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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피부와 털

인간은 포유동물이다. 포유동물은 약 2억 년전에 지구에 살기 시작했다. 포유류의 가장 큰 특징은 새끼를 낳고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포유동물에게는 젖을 만드는 젖샘이 있다. 포유동물의 두 번째 혁신은 털이다. 거의 모든 포유동물에게는 부상, 추위,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털가죽이 있다. 예외가 인간외 하마, 고래, 코끼리, 코뿔소, 집돼지, 벌거숭이 두더쥐다. 하마, 고래는 수중생물이라 그렇고, 집돼지는 품종개량으로 그렇게 되었으며, 코뿔소, 코끼리는 뚜꺼운 피부가 거대한 몸집을 따뜻하게 유지하기가 쉬우며, 곤충과 강한 햇빛을 막아준다. 포유류가 각질판이나 비늘로 뒤덮였던 악어같은 파충류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털은 비늘로부터 발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털가죽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추위와 일광으로 부터의 보호다. 포유류는 조상인 냉혈동물 양서류, 파충류와 달리 온혈동물이기 때문에 털이 필요하다. 온혈동물은 체온을 주변온도에 맞추지 않고 늘 일정수준으로 유지한다. 사람의 정상체온은 섭씨 37도 정도이고, 온혈동물은 냉혈동물에 비해 결정적인 이점을 갖는다. 바로 서늘한 날씨에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이러한 장점을 누리기위해 다량의 에너지와 외부로부터 보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왜 인간은 이런 자연의 중요한 발명품인 털을 포기했을까?

 

약 50만-150년전에 인류는 기생생물이 옮기는 질병을 피하기 위해 털가죽을 벗었다. 우리는 사람의 피부에서 와 벼룩, 모기가 살 터전을 없앰으로써 질병으로부터 자신으로 보호했다. 이것은 그 사이에 인간이 불을 이용하고 옷을 만들만큼 영리해졌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표범은 속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400미터를 달리고 나면 몸이 과열이되어 달리기를 멈추어야 한다. 멈추지 않으면 쓰러져 죽거나 혹은 혼수 상태에 빠질 것이다. 하이에나는 떼를 지어다니며, 아주 끈기가 있다. 하이에나들은  몇시간씩 지치지 않고 달리며, 사냥감이 녹초가 될 때까지 뒤쫓는다. 맹수에게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 선조들은 뛰어난 지구력을 길러야 했다. 그 해결방안이 땀을 흘리는 것이다. 땀은 피부를 식히고 체온을 낮추어준다. 아프리카 사바나 생활은 무엇보다도 사람에게 효율적인 냉각시스템을 갖추게 했다. 다른 포유동물은 호흡을 통헤 체온을 조절한다. 많은 열을 방출할 때면 격하게 숨을 몰아쉰다. 사람에게는 100제곱센미터당 약 100개의 샘이 있다. 털이 없는 피부에서는 땀이 증발하고, 식는 과정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똑바로 서서 달리는 사람의 경우에는 우선 눈썹, 위로 굽은 윗입술과 수염, 턱 같은 수평차단물과 땀이 맨먼저 솟아나거나, 몸을 따라 흘러내릴 부분들에 난 체모가 땀이 몸에 머무르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프리카인의 곱슬곱슬한 모발도 일광차단 기능외에 땀을 붙들면서 동시에 공기가 통하게 해서 땀을 증발시키게 한다. 머리털은 뇌를 과열로부터 보호해주는 천연모자다. 다른 곳에 남아있는 털은 그 역할이 복잡하다. 눈에 띄는 점은 땀샘이 아주 많은 곳에 털이 나 있고, 직모가 아니라 미세하게 곱슬곱슬해서 전체적으로 넓은 표면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털들이 사람의 냄새를 잘 퍼뜨리는 데 이용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나왔다. 이는 배우자를 찾을 때 또는 위험상황에서 전달물질로서 또는 몸이 아플 때 유리했을 것이다. 땀냄새는 이성을 자극하는 효과를 가진 혹은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비듬은 성가시다. 비듬이 생기는 원인은 건조하거나 기름진 피부, 머리를 지나치게 자주 감거나 혹은 감지 않는 것, 건강하지 않는 식생활, 스트레스 혹은 헤어스타일링 제품 등이라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주범은 따로 있다. 비듬은 효모균 말라세시아 글로보사와 말라세시아 레스트릭타가 그들이다. 이 효모균들은 두피로부터 좋아하는 음식을 제공받으면서 편히 머리에 거주한다. 그 음식이란 모근 옆에 있는 피지선에서 분비되어 모낭을 거쳐 피부표면이 이르는 피지다. 피지는 죽어서 각질이 된 세포들로 이루어진 두피의 최상층과 모발이 부드러움을 유지하게 해주고, 원치 않는 침입자로부터 보호해준다. 비듬은 표피의 가장 바깥 쪽에서 떨어진 조각들이다. 바깥에서 끊임없이 죽은 세포가 떨어져 나가고 피부 안쪽에서는 계속해서 세포가 생성된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우리에게 해가 없는 미생물 종들만 피부에 살게 함으로써 적어도 간접적으로 덕을 본다. 그럼으로써 위험한 균들이 살 공간이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말라세시아 균도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드문 편이다. 이 균은 먹이가 풍부할 때, 즉 피지가 많이 분비될 때 매우 번성한다. 사춘기의 폭발적인 호르몬의 분비로 피지생산이 활성화 되면, 그 결과 얼굴에 여드름이 난다. 프로피오니라는 이름의 박테리아도 여기에 관여한다. 피지는 체온 조절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신체 방어책의 일부로도 여겨진다. 피지와 각질화된 피부세포들이 보호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생식력과 근육형성, 신체 능력을 촉진하고 무엇보다도 생식이 가능한 시기에 주로 분비된다. 우리는 기생생물 위협이 적고, 먹을거리가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우리의 면역계에 가해지는 압박은 예전보다 덜하다. 수럽채집 사회에서는 연장자들이 흔히 특권을 누렸고, 위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그들은 자손을 위해 좋은 유전자를 지닌 훌륭한 부양자를 찾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때는 힘든 생활 조건에서 머리가 빠질 정도의 나이가 들었더라도 건강하다면, 생활력이 매우 강한 증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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