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戒 老 錄 소노 아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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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우, 건강관리 노인이란 사실을 인정한다면, 처음부터 일반적인 사회적 계약에 기본을 둔 관계를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임금이나 보수도 적은 것이 당연한 것이며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는 것도 사양해야 마땅한 것이다. 지위에 오른 이상 실책이 있을 때 “나는 노인이니까” 라고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용서 받지 못한다. 이것이 힘들다면 음식물을 자진해서 자신에게 적당한 양만 먹듯이, 하는 일도 절반 정도로 줄여가지 않으면 안된다. 잘 잊어버리거나 다리나 허리의 부자연스러움, 모두 자연스런 현상이다. 당당하게 잊어버리고, 당당히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면 그만인 것이다. 다만 그러한 증상들이 너무 심해지면 주위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게 하기 위해 공공장소에 나가지 않을 정도의 예의를 차리는 것이 좋다. 현대생활에서 예..
사회적 집착, 동정심, 이혼 사회적 집착: 나이들어 사회적 명성에 집착하면 인간의 속물성에 휘말리게 된다. 여러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능력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언젠가는 없어진다. 명예를 바란다면 그 일은 그만두는 것이 차라리 좋다. 사후에 명성을 바라거나 무언가 남기려는 것보다, 인간의 죽음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바람처럼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주위 사람들이 치매기가 있는 것을 은근히 걱정하는데도,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정계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정말로 사회에 대해 몰염치한 일이다. 사람이 70을 넘어서면 아니 평균수명을 넘어서면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일이고 혹은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체력이..
고정관념 눈이나 귀가 부자유스럽게 되기 때문이겠지만 노인이 되면 타인의 모든 속성을 고정시키고 싶어한다. 세상은 온통 정의 투성이가 된다. 그러나 세상은 날마다 그 정의를 스스로 타파한다. 초등학생은 결코 자살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자살해 버린다든지… 그런 엉뚱한 일이 세상의 새로운 변화다. 노인이 과거의 경험만을 믿고 직감력으로 쇠퇴한 기능을 보충하려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될수 있는 한 유연한 관찰과 논리 구성을 반복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계를 접하게 되면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다. 몇 번 설명서를 읽어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어도 지능이 제 아무리 높아도 사용법을 모른다고 스스로 단정 짓는다. 그리고 새..
자립, 감사하는 마음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남의 손을 빌려야 할 일이 많아진다. 단지 그런 경우 다소라도 자신에게 경제력이 있다면 가능한 한 타인의 호의를 기대하지 말고, 일로 생각해 직업적으로 받아들여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의외로 득이 되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노인을 돌보아 주어도 아무 대가가 없으면, 아무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쓰면 참 쌀쌀 맞은 생각이라는 소리로 들릴 지 모르지만 분명 세상에는 결코 그런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자를 잘 돌보아 주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체험을 한 사람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노인이 되었을 경우 그러한 구분을 분명히 하고 싶다. 타인의 호의에 의지하면서 어물어물 하다가는 자신의 자립심을 망가트리..
손자, 자식 노인은 몸이 쇠약해지고 머리가 노화됨과 더불어 새로운 정보, 지식에 따라갈 수 없게 됨으로써 종종 손자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인들은 대개 10대 후반 정도의 아이들을 지식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따라 갈 수 없다. 수학이나 사회 지식에 있었어도 아이들과 대등하게 실력을 겨룰 수 있는 부모는 극히 적고, 늘 아이들로부터 그것도 몰라 라는 소리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들의 존경을 한 순간 잃게 될 것인가? 아니, 부모의 경우 아직 사회적으로 활동해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존경하는 것이라는 말도 성립된다. 그렇다면 돈을 벌지 않는 노인은 전부 경멸 당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오랜 기간 ..
퇴직 이후 정년이 점차적으로 늦춰지고 있지만, 경기에 따라 변하기도 하며 직종에 따라 비교적 빨리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도 있다. 퇴직이후 그 즈음에서 우리들은 재출발을 한다. 자신이 20세 정도에 처음으로 일을 시작한 때의 일을 상기해 보면서, 전혀 미지의 분야에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이때까지의 자신의 경력을 대단한 것으로 생각해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새로운 출발을 비참하다거나 한심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두번 다시 되풀이 할 수 없는 인생을 다시 음미해 볼 수 있는 것이 정년후의 재출발인 것이다. 노년이 되어 판단이 빗나가는 것은 생리적인 변화다. 도덕적 혹은 인간적 황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코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노인이 되면 대부분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
솔직하고, 공격적이지 말 것. 노인의 한 가지 나쁜 버릇은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다. 바램과 체면치레의 악의적이지 않는 거짓말도 젊은 세대는 노인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잔꾀를 부리고 교활한 말을 한다는 등 도덕적으로 나쁜 의미로 받아들이므로 오히려 노골적으로 자기의 소망을 말하는 편이 밉지 않아 보인다. 노인이 되면 젊었을 때 보다도 더 자신의 이기주의를 분명히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노인이 가족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외로워지고 슬프지는 것 이외에 보호자를 잃는다는 동물적이고 이기적인 공포감도 함께 따른다. 나는 노인의 이기주의를 젊은이들이 비난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기막힌 자기 보존의 정신은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 귀중한 능력인 것일 뿐이다. 나이가 들면서 맥이 빠지거나 유순해지는 사람은 많으나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인..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다. 현역에서 일하는 세대는 잡무로 늘 바쁘다. 그런 것을 헤아리지 못하면 상당히 노화가 진전 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노인은 자신이 한가하니까 남들도 그러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남에게 쉽게 일을 부탁하는 것 또한 신중히 경계해야 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에 시간을 내는 것은 오히려 노년의 일이다. 아무튼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자질구레하고 번거로운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을 단련하는 방법도 된다. 만일 부탁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수고에 대해서 돈으로 보답하거나 금전으로 보답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부터 깊이 감사의 인사를 해야한다. 외로움은 노인에게는 공통의 운명이자 최대의 고통일 것이다. 이상하게도 늙어서도 여전히 자식이 독립하지 않았다거나 금전적으로 고통을 겪는다거나 하는 사람은 이 외로움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