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은 뛰누나
송악산 올레길. 제주도에서의 4일중 가장 날씨가 좋았던 날 송악산 올레길을 걷는다. 바람불고, 새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적당히 떠 있고, 짙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가슴 뛰는 풍경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를 느끼며 스스로에게 실망스럽지만, 세상을 느끼고 자연을 느끼고, 표현해보려 애쓴다. 요즘 정말 부러운 사람은, 이 세상을, 자연을 자기만의 감성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거침없이 사진으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글로 표현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게 세상과 자연과 자신을 연결하여 그 무엇을 내놓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예술가라 한다. 너무나 말라버린 감성의 싹을 틔우려 애쓰며, 워즈워드 시 한편을 소리내어 낭독해 본다. 내 가슴은 뛰누나 하늘의 무지개..
나는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덕유산. 이번 겨울은 춥지가 않다. 그냥 마음이 많이 추울 뿐이다. 5년전 덕유산 종주할 때의 사진이다. 겨울바람을 온 몸으로 맞는 그 기분을 언제 다시 느껴보겠는가? 몇년 전만 해도 몸관리만 잘 하면 70까지는 산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제 지리산, 설악산은 물론 덕유산 종주도 힘들 것만 같다. 나도 결국 이렇게 되고 마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세상을 해석적으로,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바라본다. 나의 일이 아닌, 나와 관계없는 일에 대해서는 그렇다. 인간은 모두 세월가면 늙는거고, 나이들면 병들고, 죽는 거고, 재난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는 인생은 그런 거라고, 원래 운명이 그런거라고 한다. 아주 쿨하게 대한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쿨하다는 것, 해석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것은 냉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