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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힘(장우석)

문자로 추론하는 힘, 대수력 1

 

1 ,2, 3 ,...이라는 수는 추상화의 산물이다. 수학의 세계는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추상화를 향한 동기가 강하다. 이는 역사의 어느 시점부터 1 ,2, 3 ,...의 모든 수를 하나의 문자로 대신해서 표기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문자를 사용함으로써 서로 다른 개별적인 상황들을 하나의 식으로 모두 담아낼 수 있게 되었으며, 특정한 관계를 만족하는 수를 구해내는 일반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대수라는 방법은 우선 복잡한 문장이나 관계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예를 들면 수는 순서를 바꿔서 곱해도 그 결과는 같다는 ‘ab=ba’로 표현할 수 있다.

 

문자로 수를 대표(대신)한다는 의미에서 '대수'라고 불린 이 표기방식은 문제 상황과 결부되었을 때 간단 명료한 전달력 이상의 힘을 가진다. 자연수 (1 ,2, 3 ,..)를 문자 n으로 나타낸다면 짝수(2 ,4 ,6 ,...)2n으로 나타낼 수 있다. ‘2n’이라는 간단한 문자로 모든 짝수를 담아내는 것이다. 또 홀수는 짝수-1’이므로 2n-1형태로 모든 홀수를 담아낼 수 있다. 수가 가진 성질로 일반적 성질을 밝혀내는 대수의 이러한 힘은 특수한 조건을 만족하는 수를 구해내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수를 문자로 표기하는 대수는 프랑스 수학자 비에트에 의해서 16세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수의 자리를 문자로 대체해서 일반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대단히 획기적인 발상이었다문자와 수는 사용되는 영역이 엄연히 구분되었기 때문이다. 문자로 수학을 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 대수라는 획기적인 발상 또한 인간이 가진 자유로운 사고의 힘이다.

 

대수를 이용한 문제해결력은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보통 언어로 되어있는 문제를 대수식으로 간단하게 표현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를 번역이라 하자. 문제 상황을 대수를 사용해서 나타내는 번역은 일상 언어를 기호로 대치하는 것이므로  기호화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짝수와 홀수의 합=> 2n+(2m-1) 으로

두 수의 함과 차가 각각 83 => a+b=8, ab=3 로 표현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번역된 대수식을 이용하여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 단계를 변형이라 하자. 변형은 기호화된 대수식을 답으로 유도해가는 연역의 과정이다.

2n+(2m1) -> (2n+m)1

a+b=8, ab=3 > a(8a)=3 > 2a8=3 > a=11/2, b=5/2

 

두 번째 단계인 변형에 필요한 지식은 크게 이항에 관한 것과 묶음에 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항에 대해 살펴보면

 

2a8=3

=> (2a8)+8=3+8(양변에 같은 수 8을 더한다)

2a=11

=> 1/2(2a)=1/2x11 (양변에 같은 수 1/2을 곱한다)

=> a=11/2

 

두 수가 같을 때 양변에 같은 수를 더해도 애초의 같음이 유지되며, 0이 아닌 같은 수를 곱해도 마찬가지라는 이항의 원리는 저울의 양쪽 무게를 달아서 균형을 맞추는데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항의 원리를 문자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a=b => a+c=b+c

a=b => ac=bc (c0이 아님)

 

이항 이후 작동하는 묶음의 원리는 이항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다. 묶음의 원리는 결합법칙, 교환법칙, 분배법칙이다. 

a+(b+c)=(a+b)+c, a(bc)=(ab)c : 결합법칙

a+b=b+a, ab=ba: 교환법칙

ac+bc=(a+b)c: 분배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