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받는 다는 것은 감시 받는 것이다.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서서 도시를 내려다 보고, 끝없이 이어지는능선길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속에서 벗어난 것 같은 기분, 세상을 바라보는 감시자가 된 것 같은 오만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인간은 바라보는 자리, 위치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교만해 집니다. 그리고 또 자신도 더 관심받아 감시받게 됩니다. 멀리 우뚝 솟아있는 롯떼 타워를 바라보면, 벤담이 이야기하는 판옵티콘이 생각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만인이 만인을 감시하고 감시받는 세상에 살아갑니다. 우리는 무한한 자유, 최고의 복지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속에 살지만, 실제는 온갖 규범, 규율, 평가, 숫자, 정보통신망속에서 모든 것은 감시 되고 감시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대한 아프지 말고, 온전한 정신으로,
나는 조망이 탁 터인 능선길 산행이 좋다. 한발 한발 걷다 뒤돌아 보면, 여기 이만큼 왔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인생을 산다는 것을 자주 게임에 비유한다. 인생의 게임은 누구와의 경쟁이 아닌 내가 가진 자원으로, 내가 주체가 되어 나 자신과 함께 하는 게임이다. 인생의 단계 마다 스스로 정한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의 목표라는 것은 비슷하다. 사회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키워 스스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고 나면, 인생의 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제 조심해서 내려갈 일만 남았다. 마지막 인생게임의 목표는? 최대한 아프지 말고, 온전한 정신으로, 최소한의 자존감 지키며 사는 것.
감정에너지
탄천의 봄. 딱히 할일이 없는 날,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죽전역에서 서현역까지 걸어갑니다. 탄천은 사계절이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 그냥 힐링이 됩니다. 오늘은 특히 운수좋은 날입니다. 기분좋게 햇살이 눈부시고, 적당하게 따사로운 햇살, 봄만의 특유한 파스텔톤 터치,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 보기만 해도 사랑, 자비, 친절, 배려, 겸손, 존경.. 이런 감정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일상의 긴장, 구속감, 갈등, 투쟁은 감정 에너지를 소모 합니다. 감정 에너지가 고갈되면 우울하고, 불안하고, 분노합니다. 자연이 인간을 돌보고, 기릅니다. 하지만 인간은 지가 잘나서 사는 줄 착각합니다. 오늘 같은 날 이러한 풍경속에 내가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