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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코트

무엇을 먹을 것인가?-3

우리는 식물 없이는 품위있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없으며, 지속해서 살아 있을 수도 없다. 사실 전혀 목숨을 이어갈 도리가 없다. 생명을 이어가는데 어떠한 음식도 우리에게 기쁨과 신선함을 주는 그 무엇도, 식물이라는 저장창고로부터 공급되고 생겨난다. 농축된 단백질을 먹으려는 욕심은 나중에 생겨난 위험한 습관이다. 사람 몸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주면 산을 만드는 물질이 많아져 인체조직에 부담을 준다. 우리가 먹는 지방은 식물성 지방에서 나온 것이다. 올리브, 옥수수, 땅콩, 해바라기 기름이다. 자연에서 난 것을 그대로 먹고 또 음식을 단순하게 먹으면, 주부가 할 일이 훨씬 줄어든다. 채소와 과일을 먹되 자연에서 것을 있는 그대로 밭의 싱싱함을 느끼며, 그리고 한끼 식사에 한두가지만 먹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가보라. 그러면 단순하게 먹는 것이 좋다는 우리 주장을 공감할 것이다.

 

우리의 아침밥은 과일이었다. 오직 과일만 많이 먹었다. 과일은 철에 따라 딸기, 귤, 시과, 복숭아로 바뀌었다. 바나나, 건포도, 오렌지, 대추같은 과일도 우리 고장에서 나는 철이 되면 사서 먹었다. 우리는 사과 나무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루종일 사과만 먹기도 했다, 해바라기 씨를 한줌씩 먹기도 했다. 약초차는 꿀이나 뜨거운 물에 섞은 시럽을 타서 마셨다. 아침밥으로 녹말이 가득하고 단백질이 풍성한 음식보다 과일을 먹음으로써 기분도 좋고 일도 잘하고, 생활방식도 단순해졌다. 점심으로는 수프와 곡식을 먹었다. 수프는 언제나 채소 수프지만 재료는 달랐다. 감자, 양배추, 당근, 토마토, 양파, 파슬리, 샐러리, 완두콩, 옥수수 등이었다. 수프에다 양념으로 마른 약초와 바다 소금을 조금 넣었다. 가끔 보리, 콩가루, 귀리, 쌀이 들어가기도 했다. 점심때 필요한 곡식을 다 먹었다. 주로 밀, 메밀, 수수들이었다. 곡식 낟알 몇 줌을 밤새 물이 담갔다가 오븐에 굽거나 스토브에서 천천히 가열했다. 그러면 원래 크기보다 두배로 부풀어 오르고 아주 맛있었다.

 

대체로 빵은 그다지 만족할 만한 음식이 아니다. 빵에는 산 성분이 많아서 발효되기 쉽고 그래서 배에 가스가 차게 만들기 때문이다. 과일을 곁들여 먹으면 특히 그렇다. 이렇게 발효가 잘 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하루에 빵은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 빵은 밀에 있는 산성뿐만 아니라, 가끔 베이킹 파우더를 통해 산성 인산염과 황산 칼슘이 더해진다. 이 성분이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빵은 신경통에 좋지 않다. 우리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낟알로부터 더 좋은 영양을 싸게 얻었다. 가끔 대충 빻은 자연 그대로의 곡식인 옥수수 가루와 눌린 밀과 귀리로 옥수수빵을 만들기도 했는데, 여기에 단풍시럽으로 단맛을 내고 수프재료, 땅콩 버터, 기름으로 촉촉하게 만들었다. 저녁상으로 주로 오르던 음식은 샐러드였다. 한 대접 넘칠 만큼 양이 많았다. 샐러드는 과일이나 채소였으며, 그것은 그때 밭에 무엇이 있었느냐에 달려있었다. 큰 나무 그릇에 레몬쥬스나 라임 쥬스를 붓고 장미 열매쥬스와 올리브 기름을 넣어 저은 뒤 거기에다 후추, 샐러리, 양파, 무 , 파슬리, 토마토, 오이 등 밭에서 자라고 있는 모든 것을 넣었다. 때로는 당근, 호박, 샐러리 뿌리, 순무를 잘라넣기도 했다. 아울러 딱딱한 열매, 건포도, 레몬을 함께 넣어 완벽한 샐러드를 만들었다.

 

봄을 느끼게 하는 채소들이 언제나 가까이 준비되어 있어 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고기나 다른 음식처럼 끊이고 굽고, 요리하느라 불을 피우거나, 돈을 들이거나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주부들은 모든 것을 가까이 갖고 있었으므로 순식간에 멋진 마술을 펼쳐보일 수 있었다. 어느날 저녁 때는 그저 채소를 깨끗이 씻는 일만 했다. 그리고 나서 채소를 한꺼번에 밥상 한가운데 놓고, 사람들이 저마다 원하는 것을 갖다 먹도록 했다. 샐러드에 넣을 채소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내놓았다. 밥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껏 먹었고, 특히 입맛을 당기는 것들만 모아서 먹기도 했다. 겨울철 저녁 밥때가되면 샐러드 재료를 씻고 다듬기전에 감자와 호박을 불에 놓고 구웠다. 우리는 지금도 알루미늄이 다른 금속보다도 더 잘 녹으며 음식에 나쁜 영향을 주는 침전물을 냄비에 남겨 사람의몸안에 천천히 독성을 퍼뜨릴 수 있다고 믿는다. 불에 익히는 요리를 한 것은 얼마되지 않지만 스테인레스, 강철, 법랑, 도기, 유리 그릇을 썼다. 우리는 늘 나무 탁자에 앉아 나무 그릇에 밥을 먹었으며 다 먹을 때까지 한그릇만 썼다. 소스를 얹거나 튀긴음식이 없었으므로, 접시를 씻거나 냄비를 문질러 닦을 일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먹는 버릇은 단순하고, 돈도 적게들며 사는데도 도움이 된다. 현대인들은 보통 이렇게 먹지 않는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듯 사람이 식사를 하는 방법도 많이 바뀌고 있다.

 

산과 밭, 부엌, 식구들로부터 생활필수품을 얻던 시절에서 이제는 공장과 대기업을 통해 모든 것을 얻는 시대로 바뀌었다. 우리는 중심축을 땅으로 되돌려 놓았다. 우리는 땅에서 양식을 얻었고 그것을 먹었다. 또한 그 음식이 풍족하고 맛있으며 영양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음식을 먹으며 좋은 건강을 유지했기에 어떤 의사에게도 돈을 보태주지 않았다. 음식에 관심을 돌림으로써 많은 병을 예방할 수 있고, 다른 여러 가지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규칙대로 살고, 건강한 음식을 먹은 사람은 '스스로를 치료하는 의사'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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