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국 각지 교수들도 현재의 보상 수준과 자신이 다른 곳에서 제시받는 조건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상대적 가치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아예 몰랐다면 편히 살 수 있었던 교수들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모두들 자신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 현재 받고 있는 돈이 다른 교수들에 비해 특별히 높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돈이 의미하는 자신의 가치에 더 예민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어느 정도 가치가 부여되는지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교수들도 자신의 가치를 더 알아주는 곳에 가고 싶었을 뿐이다. 이렇게 네트워크 상의 모든 점은 자신의 원할 때 미래에는 다른 네트워크의 한 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신경제에서 모든 것을 다 취하는, 아니 거의 모든 것을 취하는 독보적인 존재는 거의 없다. 정상 혹은 정상 가까이에 있는 나머지 사람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은 꼭 필요한 재능과 인맥을 가지고 있고, 능숙하게 자기자신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든 것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이 의존하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 수입 일부를 나눈다. 또 이렇게 수입의 일부를 받은 사람은 다시 자신들이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과 나눈다. 이런 현상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안에서 계속 위, 아래, 옆으로 그 범위를 확장해 간다.
상위 1%는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으며, 상위 5%는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더 좋은 상황이다. 상위 20% 역시 안락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러니 사다리 각단의 거리는 과거보다 더 멀어졌다. 이미 말한대로 중산층의 발전이 부진했으며, 그 밑 단에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퇴보한 상태에 놓여 있다. 아서 밀러 소설에 나오는 윌리 로맨은 아들에게 성공방법을 다음과 같이 일러준다. “다른 사람이 너를 좋아하면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인정해 주는 집단이 모든 힘을 쥐고 있다. 이런 집단은 실존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 수입이 아주 많아질 수도 아니면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이는 우리가 열심히 일해야 할 충분한 동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한 것이 경제적인 성과를 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누가 당신을 위로 올려 주겠는가?
조직이 주는 마음의 평화는 개인으로서는 굴복이다. 좋은 뜻에서 이를 준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예전에 한 사람의 사회생활은 자신의 할 바를 다해야 하는 조직의 가장 아래 부분에서 시작했다. 열심히 일하고 적당히 잘 보이면, 조직은 계속해서 당신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한다. 그 순간 당신의 사회생활은 조직에 달려 있게 된다. 다시 말헤 조직의 성공이 당신의 성공이다. 이제 당신의 사회생활은 당신에게 달려 있는 시대다. 개인의 경제적인 성공은 자기자신을 어떻게 잘 판매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신의 판매는 올바른 인맥에서 성공한다. 물론 인맥은 과거 경제에도 중요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를 알고 있으며, 내 얼굴에 미소가 있어야 한다는거지. 사람을 직접 만나는 거야. 신경제의 경제적인 성공은 명문대학 졸업장 보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창조력에 더 좌우된다. 진실을 말하자면, 직장을 구하는데 있어 대학교육이 갖는 진정한 가치는 대학에서 배운 것보다 대학에서 만난 사람과의 관계가 더 있다.
sixdegrees.com 이라는 인터넷 기업이 있다. 이 사이트는 만나고 싶어하는 친구나 아는 사람의 이름을 입력하면 프로그램에 의해 당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이어갈 수 있게 차트를 제공해 준다. 여섯 단계 이내에서는 모든 사람이 어떻게든 연결된다는 이론의 기원은 예일 대학의 사회학교수 스탠리 밀그램이 1960년대에 실시한 실험이다. 한 부자가 대통령과 커피 한잔 하자는 초대장을 받는다. 이 부자가 아무 노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초대장이 날아올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초대장을 보내도록 만들 수도 있다. 두 가지 중 어느 경우든 이 초대장이 부자에게 갖는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대통령이나 워싱턴의 다른 실력자의 주목을 끌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확실히 심어준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사무실에 가보면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의 사진이 상대의 자필 서명과 함께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정치인의 감사메모를 받으면, 또 교묘하게 다른 사람들이 보게 한다. 다음 번에는 골프치기로 했다는 소문이 돈다. 이로 인해 이 부자가 얻는 것은 감히 계산하기 힘들 정도다. 실력자의 귀에 접근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사의 대열에 갑자기 오르게 된다. 이런 명성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리고 여러가지 면에서 그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힘 있는 모습을 보이면, 그 순간부터 그의 고객이나 공급업체, 채권자, 투자자, 계약업체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그 대가로 직접 그 사람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치인에게 있어서 선거자금이 이 거래의 핵심은 아니다. 이 부자를 통해 정치인은 다른 여러 부자들의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부자는 자리를 만들어 다른 사업가를 그 정치인에게 소개한다. 이 사람들은 그 정치인이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 다음 조찬, 만찬, 골프 초대로 이어지고 네트워크 멤버들은 확신을 갖고, 매력을 느끼며 유혹에 빠진다. 얼마후 사업가들은 돈을 내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게 된다. 새로운 인맥이 만들어 지게 된다. 정책이 바뀐 것은 없다. 어떤 법안이 통과되거나 표심에 변화를 준 것도 없다. 그러나 그 정치인이 사업가 네트워크에 속한 많은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하면서, 필연적으로 정치인의 세계관에는 변화가 오게 마련이다. 서로가 서로를 유혹하는 셈이다. 정치인은 부자들에게 다른 실력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반대로 정치인은 돈 많은 사람들을 더 많이 알게된다. 서로가 서로를 굳건히 다져 주고 있다. 미국에서도 개인적인 인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거미줄 같은 강력한 인맥의 세계에 속해 있는 사람은 확실하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종, 민족, 성차별은 재량권이 엄청난 경영자라면 모를까, 거의 생각할 수 없는 사치품이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경영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쪽이 아닌 고객과 투자자가 좋아하는 쪽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인터넷은 단지 홍보를 위한 또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각 개인은 자신이 속한 조직내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면서 앞길을 헤쳐나가고 있다. 몇 년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방된 시장에서의 자신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방된 시장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직의 일부로 계속 그 안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서의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다. 재능있는 사람들의 이동이 점점 더 심해지고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지금, 자신의 조직에 시간과 에너지를 바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자기 자신의 브랜드 구축에 의욕을 보일 것이다.
자신의 가치가 그냥 사람들의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특출한 존재로 부각되고 고객에게 당신을 연결시켜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목표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자신을 믿게 만든는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집단중시 사고보다 자존심을 충분히 내세우는 것이다. 겸손의 미덕보다는 자신감을 표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치가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부터 상승해야 한다. 경영컨설턴트 톰 피터슨은 “오늘부터 당신 자신이 브랜드다”라고 했다. 당신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마케팅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을 판매하려고 나서면, 이것 저것 해야할 일이 끊임없이 생긴다. 그리고 개인적인 인간관계도 침범을 받게 된다. 한 개인이 상품일 경우 모든 관계가 사업상의 계약으로 바뀐다. 시장지향적 사람의 가치는 다른 동료들이 그 사람을 얼마나 인정헤 주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서비스에 대해 다른 사람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서 나온다. 따라서 항상 자신에 대한 수요가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바쁘다'는 불평은 돈 버는 일 이외에 다른 것을 위한 시간이나 에너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성공으로 여겨진다. 시장에서 성공이야말로 시장지향적인 사람의 최후의 목표일 테니까... 그러나 신경제의 출발점에 서 있는 시장지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팔아야 하는 위험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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