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내 몸 안의 적

15-20억년 전에 원시 다세포생물들의 체내에서 몇몇 세포들이 전문화되기 시작했다. 그럼으로써 오늘 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질병보다 무서워 하는 병의 기반이 확립되었다. 암은 어떤 유기체의 세포들이 대열에서 벗어나 독자노선을 걸을 때 발생한다. 암은 오래된 질병이다. 암은 매우 오래되고 생명의 발달에 없어서는 안될 성장 제어와 세포분화의 메카니즘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모든 세포는 환경에 반응한다. 온갖 부담에 노츨되고 살아남기 위해 이 부담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무생물은 다양한 출처에서 나온 유전체를 손상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풍부한 방사선으로 우리를 괴롭힌다. 동식물은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갖가지 독소를 만든다. 유기물질이 연소할 때 유전체를 손상시키는 수많은 물질이 발생하고 우리는 때때로 그것을 흡입한다. 우리의 몸자체도 세포의 유전체를 혹사 시킨다. 산화스트레스는 체내에서 산소와 수소의 반응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지고, 이른바 자유래디칼이형성될 때 발생한다. 자유 래디칼은 주로 유전체를 공격하여 돌연변이를 유발한다. 모든 생명체는 자기세포의 설계도가 훼손되는 상황을 늘 겪고 있는 것이다.

 

진화과정에서는 유전체가 단시간내에 완전히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메카니즘이 생겨 유전자는 부단히 수선된다. 그런데도 복구할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세포는 제 기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런 것을 영구적 돌연변이라 하는데 이것은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세포는 어차피 주기적으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어떤 세포가 망가지게 되면, 제거 되거나 혼자서 죽는 데 일부 희귀한 돌연변이에 의해 세포가 죽지 않고, 활발히 증식하면서 우리 몸의 엄격한 거주 규정을 지키지 않을 때 상황은 위험해진다. 우리의 석기시대 선조들도 암에 걸렸고, 오늘날 우리도 암에 걸린다. 요즘에는 예전보다 자주 암이 발생한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20-30세 또는 40세였을때는 암으로 발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오늘날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이야말로 암이 자주 발생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암을 모면하는 길은 두가지다. 첫 번째 다른 원인으로 일찍 죽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환경 요인들이 암을 촉진하는지를 알고 평소에 이 요인에 주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험을 낮추더라도 암에 걸릴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암은 대부분 어떤 세포 유전체의 변화, 즉 유전자 돌연변이에서 시작된다.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화학제품이나 방사선이 작용하면 돌연변이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그런데 돌연변이는 생명현상의 일부다. 유전체의 변화 없이는 진화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로 암의 시작에는 진화와 생명의 기본메카니즘이 있다. 따라서 어떤 면으로는 방사선과 독소 같은 유전체를 손상시키는 요인들도 진화과정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우주 방사선, 암석의 자연방사선, 태양의 자외선B, 자외선C, 감염원, 천연살충제, 농약, 살균제 및 기타 독소는 옛날부터 유전체를 손상시켜왔다. 여기에 산소까지 가세한다. 산소는 35억년 전에 최초의 생물중의 하나였던 시아노박테리아의 광합성 부산물로 처음 만들어졌다. 그 후 산소 농도가 점치 증가했고, 심각한 공기오염을 유발했다. 산소는 반응력이 매우 좋아 방어 메카니즘을 개발하지 못한 당시의 유기체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동물과 식물이 산소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산소를 세포에서 에너지를 획득하는데 이용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래디칼 산소는 암을 유발한다.

 

그 다음 문제는 인간이 대략 100조개의 세포를 가진 다세포 생물이라는 점이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여러가지 임무들을 수행하고 다양한 기관과 조직을 형성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단세포 생물에서 시작되었다. 성장하여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포들은 증식하고 변하고 분화하고, 몸속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것은 암의 발생과정과 상당히 유사하다. 만약 인간의 수명이 무한하다면 우리 모두는 암에 걸릴 것이다. 몇 조에 이르는 총 세포 수는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 세포들이 형성된다. 매초마다 100만개가 넘는 혈구와 그만한 수의 장세포들이 생겨난다. 이들 각각의 세포는 통치체계를 벗어날 수 있는 잠재적 이상체이다. 그래서 혈액암과 장암이 드물지 않다. 세포는 기본적으로 독립된 생명체로서 적절한 생활권에서 임의로 번식하고 진화를 겪을 수 있다. 인체는 세포들에게 적절한 생활권이다.

 

어떤 세포가 자꾸 자립하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딸 세포르 만들어내고, 이 딸 세포들이 제거되지 않고, 체내에서 경쟁세포들보다 잘 증식하면, 세포클론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종양의 시작이다. 여기에 속하는 세포들은 마치 기생생물처럼 우리 몸 속에서 증식한다. 하지만 금방 다시 한계에 도달한다. 점차 다른 돌연변이가 추가되어 변절한 세포들이 자손들을 점점 위협적인 존재로 만들고, 그들이 통제 메카니즘을 차단해 버리고, 더욱 공격적으로 자라게 한다. 그렇게 해서 대개 몇 년, 몇 십 년이 걸려 언젠가 우리 체세포들의 공동체를 탈퇴한 그 단일세포의 자손들은 자체적인 종양을 형성하는데, 이러한 종양은 몇 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질 수 있고, 암이 발생하면서 정체를 드러낸다. 신체의 방어 메커니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 과정은 훨씬 가속화 될 수 있다.

 

변종세포를 막는 가장 중요한 조처는 이른바 예정 세포사인데, 이것은 일종의 자살 프로그램으로 세포의 정해진 수명이 다하거나, DNA가 손상을 입으면 작동된다. 그러니까 암새포들이 킬러가 되려면 이러한 특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종양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려면, 자체적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 더 자라려면 장벽을 뚫고 다른 조직으로 침투해야한다. 종양세포들은 진화상의 정해진 사회계약을 파기하는 세포들이다.

 

 

'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40억년의 햇빛  (0) 2011.10.10
  (0) 2011.10.06
곤경에 처한 심장  (0) 2011.10.04
좋은 유전자 나쁜 유전자  (0) 2011.09.28
잡식동물(2)  (0) 201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