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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지음,

美란?

美에 관한 정의는 오직 두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객관적 신비적 정의로 미의 개념을 최고의 완전성으로 승화시키려는 공상적이며 근거 없는 정의다.  또 하나는 이와 반대로 우리에게 쾌감을 주는 것이 美라는 극히 단순하면서도 명백한 주관적 정의다. 현대사회나 현대인들이 이토록 집요하게 예술을 정의하기 위해 주장하고 있는 미의 개념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주관적 의미에서 우리가 美라고 부르는 것은 일종의 쾌락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객관적인 의미로는 일종의 절대적 완전함인데 우리가 그것을 미라고 인정하는 것은 거기에서 쾌락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객관적 정의도 결국 표현을 다르게 했을 뿐이지 주관적 정의와 다를바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쪽의 정의를 따르더라도 일종의 쾌락, 즉 이해 관계에 얽히지 않는 쾌락을 느끼는 것이 곧 美라고 할 수 있다.

 

미에 관한 객관적 정의란 있을 수 없다. 형이상학적이거나, 경험적이거나, 현재 유포되어 있는 정의는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결국 주관적 정의로 귀착되어 예술은 美를 표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그 미는 아해관계에 얽히지 않는 단순한 쾌감을 주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  식사가 우리 입에 맞고 우리 마음에 든다고 해서 그것이 제일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 마음에 드는 것이 결코 예술을 정의하는 기초가 될 수 없으며, 또 우리에게 만족을 주는 여러 가지 대상이 예술다운 것의 전형이 될 수도 없다. 

 

예술의 목적이나 사명이 거기에서 얻은 쾌락에 있다고 보는 생각은 도덕적 발전이 가장 낮은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음식의 목적이나 의의를 음미할 때 느끼는 쾌락에 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음식의 목적이나 사명이 쾌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음식의 참다운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쾌락을 예술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예술의 의의나 사명을 이해하지 못한다. 예술의 목적으로서 美나 쾌락을 인정하는 것은 무엇이 예술인가 하는 것을 정의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문제를 전혀 예술과 인연이 없는 방면으로 옮겨서, 이 정의를 내리는 일을 불가능하게 한다. 예술에 관해 씌여진 책은 무척 많지만 예술의 정확한 정의는 오늘날 까지 이루어지지않았다. 그 원인은 예술이라는 개념의 근본에 美라는 개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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