움에 봉착하면, 다양한 수준의 좌절감과 무력감을 보이며 반응하게 된다. 마이클 커 박사는 ‘적응력이 높은 사람과 가족들은 평균적으로 신체질환에 더 적게 걸리며, 질환이 실제로 발생한다해도 위중 정도로 볼 때 온건한 경증질환이기가 쉽다‘고 썼다. 신체질환은 현재의 세대와 과거의 세대들을 포괄하는 가족정서 체계질환이다.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부여받는 역할은 부모의 충족되지 못한 아동기 욕구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런 역할은 세대를 가로질러 전승된다.

 

'아이들은 꼭 구타를 당해야만 손상을 입는 것이 아니다'고 맥길대학교 연구진은 지적했다. 부모와 자식간의 부적절한 공생관계가 수많은 병리적 이상현상의 원인이다. 가족체계에 대한 아이의 습관적 적응반응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아이의 성격과 동일시되는 특성이 된다. 암 성격과 같은 개념이 또 다른 이유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개념은 개인이 여러 세대에 걸친 가족체계안에 위치해 있으며 그 체계에 의해 인성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은 채, 그 개인이 독립된 존재라는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 개별인간들이 여러세대에 걀친 가족체계의 일부라면, 개인과 가족들은 그보다 훨씬 더 큰 단위, 즉 그들이 소속되어 살고 있는 사회와 문화의 일부이기도 하다. 인간의 기능작용은 벌통안의 한 마리 벌처럼 더 큰 사회적 배경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따라서 가족생활을 형성하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에 대한 고려없이 가족체계만이 구성원들의 건강을 결정짓는 요인이라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마치 인간의 생활이 그 생활을 살아내는 인간과 분리되어 추상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것처럼 이런 스트레스를 불가피한 결과물로 당연시 해왔다. 한스 셀리에는 이렇게 썼다. 남아프리카 졸루족의 경우 도시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고혈압 발생사례를 증가시켰고, 심장질환에도 더 잘 걸리게 만들었다. 베두인족이나 다른 아랍 유목민의 경우도 쿠웨이트 정착한 이후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이 주목을 끌었는데 아마도 도시화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현재의 주도적인 사회경제 체제하에서 최근의 추세가 가족에게 미치는 중요한 영향은 세계화를 지향하는 최근의 경향에 의해 가속화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이 가족구조의 토대를 훼손하고 있고, 인간에게 의미와 소속감을 제공하던 유대관계를 갈가리 찢어놓고 있다. 아이들은 발달과정 동안 양육을 담당하는 어른 주변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적은 시간을 보낸다. 예전 같으면 확장된 가족, 마을, 공동체, 이웃에 기반을 두고 있던 연계 수단들이 탁아시설이나 학교같은 시설들로 대체 되고 있다.

 

이런 시설에서 아이들은 믿을 수 있는 부모나 부모를 대신하는 사람들보다 또래들에게 더 기울어진다. 한스 셀리에는 ‘아기와 엄마의 분리나 대인접촉의 가능성을 거의 남겨두지 않는 온갖 유형의 자리 바꿈들이 감각결핍의 흔한 형태들이다. 이런 것들은 주요 발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선견지명을 보였다. 사람들은 너무 자주 자신의 가치가 공리적인 기여에 의해서만 평가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만약 자신의 경제적 가치가 상실되면 희생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경제적 관계들은 너무나 명백히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유익한 음식과 생활조건과 근무조건을 누릴 능력이 되고 또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건강한 노력을 감당할 능력이 된다는 이유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눈에 덜 띄기는 하지만 사회적, 직업적 측면에서의 지배력은 건강의 요소로서 중요하다. 자신의 지배력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면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므로, 업무나 생활에서 더 큰 지배력을 발휘하는 사람일수록 나은 건강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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