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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코트

농사짓기1

나는 농부들의 고된 노동에 따르는 기쁨을 애기 하고 싶다. 노인들에게서도 기쁨이 샘 솟듯 흘러 나온다. 하늘이 일과 일터를 스스로 고르도록 기회를 주셨다면 나는 땅과 우물이 있는 곳, 곡식을 내다 팔 시장이 가까이있는 골랐을 것이다. 땅을 가꾸는 것 만큼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은 없다. 그 가운데 밭을 가꾸는 일이 최고이다. 그 갖가지 채소들 하며, 어떤 것은 늘 잘자라주고 하나가 안되어도 다른 것은 잘 되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나를 거두어 들이고 나면 또 다른 걸 거두어 들일 수 있다. 한해 내내 그렇다. 나는 큰 욕심없이 우리 집 밥상을 위해 오늘도 밭으로 나간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손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 다만 좋은 것을 먹는가, 나쁜 것을 먹는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자기 밭에서 나는 채소와 과일을 먹는 사람은 자기 밭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먹는다. 벌이가 적은 집의 가계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식비이다. 우리는 밭에 대해 더욱 멀리 내다보고, 농사짓는 계획을 세웠다. 땅도 중요하지만 기후에 맞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울타리 너머로 살펴보라. 이웃들이 땅에서 무슨일을 하는지 설펴보라. 시골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을 잘 견주어 보아야 한다. 슬기롭고 생각이 깊은 농부 한두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런 농부들이라면 초보자들에게 잘못된 길을 가르쳐 주고, 뒤에서 웃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가든 이런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 땅의 종류에 따라 길러야 할 채소나 곡식, 과일을 결정해야한다. 우리는 계단식 밭을 만들었다. 뿌리를 덮는 짚과 가을에 파종한 호밀이 겉흙이 쓸려 나가는 것을 잘 막아주었다. 우리는 쓸 수 있는 겉흙을 모두 실어와 밭을 만들고,, 꾸준히 퇴비를 날라다 땅을 더욱 기름지게 했다. 퇴비는 땅의 힘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 주었으며, 더 쓸모 있는 땅이 되도록 해주었다. 갑작스런 소나기와 비에 흙이 강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남아 있는 겉흙에는 안타깝게도 영양분이 거의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남아 있는 광물질 마져 없어져, 그 땅에서는 채소는 말할 것도 없고 적응력 강한 야생식물도 자랄 수 없었다.

 

좋은 밭을 만들려면 사람은 곡식들이 거의 모든 자양분을 겉흙, 다시말해 거죽의 흙에서 얻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건강한 땅은 유기물 생명체로 가득하다. 겉흙은 여러가지 뜻에서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겉흙이 살아있는 첫 번째 까닭은 식물과 동물의 찌꺼기로 이루어진 유기물질을 아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찌꺼기들이란 나뭇잎, 잔가지, 풀, 거름, 짐승의 시체 같은 것들이다. 겉 흙은 썩은 잎이나 풀 같은 유기물질을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으로 바꿔주는 미세한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 숨쉬고 있다. 또한 겉흙은 열심히 땅을 경작하는 지렁이 덕분에 살아 있다. 자렁이는 자기 몸속으로 작은 티끌을 통과 시키면서 자기에게 먹이가 되는 영양소만 먹고는 땅을 정말 기름지게 만드는 나머지 물질들은 몸 밖으로 내보낸다. 지렁이 배설물에는15센티미터 두께의 겉흙보다 질소가 다섯배, 인산염이 일곱배, 칼륨은 열한배나 풍부하게 들어 있다. 지렁이는 찌꺼기를 곡식에게 필요한 균형잡힌 영양분으로 바꿔줄 뿐 아니라, 땅에 굴을 파 공기가 통하도록 만들며 물이 잘 빠져 나가게 한다. 겉흙은 곤충과 설치류 같은 생명체들도 가득차 있다. 겉흙이 유기물질로 더욱 기름질수록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숫자도 더 많아질 것이다. 또한 쓸모가 많고 곡식을 기르기 쉽도록 더 부드러운 땅이 될 것이다.  건강한 곡식은 건강한 땅에서만 자랄 수가 있다. 이를테면 땅에 요오드와 붕소 같은 필수성분이 없다면, 그 땅에서 자라는 식물과 그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들도 똑같이 광물질과 영양부족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자연은 여러세대에 걸쳐 흙을 만든다. 이 사실은 흙의 바닥과 습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곳에는 썩어가는 식물과 지렁이 배설물, 그리고 곤충, 새, 짐승들의 배설물과 가끔씩 그것들의 시체가 있다. 북아메리카 숲에서 2.5센티미터의 겉흙을 만들기까지는 3백년에서 천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겉흙에서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 썩어가는 유기물질이다. 분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겉흙에 살면서 그 일부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유기체 미생물들이다. 숲이 어떤 성격이 되는지는 기후, 땅의 높이, 햇빛의 양, 흙의 성분에 따라 결정된다. 숲 바닥의 구성물은 그곳을 덮고 있는 식물들이 요구하는 것에 맞춰 계속 달라진다. 단단한 단풍나무가 자라려면 칼슘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단풍나무가 자라면서 칼슘을 다 써버리면 흙은 단풍나무는 자라기 어렵게 되고, 가문비 나무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된다. 숲의 바닥 흙은 그 안에 있는 광물질의 구성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식물들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능력도 달라진다. 또한 무엇이 숲의 바닥을 구성하고 있는가가 그곳의 광물질을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 고장의 여러가지 환경도 흙에 꼭 필요한 광물질이 많아지거나 적어지게 할 수 있다. 엄격히 말해 자연 숲의 상태를 그대로 되살려 놓더라도 모든 식물이 모두 만족하지는 않는다. 식물들은 저마다 특별한 광물질이 포함된 흙을 필요로한다. 그러면 우리는 척박한 우리 땅이 숲으로 우거져서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몇 천년을 기다려야만 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퇴비를 줌으로써 건강하게 살아숨쉬면서도 균형잡힌 땅을 만들 수 있다. 퇴비는 식물에게  영양분이 될 만큼 충분히 썩은 유기물과 겉흙을 섞은 것이다.

 

흙은 금속을 합금하는 것처럼 정확하게 만들고 다시 바꿀 수 있다. 우리는 동물이 만들어 내는 찌꺼기를 썼는데, 그것은 주로 배설물이었다. 나중에는 방법을 바꿔 숲이 퇴비를 만드는 것처럼 식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퇴비를 만들었다. 이 식물들은 대개 영양이 다 빠져나간 땅에서 자라므로 석회암, 인산염 암반, 칼륨 암반, 이회토, 콜로이드성 흙으로 영양을 보충해 주었다. 우리는 퇴비 더미를가로 세로 2미터로 네모나게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보름쯤이면 퇴비더미를 다 만들수 있도록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퇴비더미가 작을수록 그 안에서 열도 줄어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퇴비 더미에서 나는 열은 잡초 씨앗을 파괴하고 해로운 균을 없애며, 유기물질을 빠르게 분해하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퇴비는 먼저 우리 주변에서 나는 것들로 만들 수 있다. 이는 고장과 계절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볏집과 마른 풀, 가랑잎, 톱밥, 뗏장 죽은 것과 겉흙을 썼다. 이것들은 운반하기도 쉽다. 마른 풀과 가랑잎은 한해에 한번씩만 넉넉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듬해까지 쓸 수 있도록 미리 넉넉하게 모아 두려고 애를 썼다. 또 날마다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 밭에서 뽑아낸 잡초, 깍아낸 풀, 꽃 밭에서 나온 잡동사니가 있었다. 우리는 쓸 수 있는 유기물질은 하나도 헛되이 버리지 않았다. 적어도 열흘에서 보름은 걸려서 조금씩 퇴비를 만드는 것이 좋다.

 

퇴비는 젖어있지는 않더라도 습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한동안 비가 안오면 물은 조금씩 부어 주어야 한다. 제대로 만든 퇴비라면 만든 뒤 며칠안에 섭씨 70도쯤 열이 날 것이고, 그래서 유기물질은 더 빨리 분해되고 잡초 씨앗은 자연히 없어질 것이다. 퇴비에 열이 안난다면 잡초 씨앗은 살아남아 다시 밭으로 돌아 갈 것이다. 퇴비에서 열이 식는다 싶으면, 지렁이들을 그 안으로 집어 넣을 수도 있다. 지렁이들이 퇴비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부지런히 유기물질을 분해할 것이다. 지렁이를 쓸 수 없다면 옆으로 쇠스랑이나 삽을 넣어 퇴비를 뒤집어 주면 될 것이다. 또한 보통은 퇴비를 만들고 나서 활성제를 조금 넣기도 하는데 이 활성제는 분해를 촉진한다. 활성제를 넣는 까닭은 박테리아를 활성화하고, 지렁이를 끌어들이며 유기물질의 분해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활성제는 물에 녹여 거름에 층층이 뿌리거나 쇠지렛대로 위에서 아래로 구멍을 뚫고 거기에 붓는다. 활성제를 넣지 않고 퇴비를 만들기도 하는데, 활성제를 넣는다면 빨리 분해가 되겠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면 활성제를 넣지 않고도 좋은 퇴비를 만들 수 있다. 퇴비가 축축하고 날씨가 따뜻하다면 퇴비를 두달에서 석달 안에 쓰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 동안에 퇴비안에 있는 여러가지 물질들이 기름지고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흙 같은 덩어리로 변할 것이다. 아무 것도 섞지 않고도 숲바닥에서 생기는 것 같은 좋은 퇴비를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산염 암반, 칼륨, 면화씨 루, 석회, 그리고 활성제나 지렁이처럼 흙에 이로운 것들을 넣어주거나 또 퇴비를 뒤집어 준다면, 유기물질이 더 빨리 분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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