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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봄바람이 분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찾는 산이 수락산이다. 수락산 계곡에 진달래가 등불처럼 피었다. 나이들어 산을 오르고 계곡을 찾아 사진을 찍는 것도 에전 같지 않다. 그래도 나이들어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봄이 왔는데...
얼어붙은 대지에 다시 봄이 움트고 있다.
겨울동안 죽은 듯 잠잠하던 숲이 새소리에 실려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우리들 안에서도 새로운 봄이 움틀 수 있어야 한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나의 마음의 스승은 법정 스님이다. 스님이 추천하는 책을 모두 찾아 읽었고 한동안 스님의 글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글을 소개하고 써신 분이 류시화 시인이다. 류시화 시인은 법정스님의 글들을 모아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라는 잠언집을 내었다. 그 내용 중 지금 이 시기에 어울리는 글을 소개한다.
 
바람은 왜 부는가 / 법정
 
바람은 왜 부는가.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가는가.
기압의 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인 바람은
움직임으로써 살아있는 기능을 한다.
움직임이 없으면 그건 바람일 수 없다.
움직이는 것이 어디 바람뿐이겠는가.
살아있는 모든 것은 그 나름으로 움직이고 흐른다.
강물이 흐르고 바다가 출렁이는 것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묵묵히 서 있는 나무들도 움직이면서
안으로 끊임없이 수액을 돌게 한다.
해가 뜨고 지는 거나 달이 찼다가 기우는 것도,
해와 달이 살아있는 그런 작용을 한다.
우주의 호흡과 같은 이런 움직임과 흐름이 없다면
인간 또한 살아갈 수 없다.
이 세상에서 멈추거나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멈춤과 고정됨은 곧 죽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살아있고자 한다면
그 움직임과 흐름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것은 변화를 거치면서 살아 움직인다.
하나의 극에서 다른 극으로 움직이면서 변화한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통해
새롭고 신선한 삶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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