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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을 놓지마라 무더운 여름날 자꾸 밖으로 나가자는 손자를 데리고 가까운 율동공원으로 나갔다. 무더운 여름날 손자를 따라다닌다는 것은 아무리 손자를 좋아한다지만, 할배에게는 무척 힘든 고역일 수밖에 없다. 한 동안 주어진 환경 내에서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여유롭게 지내다 올해 들어 갑자기 삶의 여유가 없어졌다. 육십대 후반에 들어서 할아버지역할, 부모역할, 자식역할, 배우자역할, 아이 돌봄역할을 하게 되면서 요즘은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역할 중 어느 하나도 대충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은 할아버지역할과 아이 돌봄역할이다. 우리 아이들이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풍요롭게 산다고 하지만, 돌봄 선생역할을 하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요즘 아이들이 정..
2023년 산수유
2023 수락산 봄
2022년 도봉산 외
2022년 도솔천
한국사 5 동북아시아의 패자는 중화세계에서 비중화세계로 바뀌고 있었다. 삼국시대에 겪은 침략은 중국의 한족 왕조가 한반도를 공략해 중화세계로 끌어들이는 과정이었다. 이것이 성공하면 한반도는 중화세계로 편입되었다. 고려 초기에는 거란의 침략을 당하고 중기에 여진 금을 사대하고, 후기에 몽골 속국이 되는 것이 그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화세계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했다. 조선은 유교왕국을 지향했으므로 때 마침 부활한 명과 죽이 맞았다. 하지만 시대적 조류는 중화세계가 질서의 중심축이 되가 어려운 방향을 가고 있었다. 만주족 왕조가 대륙을 정복한 상황으로 볼 때 조선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명백했다. 그러나 조선이 사대부들이 택한 노선은 시대적 요구와 정반대였다. 그들은 중화질서가 깨졌다는 사실에 분개할 따름이었다..
한국사 4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던 윤원형의 권세는 문정왕후가 죽으면서 끝났다. 권신들도 죽고 왕도 죽자 오랜만에 사림파는 다시 권력을 장악했다. 장성한 왕족을 국왕으로 옹립하는 것은 사대부들에게 불안의 요소였다. 국왕을 자신들의 손으로 정할 수 있었으니 왕권을 강화할 생각은 없었다. 반정으로 왕이 교체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골치 아픈 공신세력도 없었다. 그들이 꿈 꾸어온 유교정치를 화려하게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정치 이데올로기로 괜찮지만 철학적 수준으로 보잘 것 없는 성리학이 다소 업그레이드된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다. 국왕을 선택할 만큼 권력을 확고히 장악했고 숙적인 훈구파와 외척도 사라졌다. 그렇다면 사대부들간의 권력다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역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권력의 정점..
사회는 진화하는가? 이른 아침 남양주 ‘물의 정원’을 걷는다. 손자와도 몇 번 찾아갔던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고요한 강가를 걷는 아침 산책길에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고 햇살은 푸른 풀잎에 부드럽게 비친다. 물의 정원은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지만, 주말이나 한 낮에는 교통도 혼잡하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붐비는 곳이다. 학창시절 나는 별로 책을 읽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아했던 책들은 단편소설이었다. 우리나라 단편소설의 전성기는 해방전후라 나는 생각한다. 일본식민지로 너무 비참한 삶을 살아왔던 이 나라 백성들은 해방이 되면 좀 나아질 줄 알았지만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다. 그 시절의 사회상황은 어떤 역사책이나 다큐보다 그 시절 단편소설을 읽으면 더 절절하게 잘 이해할 수 있다. 김성한 작가의 ‘바비도’와 ‘개구리-원제 제우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