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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장 지글러 지음, 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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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부조리와 파렴치의 극치1 현재 지구상에는 5초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 한명이 기아 또는 영양결핍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2001년엔 7초마다 10세미만의 어린이 한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8억 260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에 걸려 불구자가 되었다. 그 숫자는 현재 8억 5400만명으로 증가했다. 기아는 부채가 낳은 직접적인 산물이다. 왜냐하면 가난한 나라들은 부채 때문에 농업이나 사회기반 시설, 운송과 유통 등을 위한 설비건설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아는 신체에 가해지는 끔찍한 고통, 정신적 신체적 기능 약화, 미래에 대한 불안, 경제적인 독립성의 상실을 동반한다. 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진다. 영양실조는 인간이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열량 부족을 의미한다. 영아는 하루에 300칼로..
부채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1. 노예화된 민중들이 중심이 된 사회단체 지도자들은 연대의식을 내세우는 북반구의 강력한 시민단체들과 연합한다. 후진국 부류에 들어가는 나라는 일정한 것이 아니라 그 분류에 포함되었다가 빠져나오는 나라, 처음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가 나중에 들어가게되는 나라 등 어느 정도 변화가 있다. 후진국이라 할 수 있는 49개국의 외채는 국민총생산량을 더한 액수의 124%에 해당한다. 이들 나라들은 사회비용보다 부채를 갚는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한다. 후진국 대다수는 부채를 갚기 위해 예산의 20% 이상을 지출한다. 1990년 이후 후진국들의 평균 성장률은 1%에도 못미치는 반면 인구증가율은 2.7%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내부 자본의 축적이 이루어진다거나, 사회정책을 확산시키는 정책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들 나라는 가..
부채탕감 부채에 의한 지배현상을 조사해보면 가난하고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국민소득이 메우 낮은 나라들만이 부채로 허덕이고 있으리라는 추측은 잘못된 생각임을 알게된다. 24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브라질(이 액수는 국가총생산의 52%에 해당한다) 은 남반구 국가중 두번째로 부채가 많은 나라다. 브라질은 세계11위의 경제대국이다. 브리질이 만들어내는 비행기외 자동차, 의약품 등은 과학기술 수준이 첨단을 달린다. 또한 브라질의 대학들은 세계에서 우수한 대학에 속한다. 하지만 브라질 인구 1억 7천6백만명중에서 4400만명은 만성적인 기아와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이 부채의 채권자들은 누구인가? 해당 국가들은 대부분 이자를 비롯해서 상환해야 할 부채의 원금을 충실하게 갚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이들 나라의 ..
부채, 그 추악한 악성 종양의 실체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부자 나라의 발전에 필요한 비용을 대기 위해 죽도록 일을 해야한다.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흘러들어오는 자본의 양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흘러가는 자본의 양을 초과한다. 가난한 나라들은 해마다 부자나라의 지배 계층에게 자신들이 투자협력차관, 인도주의적지원 또는 개발지원 등의 형태로 받는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한다. 2006년 선진 산업국가들이 제3세계 122개국의 개발을 위해 지원한 돈은 580억 달러였다. 같은 해 제3세계 122개국은 부채에 대한 이자와 원금상환 명목으로 세계지상주의자들에게 5010억달러를 지급했다. 오늘날 세계 질서 속에서 부채는 그 자체로 구조적 폭력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국민을 노예로 만들어 복종시키기 위해 기관총이나 탱크가 필요한 것은 아니..
제국의 존재 이유, 전쟁과 폭력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전쟁은 하나의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정상적인 일상이다. 전쟁은 일시적인 이성의 부재로 치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제국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 나는 이같은 구조적인 폭력성과 그로인한 새로운 풍습을 모두 구조적인 폭력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폭력은 봉건화 되어가는 자본주의의 이념,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표현이다. 요컨대 폭력이 세계의 질서를 좌우한다. 폭력은 나름대로 세계화 지상주의적 질서를 만들어 내며, 그것을 적법화 하기 위한 이론을 생산한다. 타인이란 우리에게죽음의 위협을 가지고 오는 사람인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도 있다. 즉 우리는 그가 추구하는 바를 대략 이해한다. 그가 추구하는 바란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바와 같다. 그가 사용하는 수단도 우리가 사용하는 수단과 같..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가난 오늘날 과거보다 훨씬 강력하고 냉소적이며, 예전에 비해 한결 야만적이고, 교활한 새로운 봉건지배세력이 등장했다. 이들은 바로 제조업, 은행업, 서비스업, 상거래에 종사하는 거대한 다국적 민간기업들이다. 거대 다국적 자본주의 민간기업들은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권력을 휘두른다. 오래 전부터 힘있는 자들은 부채라는 올가미로 약한자들을 장악했다. 봉건사회에서 영주들이 농노들을 빚으로 묶어 놓았다. 기아는 인류가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항상 존재해 왔다. 아주 오랜 옛날 뿌리를 캐고 열매를 따서 먹던 시절 유아살해는 이들이 세운 최초의 사회제도였다. 사냥감이 거의 없던 시절 부족의 어른들은 한편으로는 먹여살려야 할 입이 몇 개나 되는지 세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비축해 놓은 식량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에..
유토피아를 꿈꾼 사람들 자크 루의 주장을 들어보자. “특정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다른 계급에 속한 사람들을 기아에 허덕이게 만들 때 자유란 한낱 허울 좋은 유령에 블과하다. 혁명의 반동세력이 나날이 곡식의 가격을 쥐고 흔들어 시민들의 4분의 3이눈물 없이는 식량을 조달할 수 없을 때, 공화국은 한낱 유령에 불과하다.” 기아로 신음하는 사람은 선거권 따위엔 관심이 없다. 자신의 가족이 질병으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광경을 지켜보아야 하는 사람에겐 사상의 자유나 집회의 자유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다.자유란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나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현지의 경제사정을 감안해서 약값을 책정한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지역의 내수시장은매우 보잘 것 없다. 대부분 주민..
지식인의 임무 수치심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자. “ 창피스럽게 만드는 불명예.... 상대방에 비추어 자신이 열등하다거나 무능하다고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 혹은 남 앞에서 자신이 창피하다고 느끼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끼는 감정.. 등의 자신의 의식의 소심함에서 비롯되는 거북한 감정” 굶주린 도시 빈민들이 쓰레기 통을 뒤지려면 우선 자신으로부터 수치심을 떨쳐내야 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빈민촌에는 전세계 인구 40%가 밀집해 살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가족의 식사를 담당하는 주부들이 변변치 않은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쥐들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형편이다. 이곳 주민들은 사는동안 줄곧 열등감이 주는 고문에 시달린다. 누더기를 걸친 실업자는 창피하다는 생각 때문에,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