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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자전거 타기 반응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남성의 주도권이 강하며 여성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불평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은 여성이 아닌 남성의 사망률이다. 사실 남성 중심적 지배체제에서 높은 지위의 특권을 누리는 남성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과열된 지위경쟁은 남자다움을 계발하고 과시하도록 부추긴다. 여성의 지위가 높은 사회일수록 건강수준도 높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여성의 지위를 측정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된 지표는 여성과 남성의 학력차이였다. 그리고 남성들 간의 지배서열이 엄격할 수록 여성의 지위가 낮다.  남성의 권력이 중요하게 취급되는 호전적인 문화에서 여성은 더욱 종속적이 되고,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를 갖게된다. 기본적으로 위계질서가 권력을 둘러싼 남성들간의 투쟁이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높을수록 남성의 건강수준이 높아진다. 위계서열이 심한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치열하게 싸워야 하고, 권력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남성들사이의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여성들이 고통받는 것은, 자신이 낙오 되었다고 느끼는 남성들은 여성, 특히 배우자를 복종시킴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회복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여성들이 더욱 고통받는 것이다. 패배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여성이나 인종적 소수자, 혹은 지위가 낮은 소수자보다 자신이 우월하다고 것을 과시함으로써 손상된 자존감을 되찾으려 한다. 불평등이 증가하고 위계적 관계가 강해지면, 인종적 소수자를 비롯해 취약집단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도 심해진다. 영장류에 대한 연구에서 서열이 높은 개체에게 공격받은 동물은 곧바로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동물들을 공격한다.

 

영장류 동물학자 폴커 좀머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런 현상을 독일말로 '자전거타기 반응'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이 동물들은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사람에게는 발길질을 하면서도 서열이 높은 동물에게는 등을 굽실거리기 때문이지요. 높은 서열의 개체에게 공격을 당하고는 서열이 낮은 동물에게 앙갚음을 하는 일은 영장류 사회에서는 매우 흔해요. 갑에서 을에게로 을에서 병에게로 병에서 정에게로 정에서 애꿎은 구경꾼에게로 말이죠” 보통 사회적 지위가 낮아서 수치심을 느끼고, 자기 존중감이 심하게 손상된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나 취약집단보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자존감을 되찾으려 한다. 또한 사람들은 지위를 얻거나 유지하기 위해 남들 앞에서 거만하게 행동하거나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학교에서 약한 친구를 따돌리는 아이들은 집에나 다른 곳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억압을 당했던 아이들이라는 사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실업율이 높아지거나 불경기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상대적 빈곤 때문에 자신의 지위나 존엄성이 위협 받는다고 느낀다.  이런 시기에 인종 차별이나 인종주의적 공격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이런 현상도 인간사회의 자전거 타기 반응을 잘 보여준다. 자전거타기 반응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공간은 아마 교도소일 것이다. 죄수들은 사회에서 가장 무시당했거나, 업신여김을 받은 사람들이다. 불평등이 심화되어 사회가 붕괴될 위험에 빠지면 알코올 소비는 증가하게 된다. 불평등은 공동체 활동에 대한 참여를 떨어뜨리며,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낮은 사회적 지위 때문에 받아야 하는 부담을 증가시킨다.  미국의 부부들 가운데 결혼생활을 하면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여성은 10-20%라고 하지만, 군대처럼 고도로 위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남성과 결혼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비율이 일반 가정보다 두배나 높았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보통 쉽게 받아들일수 있는 민족성, 인종, 종교, 언어의 차이를 사회적 편견으로 오염시킨다. 1960년대 제인 엘리엇의 교실실험이 유명하다. 그녀는 우성인 갈색눈을 가진 아이와 열성인 푸른 눈을 가진 아이들을 우등반과 열등반으로 의도적으로 구분했다. 그러자 30분도 안되어 아이들은 자신이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자신감, 품행, 학업성과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의 백인들은 가장 가난한 흑인지역의 기대수명보다 16년이나 길었다. 가장 가난한 흑인지역의 사망률은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방글라데시 농촌지역보다 높았다. 흑인들이 기대수명이 짧게 나타나는 이유는 대부분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 편안함을 갖는 것, 그리고 자신이 그곳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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