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청남대. 무덥고 짜증나는 날의 연속이다. 시원한물과 숲이 함께 있는 곳을 생각하다 청남대를 찾았다. 대청호 호수가의 시원한 숲길을 기대하며. 그러나 청남대내의 대청호수 산책길은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이미 점령하고 있다. 바람은 막혀 있고, 물은 썩었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면 오장육부가 작동하여 영양분을 각 기관에 공급한다. 오장육부가 건강하게 작동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좋은 기운이다. 햇빛, 바람, 물,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환경의 기운이다. 나는 삶에서 이 기운氣運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산을 자주 찾는 이유도 그러하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따스한 햇살, 계곡 물소리, 새소리, 나무, 꽃, 풀의 향기. 내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이러한 기운이 나를 살아가게 한다. 하지만 인..
감성
단풍과 암봉이 어우러진 가을 풍경이 일품인 산이다. 현등사를 중심으로 좌 청룡능선, 우 백호능선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10월말 쯤이면 그 경치가 절정이다. 이른 아침, 흐리고 안개 자욱 하던 날씨가 오후에는 파란하늘, 단풍, 바위, 바람과 함께. 나만의 공간에 황홀해진다. 세상은 내가 인식하는 것보다 항상 훨씬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인식하는 것은 그 중 아주아주 일부일 뿐이다. 자연은 언제나 흥미로운 것들을 쏟아낸다. 산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마치 내가 항상 대단한 특권을 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양성의 바다에 마음을 열면, 내가 함께 느낄 수 있다면, 그 공간에서 나는 몰입하고, 황홀해진다. 그러한 감성을 키우는 것이 예술이다. 그림, 문자, 소리로 표현하려 노력하는 과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