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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친화전략과 지배전략

경제성장이 인류를 절대빈곤의 마수에서 구원한 것은 단지, 지난 몇세대 동안의 상황일 뿐이다. 풍요가 가져다준 가장 위대한 보상은 희소성의 위협에 기반을 둔 사회적 계층화가 사람들에게 지배력을 잃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절대적 결핍이 쇠퇴하면서 빈곤과 불평등이 사회에 행사하고 있던, 훈육적 권력도 극적으로 약화되었다. 노숙과 실업이 부활하도록 방치했던 사회정책들이 기성기득 체제의 권력을 떠받치며, 또 다른 훈육적 힘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회적 평등은 계속 증대해왔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민주주의가 발전했으며, 법앞의 평등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었고 복지국가가 만들어졌으며, 인종이나 종교에 따른 차별이 금지되고 게이와 레즈비언의 권리가 동등하게 보장되며, 사형제도가 폐지 되었고, 계급차별과 격차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표현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소득불평등은 좀처럼 좁히지지 않아 탈희소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인간성이 등장하는데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간사회는 특정한 형태의 사회조직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인간은 자신이 위치한 사회적 환경에 맞게 다양한 심리적, 행동적 전략을 계발하면서 진화해왔다.

 

경쟁(위계)에 따라 서열화된 사회와 협력에 기반을 둔 평등주의적이고 쾌락적인 사회가 있다마이클 챈스는 인간이 이와 같이 두 개의 대조적인 사회체계에 대응하는 두 개의 정신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각 정신모드는 동시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두 속성이다.  챈스는 경쟁적 사회체계 속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성이 나타난다고 기록하고 있다. ‘항상 무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자신보다 우월한 개체를 끊임없이 경계하며,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흩어져 있다. 그래야만 서열 순위가 낮은 동물을 향해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위험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팽팽한 긴장감과 자극적인 분위기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반면 쾌락적인 유형의 가장 적합한 사회는 아마 유인원 중에서도 보노보 사회 일 것이다. 보노보는 근심을 떨쳐버리고 갈등을 완화시키며, 친밀감을 표출하고, 스트레스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성적이고 에로틱한 접촉을 활용한다.  경쟁적 행동양식은 권력관계, 협박, 공포에 대처할 때 적합한 반면 쾌락적 행동양식은 평등, 상호지지, 호혜에 기반을 둔 사회적 관계와 관련이 있다.

 

인간은 두가지 양식 가운데 하나에 고정되어 있거나, 둘 중에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는게 아니다. 인간행위는 자신이 처해있는 사회적 환경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성격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보여준다. 어떤 사회에서든지 선물을 받으면, 신세를 졌으면 갚아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사회적으로 모욕을 주는 체면손상이나, 불명예처럼 참고 넘어가기 버거운 감정들은 결국 폭력이 되어 돌아온다. 정신의학에 초점을 맞춘 사회체계 연구소의 홈페이지를 보면, 인간의 경쟁적 행동양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구조로 특징 지을수 있다. 경쟁적 환경에서 생활할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인간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안전.... 그리고 위계서열, 관습, 질서유지에 관심을 둔다. ... 이때 인간의 주된 관심사는 전적으로 자기보호에 쏠려있다. 또한 이는 자신의 육체, 지위, 사회적 외양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경계하고 자각하며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인간두뇌의 정보처리시스템을 사용한다’.

 

쾌락적 상태란 '걱정, 근심 없고 창조적인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쾌락적 상태에서 적대심은 상호지지와 안정으로 대체 되며, 집단의 구성원들이 사회적 관계의 연결망을 구축하고 서로가 서로를 향해 두려움 없이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지와 본드는 소득불평등이 심한 국가에 사는 여성들은 다른 국가의 여성들에 비해 장래 배우자의 재정적 전망, 사회적 지위, 야망 등을 더 많이 고려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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