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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받는 다는 것은 감시 받는 것이다.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서서 도시를 내려다 보고, 끝없이 이어지는능선길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세속에서 벗어난 것 같은 기분, 세상을 바라보는 감시자가 된 것 같은 오만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인간은 바라보는 자리, 위치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교만해 집니다. 그리고 또 자신도 더 관심받아 감시받게 됩니다. 멀리 우뚝 솟아있는 롯떼 타워를 바라보면, 벤담이 이야기하는 판옵티콘이 생각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만인이 만인을 감시하고 감시받는 세상에 살아갑니다. 우리는 무한한 자유, 최고의 복지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속에 살지만, 실제는 온갖 규범, 규율, 평가, 숫자, 정보통신망속에서 모든 것은 감시 되고 감시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을 연다는 것 산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는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이 순간 행복함을 느낍니다. 행복이란 쾌락이나 즐거움과 다른, 마음이 편안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항상 그 누군가 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를 함께 하는 것이 참 불편하고 어색합니다. 그래서 자꾸 피하게 됩니다. 사람이 사람을 불편해하고 어색하면 삶이 힘듭니다. 누군가를 상대하려면, 나와 상대방중 누군가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상대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나를 내려놓고 종교에서 이야기 하는 사랑, 자비로 상대에게 다가가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인간사회를 구원하는 것은 사랑이고, 자비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노년의 삶의 질 광나루역에서 아차산, 용마산, 망우리 공동묘지를 거쳐 양원까지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공동묘지를 걷는 동안 다시한번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도 요즘은 지리산이나 설악산 종주는 자신이 없다. 걸음걸이도 무겁고 무릎도 어깨도 통증이 있다. 지금까지 나를 살게 해준 내 몸이 고맙다. 자꾸 사그러지는 몸뚱아리를 이제 내가 보살피고 관리하고 유지해야 한다. 나에게 주어져 있는 시간동안, 내가 믿고 의지할 곳은 오로지 내 몸뚱아리 밖에 없다. 산행을 언제까지 하려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혼자 여행은 언제까지 할 수 있으려나?, 동네마트 생필품 사러가는 것은 언제까지 가능할지?, 홀로 화장실은 언제까지 갈 수 있으려나? 인생이 그렇다. 얼마나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가? 이제 그것이 곧 삶의 질의 기준이다.
최대한 아프지 말고, 온전한 정신으로, 나는 조망이 탁 터인 능선길 산행이 좋다. 한발 한발 걷다 뒤돌아 보면, 여기 이만큼 왔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인생을 산다는 것을 자주 게임에 비유한다. 인생의 게임은 누구와의 경쟁이 아닌 내가 가진 자원으로, 내가 주체가 되어 나 자신과 함께 하는 게임이다. 인생의 단계 마다 스스로 정한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의 목표라는 것은 비슷하다. 사회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키워 스스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고 나면, 인생의 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제 조심해서 내려갈 일만 남았다. 마지막 인생게임의 목표는? 최대한 아프지 말고, 온전한 정신으로, 최소한의 자존감 지키며 사는 것.
혼자 놀기 불암산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이 흐릿하다. 온 세상은 흐리고, 상계동에만 햇빛이 비친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선배도 후배도, 친구도... 사람을 만나면 그 분위기가 좋았다. 언제부터인가 만나는 사람들 수가 점점 줄어들고, 혼자인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사회기준으로 판단할 때 별로 내세울 것 없으니 자격지심 같은 것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어쨋든 그냥 누군가를 만난다는게 불편하다. 혼자인 시간이 많아지면서 혼자 히는 취미활동에 익숙해졌다. 산책, 사진찍기, 책 읽기, 음악감상, 생각하기.. 특히 좋은 것은 생각을 즐기게 된 것이다. 이제 생각은 나에게 또 하나의 놀이다. 부질없는 충동, 욕망을 포기하면서 내 생각은 멈추었다. 욕망에 대한 생각이 멈춘다는 것은 금연할 때 겪는 금단현상이 있다. 홀로..
여행 일본 유후인, 긴린호수는 솟아나는 온천물이 빚어내는 아침안개와 석양빛이 비치면 황금색으로 빛나는 호수가 절경이라는데, 우리가 찾았을 때는 날씨는 흐리고 사람만 북적거려... 정말 오랫만에 친구 몇몇이 여행사를 통해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냥 쉬기 위해 가는 것과 뭔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기분전환을 위해 집을 떠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꿈이지요.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고, 돈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휴가 말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지금과는 다른 무엇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는 것입니다. 낯선곳에서 나를 만나면 스스로를 성찰하게 됩니다. 자기가 다르게 보입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경우 여행은 자랑질입니다.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 지금의..
감정에너지 탄천의 봄. 딱히 할일이 없는 날,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죽전역에서 서현역까지 걸어갑니다. 탄천은 사계절이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 그냥 힐링이 됩니다. 오늘은 특히 운수좋은 날입니다. 기분좋게 햇살이 눈부시고, 적당하게 따사로운 햇살, 봄만의 특유한 파스텔톤 터치,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 보기만 해도 사랑, 자비, 친절, 배려, 겸손, 존경.. 이런 감정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일상의 긴장, 구속감, 갈등, 투쟁은 감정 에너지를 소모 합니다. 감정 에너지가 고갈되면 우울하고, 불안하고, 분노합니다. 자연이 인간을 돌보고, 기릅니다. 하지만 인간은 지가 잘나서 사는 줄 착각합니다. 오늘 같은 날 이러한 풍경속에 내가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내 인생은 내가 쓰는 이야기 요즘은 맑은 하늘 보기가 힘들다. 마음이 답답하고, 아쉽지만 바위틈에 핀 진달래로 위안을 받는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사진을 찍는 것은 이제 내 삶의 즐거움이 되었다. 사진은 더 자연에 집중하게 한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 순간의 아름다움, 쓸쓸함, 슬픔 등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다. 나중에 다시 그 사진을 꺼내보면 사진은 다시 그 순간의 이야기를 해준다.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그 삶의 이야기, 서사敍事다. 그 서사는 자신이 스스로 쓰는 이야기다. 내 인생에 주어진 내 삶의 소재들로 즐겁고 의미있는 이야기를 쓰게 되면, 내 인생은 즐겁고 의미있다. 좋은 이야기를 쓰기 위한 소재는 내가 스스로 하는 그 무엇이고, 경험이다. 15손문주, 윤수호, 외 13명 댓글 11개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