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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인문학 (전국국어교사모임, 황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키우는가? (2)

 

문학교육을 위한 필요한 네 가지 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문학텍스트를 읽는 4분의 3은 말을 정밀하게 독해. 음미하는 작업이며, 4분의 3은 인간 경험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문학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는 언어이해와 인간이해라는 두 개의 원이 겹쳐   있는 합집합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두 원이 겹치는 부분이 반쯤되고, 언어를 이해하는 것에만 해당되는   것이 4분의1쯤 되고, 언어와는 무관하게 인간행위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라고 말할 수 있는게 또 얼마만큼   있다는 거예요. 그러므로 문학교육, 즉 문학을 이해하는 일은 단순히 언어만 이해하는 일만도 아니고 거기에 담겨있다고 하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통찰만을 가리키는 것도 아닙니다. 문학이 국어보다 더 큰 영역입니다. 문학은 텍스트를 읽는 훈련이면서 동시에 텍스트 너머에 있는 인간을 읽는 훈련이기 때문이에요.

 

* 우리가 문학작품을 읽을 때 작품 또한 우리를 읽는다. 다시말해 독자는 문학택스트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경험자산과 가치척도를 불러오므로, 이렇게 동원하는 경험, 사고의 양상들이 그의 내면세계를 드러  내는 것이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면서 모종의 정서적이고 지적인 반응을 거쳐 작품을 이해하게 됩니다.   같은 작품을 놓고 독자들이 다른 해석을 보이는 경우 그 해석을 통해 작품뿐 아니라, 그 독자를 알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무지, 착각, 불성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나쁘거나 염려 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타자들이 어울려 사는 이 세계에서 동일한 텍스트, 사물, 사태가   관찰자에 따라 달리 이해될 수 있다는 현실적 이치를 경험하게 되고, 나 자신의 해석 또한 그러한   상대성 속에 있다는 겸허한 깨달음을 연습하게 해준다문학텍스트를 가지고 읽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은 오히려 우리 삶의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줍니다. 문학 텍스트는 개방적인   태도로 의견을 교환하고 차이를 견주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줍니다.

 

* 어떤 종류의 심오하거나 도전적인 문학작품들은 한 시대 혹은 집단이 굳게 믿는 개연성이 반드시   자명하거나 불변한 것인가를 문제 삼기도 한다.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 우리가 믿는 공통의 경험이나   지배적 가치가 과연 옳은 것인지,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서 두루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학작품은 그런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통된 인간 경험에 의해 판단을 받게 됩니다텍스트 내부에 대한 주의깊은 통찰이 필요하지만, 문학작품은 텍스트 밖에 있는 인간경험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러한 긴장 속에서 이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소통의 관계를 열어놓고 문학을 가르쳐야 좀 더 생산적인 문학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문학 작품이든 제대로 감상하고 이해하려면 인간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추상적인 일반 개념으로서의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언어, 역사, 문화를 공유하는 집단 속의 나와 우리로 존재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특정한 문학적 환경 속에서 이 세상과 대면한다는 뜻입니다. 또 누구나 모국어를 통해 자신의 체험, 생각, 감정과 세계의 형상을 그려내도록 조건 지어짐을 뜻하기도 합니다.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이런 수많은 체험들이 우리로 하여금 특정한 모국어 문학의 상속자가 되게 하며 그 속에 얽어 넣습니다.  우리가 외국의 언어와 문학에 관심을 갖고 독서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갇혀있음의 편견이나 무지를 넘어 더 넓은 안목으로 세계를 보고 스스로를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 입니다. 타자를 앎으로써 나의 한정된 세계를 확장한다는 것은 즉, 타자를 향해 개방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그렇게할 나와 내 세계가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주체적인 인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