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이란 계속해서 변하는 존재이다. 급격하게 변화하지 않는 한, 그리고 중복성이나 연속성이 익숙한 패턴을 유지하는 한, 동일한 인격은 얼마든지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다. 정체성의 본질은 나와 관련된 특정한 사실 또는 '나'라고 하는 인간의 다양한 단계들 사이의 관계에만 의존한다. 육체는 복제도, 분열도 되지 않는다. 인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이 분열불가 조건을 추가한 상태에서 동일한 육체를 가지는 것이다. 내가 죽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아니면 생존에서무엇이 중요한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동일한 인격을 가진 생존이다. 단지 육체적으로 생존해 있다는 사실로 부터 내가 원하는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 내가 생존해 있을 것인가가 아니라, 생존을 통해 내가 원하는 가치를 얻을수 있을까이다.
생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생존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토록 생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생존, 그 자체에 뭔가를 더 추가 할 것이다. 생존에서 중요한 것은 생존 그 자체가 아니라, 동일한 인격을 유지하는 것일까? 인격 관점은 인간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격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필요한게 아니라, 시간적으로 연속적인 인격이면 충분하다. 내 인격은 세월을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해간다. 그 동안 내가 관심있던 것들은 잃어버리고, 예전에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에 관심을 갖게될 수도 있다. 세월이 100년쯤 흐른 뒤에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린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리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인격적으로 달라졌다는 말이다.
700년 후에 존재하는 그 사람이 '나'라고 규정하더라도, 그것으로부터 나는 내가 원하는 가치를 얻지 못한다. 나는 생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얻고 싶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정말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물론 일번적인 상황에서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생존이 선행되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생존, 그 자체가 아니라 비슷한 인격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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