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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지음,

예술이 美의 표현?

예술가가 자기 일을 전부 자기 손으로 한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술 활동에는 노동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것은 예술품을 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부분 자신들의 호사스런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이다. 만인이 평등하다는 의식이 막연하게나마 보편화 되어있다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예술이 과연 그와 같은 횡포를 보상하고도 남을만큼 훌륭하고 중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다면, 예술이란 미명아래 사람들을 강제로 부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이처럼 사람들의 노력, 생명을 희생시키고 윤리, 도덕을 파괴하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예술이라면, 그것은 이롭기는 커녕 해가 될 뿐이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생각되고 있는 것처럼 예술이란 모두 좋은 것일까. 또는 그것이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며, 그것을 위해 그만한 희생을 할 가치가 있는 있는 것인가 하는 등등의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된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은 모두 뜻 있는 일이라고 하는 그릇된 확신은, 단순히 좁은 테두리에 갇힌 예술가들의 독선적인 감격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인류에게 그토록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될 예술, 그것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노력과 생명을 희생할 뿐아니라 윤리, 도덕까지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될 만큼 값어치 있는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 무엇이냐구? 예술이란 모든 형식을 갖춘 건축, 조각, 회화, 음악, 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발레나 오페라에 나오는 여자들의 몸과 얼굴을 아름답게 하는 미용사. 의상사, 이발사, 요리사 들이 하는 일도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 대개의 경우 이러한 일은 예술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예술은 다섯가지 감각에 의해 파악된 것을 미적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 다섯가지 예술이란 미각예술, 후각예술, 촉각예술, 청각예술, 시각예술을 말한다.

 

예술의 개념이 미의 표현이기는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예술의 내용을 이루는 그 미란 무엇인가? 그 정의는 무엇이며, 또 그 실체는 무엇인가? 무슨 일이든 다 그렇지만, 어떤 말로 전달되는 개념이 애매하고 번잡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태연하게 그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마치 그런 말 뜻은 간단명료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따질 필요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미의 개념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 역시 그러하다. 美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또 알려져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美라는 말의 의미는 수천 학자가 150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논했고, 연구해 왔지만 여전히 수수께끼인 것이다. 예술에 관한 주요한 이론의 기초를 이루는 美의 개념이란 어떠한 것인가?

 

사람이나 집, 동물, 경치, 동작이 아름답다는 말은 있어도, 행위나 사상, 성격, 음악 따위가 아름답다는 말은 없다. 우리는 그와 같은 것이 무척 마음에 들때 좋다고 말하면 되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면 된다. 좋다는 말과 그 개념 속에는 아름답다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나라의 언어에는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사상, 아름다운 행위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 여러나라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는 美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미학의 창시자인 바움가르텐은 미에 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논리적인 인식의 대상은 진리요, 미적, 감정적인 인식의 대상은 미다. 미는 감성에 의해 인식되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것이고, 진리는 이성에 의해 지각되는 완전한 것이다. 그리고 선은 도덕적 의지에 의해 달성되는 완전한 것이다.”

 

美 그자체의 목적은 사람에게 쾌감을 주어 욕구를 야기시키는데 있다. 바움가르텐의 견해에 의하면 자연의 모방이 예술의 최고의 목적이된다. 멘델스존은 미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예술이란 막연한 감정에 의해 의식된 를 眞, 善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이 예술의 목적은 도덕적 완성이다.” 아름다운 것은 조화와 균형이 잡혀져 있다. 조화와 균형이 잡혀져 있는 것은 眞이다. 아름다우면서 진실한 것은 즐겁고 善한 것이다. 美는 오직 정신에 의해서 인식된다. 예술의 목적은 자연 속에 산재해 있는 많은 미를 하나로 통일하는데 있다. 이와 같은 미를 찾아내는 것이 취미이다. 예술은 형상에 대한 우리의 선천적 애정을 만족시키고, 형상에 관념을 불어넣어 주며, 우리의 감각, 감정, 이성을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또  미란 본래부터 사물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작용에 의해 인식될 뿐이다. 즉 우리에게 특징적, 조화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미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인간의 조상에게도 고유한 감정이다. 새는 깃을 아름답게 꾸미고 배우자에 대해서도 미를 존중한다. 미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중요한 힘이 된다. 미는 여러 가지 관념을 내포하고 있다. 음악예술의 기원은 수컷이 암컷 부르는 소리에 유래한다. (찰스 다윈)

 

하등동물은 생활력의 전부를 생명의 보존과 지속을 위해 소모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욕구를 채우고도 여력이 있다. 이 여력이 유희에 쓰이고, 다시 예술로 승화된다. 유희는 실제 행위의 모방이며,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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