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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일부 기관들은 암에 자주 걸리는데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자주 갱신되거나, 손상된 뒤에 재생되어야 하는 조직들이 위험하다. 이런 조직들은 새 세포를 형성하는 줄기세포 저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줄기세포들은 수명이 길고 전문화 되어 있지 않으며, 무한분열 능력이 있고 기본적으로 체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 변종줄기세포들은 돌연변이 세포를 만들어 낸다. 돌연변이 세포들은 보다 활발히 증식하는 동시에 통제 신호들에 둔감하고 자살프로그램 작동을 중단하며, 분화된 체세포로 제대로 성숙하지 않는다.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정상세포를 만들지 못하고, 과도하게 증식만하며 종종 다른 세포들을 쫓아내고 활발한 변이를 거듭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변이체들이 생겨나는데 그 중에는 몸의 방어 시도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거나, 혹은 저항력이 큰 변이체들도 있다.

 

근육, 뼈, 눈 과 몇몇 다른 조직들에서는 몸이 성장하는 동안에만 줄기세포들이 활발히 활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위에서는 특히 유년기에 암이 발생하는데, 뼈암은 빠른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이 주로 걸린다. 어른들이 잘 걸리고 따라서 전체적으로 더 발생빈도가 높은 종양은 줄기세포가 평생동안 활발히 활동하고 세포를 보급하는 조직들에서 나타난다. 바로 위, 폐, 장, 젖샘, 전립선, 난소, 자궁, 자궁경부 및 혈액이다. 세포막에 있는 작은 펌프들은 침투한 독소를 당장 세포 밖으로 퍼내는 일을 한다. 적어도 일부 종양 세포들이 돌연변이를 통해 그런 메카니즘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세포를 독소, 이른바 세포증식 억제제나 방사선으로 퇴치하려고 하면, 항생제로 감염증을 치료할 때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많은 세포들이 죽고, 방사선이나 화학치료제에 저항력이 있는 세포들만 살아남는다. 그러고 나면 살아남은 세포들의 증식력은 더 커진다.

 

암발병이 환경에 종속된다는 것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상이한 종류의 암이 나타난다는 사실에서 알수 있다. 현재 가난한 나라에서는 간암, 폐암, 위암, 식도암이 주를 이룬다. 암으로 인한 사망 가운데 기껏해야 5%가 환경오염 때문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천 가지의 천연물질도 일정량이 넘어면, 인공물질만큼 암을 유발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독소의 99.9%가 식료품의 천연성분이다. 암발병을 부추기는 환경요인 가운데 가장 큰 해악은 담배다. 흡연이 암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18세기에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코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코암이 문제였다. 얼마후 파이프 담배가 생겼고, 그럼으로써 입술과 혀에 종양 발생이 늘었다. 흡연외에 식생활, 감염, 운동부족도 중요한 원인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비만 역시 중요한 인자로 여겨진다. 비만은 식생활, 운동부족과 깊은 연관이 있다. 결국 암도 부분적으로는 수렵채집으로 삶을 영위했던 선조들처럼 생활하지 않는데서 기인한다.

 

유방암과 전립선암 발병에는 호르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식생활과 운동같은 일반적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지만 아마 두 질병의 발생률은 현재의 성문화, 생식형태와 상당히 관련이 깊을 것이다. 이미 17,18세기 수녀들이 일반 여성들에 비해 유방암이 훨씬 잘 걸린다는 사실이 눈에 띄였다. 수녀들은 자식이 없었다. 여성들은 지난 20년간 평균 1.3-1.4명의 자녀들을 출산했다. 예전에 평균 6명의 자녀를 두었던 것에 비하면 무자녀에 가깝다. 아이를 적게 나으면 유방암에 잘 걸리는는가? 여성의 생리는 무엇보다도 유방조직에 영향을 미치고, 젖샘세포들이 증식하도록 자극하여 임신을 준비시키는 호르몬이 다달이 분비되게 한다. 어느 한철에 한정되지 않고, 연중 임신이 가능한 덕분에 여성선조들은 평생 생리를 150-200번했다. 17-45세 사이에 6명의 자녀를 낳았고, 아이마다 대략 3년간 젖을 먹였다. 수유기간에는 프롤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배란을 억제했다. 그렇게 끊임없는 임신으로 인한 과도한 부담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 현대여성은 생식력을 갖는 기간이 엄천나게 길어진 반면, 임신과 수유로 인한 생식력이 중단되는 기간은 훨씬 줄었다. 그리하여 평생 400-500번의 생리주기가 돌아오며, 유방조직은 호르몬에 훨씬 더 노출된다. 이것이 유방발생률을 크게 높을 것이다.

 

남성에게 두 번째 암인 전립선암도 생식관련이 있을 수 있다. 통계를 보면 전립선암은 20-30세 남성의 약 10%에서 이미 초기단계가 발견된다. 50세 남성의 약 30%, 80세 남성의 절반이상이 종양이 있다. 유방암으로 에스트로겐을 의심하는 것처럼 전립선암은 테스토스테론을 혐의에 둔다. 전립선암이 성장하려면 남성호르몬이 필요하다거세한 남자들은 전립선암에 걸리지 않는다. 사람보다 전립선이 큰 동물은 개뿐이며, 개는 나이들어 전립선암에 걸리는 유일한 동물이기도하다. 그렇다면 전립선암은 정상적인 남성생식 형태의 부작용일 것이다. 사자, 사슴, 고릴라의 우두머리는 화려한 봄을 보내고 나서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금세 최후를 맞는다. 반면에 성생활을 생식과는 거의 완벽히 별개로 하고, 동시에 죽음의 시점을 계속 뒤로 연장했던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 늙어서까지 쾌락의 열매를 향유한다. 전립선의 속이 빌 때마다 몸은 새로이 전립선액을 생성되게 한다. 그로인해 돌연변이와 발암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을 증명할 수는 없다.

 

암발생이 아주 오래된 매커니즘에서 비롯되고 돌연변이가 불가피하며, 진화의 법칙에 의해 어떤 사람이든 래살면 몸안에 종양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아마도 암에 걸리는가, 걸리지 않는가가 아니라 암세포가 얼마나 빨리 자라는가가 문제다. 암세포가 빨리 자랄 경우 보통 50-80세에 암이 걸린다. 그러나 암세포가 천천히 자란다면, 100-12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암을 예방하려면 무조건 적게 먹으라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암 발달의 중심부에 만성염증이 있다고 추측한다. 유전자 손상은 불을 붙이는 성냥이고, 염증은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휘발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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