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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코트

버몬트에서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2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우리가 가진 사상을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경쟁을 일삼고 탐욕스러우며, 공격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회질서를 옹호하는 이론에 반대한다. 이런 사회는 자기 배를 채우려고 짐승을 죽이고, 스포츠의 하나로써 또는 그저 힘을 뽐내려고 짐승을 죽인다. 이러한 사회질서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우리는 점점 더 완전하게 그 사회의 일부가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다면 가장 품위있고, 친절하고, 올바르고, 질서 있고, 짜임새 있게 살아야 한다. 어떤 처지에서도 사람은 올바르게도, 그렇되게도 행동할 수 있다. 어떤 환경이 주어지든 미워하고 공격하  부수고 무시하고, 될 대로 되라고 내버려 두는 것 따위의 해로운 행동을 하기보다는 사랑하고 창조하고 건설하며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대도시 한가운데보다는 산업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시골 마을에서 더 훌륭하게 조화로운 삶을 꾸려갈 수 있다고 믿는다.  도시 공동체의 붕괴로 도시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자기 행동의 기준이 되는 이론들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행동계획을 실첨에 옮김으로써, 그 사람은 지금 형편에서도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밭을 만들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실현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먹고 살기 위해 신중하게 계획을 세움으로써, 우리는 몇 달만 일하고도 한해 동안 먹을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몇주만 일해도 집에서 쓸 땔감을 마련할 수 있었고 집, 연장 등을 고치고 새로 장만할 수 있었다. 집을 새로 짓는 일은 이것들보다 큰 일이었다. 이 일에는 많은 궁리와 시간, 끈기, 재료와 자본이 들어갔다. 하지만 일단 돌집을 짓자 해마다 들어가는 수리비와 대체 비용은 거의 무시해도 좋을 만큼 줄어들었다. 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우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건강해졌다. 건강이란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면서 한편으로는 사회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했지만 간혹 감기라도 들면, 개와 고양이가 하는 것처럼 건강을 찾을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기가 생산한 것에 맞춰써고 살려고만 마음 먹는다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문제는 생계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을 때 시작된다. 우리가 어떤 일이 있어도 잊지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사회는 생산수단을 개인이 갖고 있으며.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이 자연자원과 특허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일부의 무리들이 돈을 쥐고 이자를 바칠 것을 당연히 요구한다. 생활필수품과 증권을 거래하는 도박장이 버젓이 있다. 물론 사람들의 마음과 정부를 주무르는 이 부자들이 가격을 통제하고 지배한다. 그리고 이처럼 경쟁과 탐욕, 착취와 강제를 특징으로 하는 사회질서의 모든 장치가 돈있고 힘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운영된다. 하지만 체제의 사악한 손길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당신은 먹고사는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 체제를 그냥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고, 힘있는 자를 더 힘세게 만들기 위해 돌아가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돌아가는, 무자비하고 냉혹한 기계의 힘 없는 톱니바퀴가 될 것이다.

 

돈만 있으면 시장에서 물건을 살 수 있고, 통신판매 책자를 훑어 보면서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물건이나 일손을 덜어주는 도구, 시시한 장신구, 마약 같은 것도 살 수 있다. 그것을 사기 위해 돈을 벌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시골생활은 실패다. 하지만 과감하게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시도해 절약과 검소, 자기 단련, 나날이 새로운 생활을 하는 연습을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계획은 성공이었다. 만일 우리가 이렇게 지내지 않았다면, 그 스무해 동안 일반 현실속에서 과연 우리가 더 나은 기회를 만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지냈을지 알수 없다. 

 

우리는 찾아오는 손님을 부담없이 맞이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는 날마다 해야 할 일들이 있었고, 누가 찾아오든 그 일을 했다. 방문객이 있어도 우리는 평소처럼 우리 일을 열심히 하면서 손님들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이들이 바란다면, 우리 일터에 와서 일을 도와 줄 수 있었다. 우리는 도시인들보다 건강에도 좋고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음식을 먹는다.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편한 옷을 입고 만족스러운 집에서 살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를 누린다는 사실도 그 사람들은 알고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이런 생활을 따를 수 없고, 그렇게 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문명이 주는 흥분, 분주함, 매력, 편의시설 없이는 살 수 없었다. 그들이 여기에서 산다면 생계만 겨우 유지할 뿐, 물건을 살 여유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맞닥뜨리고는 괴로워 할 것이다. 도시 사람들, 늘 새로운 발명품이나 새로 광고하는 상품들을 사야  한다고 부추기는 사회에서 살던 사람들이 우리 같은 삶을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소유와 축적이 아니라 희망과 노력이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없을지라도 다시 한번 공동체를 세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 두 사람이 아니라 사회가 잘 사는 길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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