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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지음,

예술작품이란?

 

예술이란 선. 색. 동작. 음향. 언어로서 인간이 경험하는 기분을 외부에 나타낸다고 할 경우 이는 경험적 정의이다. 예술이란 영속적인 대상이나 추이적인 행위를 만들어 내는 일로서, 그 대상이나 행위는 이를 만들어 내는 자에게 생생한 기쁨을 줄 뿐아니라, 그것을 보는 이나 듣는 이에게도 거기서 얻는 개인적 이익을 완전히 떠나서 즐거운 인상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술은 심적 상태의 표현이라고 보는 경험적 정의가 옳지 않은 것은, 인간의 선, 색, 음향, 언어 따위를 빌어 자기 기분을 나타내더라도, 이로써 타인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에 있어서인데 그럴 때는 그 나타남이 예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술이나 체조도 예술의 범주에 들수 있고, 시나 연극의 어둡과 참혹한 장면도 예술에 작품에 포함된다. 즐겁지 않는 인상을 준다고 해서, 예술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예술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쾌락의 수단으로 보는 방식을 버리고, 인간 생활의 한 조건으로서 예술을 바라다 봐야 한다. 우리는 예술을 인간 상호간의 교류수단의 하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예술 작품은 그것을 만든 사람과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 다시 말하면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 그 예술적 인상을 받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 일종의 교류를 갖게 한다.

 

사상이나 경험을 전달하는 말이 사람들을 결합하는 수단이 되는 것처럼, 예술도 그와 같은 작용을 한다다만 예술이라는 이 특수한 교류수단이 말이라는 교류수단과 다른 점은, 말로는 어떤 한 사람이 자기생각을 남에게 전달할 뿐이지만, 예술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서로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작업은 인간이 귀나 눈으로 타인의 감정의 표현을 접했을때, 그 감정을 나타내는 사람이 경험한 것과 동일한 감정을 경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 근거를 둔다. 가장 알기 쉬운 예로 남이 웃으면 상대하는 자도 명랑해지고, 울면 이 울음소리를 듣는 자도 슬퍼진다. 울컥하든지 시무룩하든지 하면, 상대방도 이를 보고 같은 상태가 된다. 동작이나 목소리의 울림으로 용기나 결단력 또는 반대로 외로움이나 의젓함으로 나타내면, 이 기분은 상대방에게 옮아간다. 또 어떤 사물이나 인물이나 현상에 대한 환희, 존경, 공포의 마음을 나타내면,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어 같은 사물이나 인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똑같은 감정을 보이게 된다. 진실로 예술의 활동의 기초는 인간이 남의 마음에 감염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하품이 나왔을 때 남도 하품하게 만든다든지, 자기가 웃음을 터뜨렸을 때 남을 웃긴다든지. 자기가 괴로울 때 남에게도 괴로움을 끼친다든지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만으로 아직 예술은 아니다. 예술은 사람이 자기가 경험한 감정을 타인에게 옮길 목적으로 재차 이를 자기 속으로 불러일으켜, 일정한 외면적인 부호로 이를 표현할 때 비릇된다. 감정이 아무리 다양하더라도 매우 강하든 약하든 간에, 대단한 것이든 하찮은 것이든 간에, 나쁘거나 좋거나 간에 만일 그것을 독자나 관중이나 청중에게 감염시킬수만 있다면 그것은 예술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일단 경험한 느낌을 자기 속으로 불러일으킬 것, 그리고 이를 자기 속에 불러일으킨 다음에 동작, 선, 색, 음, 말의 형태로써 이 느낌을 타인도 경험할 수 있도록 표현할 것- 이것이 예술 작업이다. 즉 예술이란 어떤 사람이 자기가 경험한 느낌을 의식적으로 일정한 외면적인 부호로서 타인에게 전하고 타인은 이 느낌에 감염되어 이를 경험한다는 것으로써 성립되는 인간의 작업이다. 말이나 설교나 예술이나 서적뿐 아니라, 우리가 자신들의 사상적 경험을 서로 전달하는 모든 이야기에 의하여,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처럼, 예술도 넓은 의미로는 우리의 모든 생활 속에 스며들어가 있는데, 우리는 그 가운데 몇가지 표현만을 좁은 의미로 한정해서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거나, 연극이나 음악회나 전람회에서 보고, 듣고 하는 것만을, 그러니까 건축이나 조각이나 시, 소설 따위만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것들은 우리가 생활상에서 상호 교류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예술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생활은 자장가나 농담, 흉내, 주거, 의복, 가구류의 장식에서부터 의식이나 행렬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예술작품으로 충만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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