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본질에 관하여
물리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특정한 방식으로 기능하는 육체다. 대화하고, 사랑하고, 계획하고, 생각하고, 자의식을 가지는 그런 육체이다. 신체기능을 줄여서 'B기능'이라고 하자. 인지기능을 'P기능' 이라고 하자. 육체의 단계를 나누어 보면 어린시절을 A라고 하고, 성장하여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를 B라고 하면, A 단계에서는 B기능이 활발하며 B단계에서는 P기능이 시작된다. 죽음 상태를 C라고 한다면, C단계에서는 아무 기능도 하지 못한다. 그런데 끔찍한 질병에 걸려 기능이 마비된 단계를 D단계라고 한다면, 이 단계에서 B기능과 P기능은 서로 다른 상태이다. C단계에서 '나' 라는 존재는 없다. 그럼 D 단계는 B기능은 하지만, P기능이 중지되어 믿음, 기억, 욕망 등 내 인격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