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戒 老 錄 소노 아야코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다.

현역에서 일하는 세대는 잡무로 늘 바쁘다. 그런 것을 헤아리지 못하면 상당히 노화가 진전 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노인은 자신이 한가하니까 남들도 그러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남에게 쉽게 일을 부탁하는 것 또한 신중히 경계해야 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에 시간을 내는 것은 오히려 노년의 일이다. 아무튼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자질구레하고 번거로운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을 단련하는 방법도 된다. 만일 부탁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수고에 대해서 돈으로 보답하거나 금전으로 보답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부터 깊이 감사의 인사를 해야한다. 

 

외로움은 노인에게는 공통의 운명이자 최대의 고통일 것이다. 이상하게도 늙어서도 여전히 자식이 독립하지 않았다거나 금전적으로 고통을 겪는다거나 하는 사람은 이 외로움이라는 고통에서 면제되는 것이다. 외로움이란 축복받은 노인에게 부과되는 특별세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어떤 노인이든 목표를 설정해야만 한다. 살아가는 즐거움이란 스스로가 발견할 수 밖에 없다.

 

노년이란 언젠가는 몸이 말을 안 듣게 된다. 눈이 안 보이게 되고, 귀가 안 들리게 되고, 몸의 한 부분을 쓸수 없게도 된다. 머리의 회전도 나빠지게 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눈이 나빠졌을 때, 귀가 안 들리게 되었을 때,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때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일이다. 그것은 악도 아니며, 죄도 아니다. 말하자면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책임으로 그렇게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마음 편하게 먹는 습관을 초로의 나이에 익혀두면 편리할 것이다.

 

속을 썩이는 자식 때문에 가슴이 아플 정도로 늙은이의 어깨에 자식의 무게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고통이 때로는 노인을 지탱하게 한다. 자식이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최상의 자식이라 우쭐해 할 일만은 아니다. 또한 부모쪽에서 전혀 손이 가지 않는 독립심이 강한 자식을 마냥 좋아 할 일도 아니다. 그런 해이한 마음이 늙음을 재촉한다.  만일 걱정을 끼치는 자식을 두었다면 그 자식이 그나마 부모에게 효도할 요량으로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