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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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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2 해마다 우리는 흙을 더욱 기름지게 해서 더 많이 거두었을 뿐아니라, 겉흙도 더 많아졌다. 밭고랑을 남북 방향으로 만들어서 곡식들 사이에 있는 흙이 햇빛을 아주 많이 받도록 했다. 그리고 고랑 하나하나를 표시하려고 말뚝에 숫자를 적어 박아두었다. 가을에 밭농사가 끝나면 우리는 말뚝을 뽑아 흙을 털고 안에서 겨우내 말려 여러해 동안 사용하였다. 밭마다 위쪽에 물저장 탱크를 만들어두었다. 밭농사 짓기로 결정하면서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밭일을 순서있게 하기 위해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썼다. 우리는 밭일 공책을 만들었다. 그 속에는 밭에 들어간 재료와 그 밖의 모든 정보가 적혀 있었다. 공책 한 부분에는 밭에 계속 이어서 심거나, 돌아가면서 심기에 알맞은 작물계획을 적어 놓았다. 두해에 걸쳐 완성된 이를테면 ..
농사짓기1 나는 농부들의 고된 노동에 따르는 기쁨을 애기 하고 싶다. 노인들에게서도 기쁨이 샘 솟듯 흘러 나온다. 하늘이 일과 일터를 스스로 고르도록 기회를 주셨다면 나는 땅과 우물이 있는 곳, 곡식을 내다 팔 시장이 가까이있는 곳을 골랐을 것이다. 땅을 가꾸는 것 만큼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은 없다. 그 가운데 밭을 가꾸는 일이 최고이다. 그 갖가지 채소들 하며, 어떤 것은 늘 잘자라주고 하나가 안되어도 다른 것은 잘 되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나를 거두어 들이고 나면 또 다른 걸 거두어 들일 수 있다. 한해 내내 그렇다. 나는 큰 욕심없이 우리 집 밥상을 위해 오늘도 밭으로 나간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 다만 좋은 것을 먹는가, 나쁜 것을 먹는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집 짓기 살면서 가장 큰 기쁨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자기 살 집을 짓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사람들은 거기에만 골몰하게 된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방과 부엌을 어디에다 꾸미는게 좋을지 몇십번도 더 계획을 고쳐본다. 땅을 파기 시작하면 손수 삽을 들고 나선다. 그 때 흙은 정말로 달라보인다. 다른 흙보다 더 살갑고 가깝게 느껴진다. 기초벽을 세우고 들보며 기둥으로 대강 일층의 틀을 잡은 다음에는 깊은 생각에 잠기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방을 들락날락한다. 또 달콤한 공상에 빠져서 들보 위에서 하염없이 앉아 있는다. 집은 돌로 지을 생각이었다. 우리가 돌을 고르는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다. 돌집은 내가 서 있는 땅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또한 둘레 풍경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는데 모..
삶의 원칙3 수동기계를 쓰면 시간과 노동의 비용을 절약하고, 석유와 전기비용을 절약하고, 기계가 고장을 일으키면 겪게 마련인 불안, 긴장, 좌절과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다. 기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계가 일생동안 지치고, 병들고, 죽는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과 기계를 관리하는 사람도 기계의 일생동안 그런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우리는 자급자족하는 집을 만들어서 꾸려나가려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일에 기계식 연장은 재산이라기보다 빚이다. 오직 미래의 역사가만이 기계의 시대가 사람의 특성이나 사람이 누리는 존재의 기쁨, 삶에 대한 사람의 의지에 미친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농부는 여러 가지 조건상 철저하게 절악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이나 가릴 것 없이..
삶의 원칙2 우리는 돈으로 바꿀수 있는 수확물로 해마다 봄이면 단풍시럽을 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될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이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단풍시럽과 설탕을 팔아서 번 돈으로 필요한 것을 충분히 살수 있는 한, 우리 땅에서 아무 것도 내다 팔지 않을 것이다. 밭에서 거둔 채소나 곡식이 남는다면 이웃과 친구들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 줄 것이다. 우리는 장작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장작을 나누어 주고, 밭에서 난 채소도 많이 나눠 먹었다. 집짐승을 기르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집짐승들이 자기들이 생산하는 것보다 많이 먹으며, 따라서 자기들의 뜻과는 상관 없이 사람에게 기생해서 살아가게 된다. 고양이와 개들은 사람의 밥상 밑에서 비굴하게 빌붙어 산다. 하지만 스스로 살아가며 자존심을 잃..
삶의 원칙1 살아가는 방편을 터득한 채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농사짓는 기술을 터득한 채 태어나는 사람도 없다. 삶의 방편이 다 그렇듯이 농사짓는 기술도 배워야 한다. 아무렇게나 한 일에서 얻은 만족이 오래가지 않듯이 흙과 기후에 아랑곳하지 않고, 뿌린 씨앗에서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정한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확실한 길이다. (J.C .Loudon, 농업백과사전) 사는 방법은 두가지다. 되는대로 그냥 살아가는 것, 아니면 인생에서 뭔가를 이루기 위해 더 나은 길을 찾아 성실히 는 것이다. 더 나은 것을 이루며 살겠다는 생각은 자기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까지 더 나아지게 만든다. (헉슬리) 우리는 산골짜기로 온 뒤 일에..
조화로운 삶을 찾아서 친구여, 뚜렷한 근거가 떠오르거든, 어리석음이 더 커져서 행동을 방해하기 전에 그대를 묶어놓고 있는 것들로부터 멀어지라. 시골이라면 그대와 잘 어울릴 것이다. 나무와 물에게 그대가 필요하게 하라. 곡식이 영그는 땅에 그대의 보금자리를 만들면 땅과 풀이 그대를 먹여 살리리. 벌판의 바람이 그대를 둘러싸리. 그대를 시기하는 사람들의 질투를, 마음에 두지 말고 흘러가게 하라. 신에게 감사하고 축복하는 마음을 가져라. 그리고 자네 이제 앉아서 쉬게나. (Thomas Tusser) 내 목표는 독자들에게 농촌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밭을 일구어 먹고 사는 방법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일어나 오라. 우리가 도시를 주겠다. 상인들에게,변호사들에게, 의사들에게, 요리사에게, 빵집 주인에게, 배우에게, 범죄자들에게, 사기꾼들..
조화로운 삶이란? 대공황이 치닫고 있던 1932년 우리는 뉴욕에서 버몬트 시골로 이사했다. 우리는 그저 땅에 뿌리 내리고, 단순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위해서 이다. 자연 속에서 서로 돕고 기대며 자유로운 시간을 실컷 누리면서 좋은 것을 생산하고, 창조하는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버몬트 골짜기는 실험실이 되어갔다. 우리가 지켜야할 원칙을 세웠고,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몸으로 겪어냈다. 불황과 실업 늪에 빠져서 파시즘의 먹이가 되어버린 사회, 우리 원칙을 실제로 거부하는 사회에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신념을 지키면서 교직에 있기도 힘들었다. 사회체제에 쫓겨난 사람들이 소박하고 평온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