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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란 무엇인가(A. N. 화이트 헤

급수 (1)

급수는 산술급수와 기하급수가 있다. 산술급수는 등차급수, 즉 등차수열의 항들을 더하기로 연결한 것을 하며, 기하급수란 등비수열의 항들이 더하기로 연결한 것, 즉 등비급수를 뜻한다. 급수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수학적 개념이란 순차적인, 즉 일정한 순서에 따라 정렬된 대상의 집합을 의미한다일정한 항들의 여러 가지 순서들 가운데 어느 특정 순서가 다른 순서들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거나, 확연해 보일 경우 통상적으로 우리는 그 어느 한 순간을, 그냥 그 '순서'라고 말한다.  따라서 정수들의 그 순서는 언제나 크기 순으로 정렬된 순서를 의미하곤 한다.  그러나 크기 순서 외에도 정수를 정렬시키는 순서의 종류는 수없이 많다.

 

정렬의 대상이 되는 항들의 수가 유한할 때, 그것을 순서에 따라 정렬시키는 방법의 총 수를 그 순열의 수라 한다. n이 어떤 유한한 정수일 때, 원소의 수가 n인 집합의 순열의 수는 nx(n-1)x(n-2)x ...x3x2x1로서 이는 처음 n개의 양의 정수를 곱한 것이다. 이런 형태의 곱하기는 수학에서 매우 중요해 표기 방식을 n!으로 정해 놓고 쓴다. a와 b라는 두 개의 대상을 생각해 보자. 이는 두 가지의 배열, 즉 ab와 ba가 가능하고, 따라서 2!=2가 성립한다.  이번에는 다시 세개의 대상 a, b, c를 취해보자.  이는 여섯가지의 배열, 즉 abc, acb, bac, bca, cab, cba가 가능하고, 따라서 3! = 6이 성립한다.  대상이 a, b, c, d로 네 개인 경우에는 스물 네가지의 배열이 가능하다.

 

대상의 수가 무한힌 집합을 접하게 되면 순열의 수를 구하는 따위의 문제는 무의미해진다. 무한급수는 크기가 커지는 순서에 따라정렬된 똑같은 순서형, 즉 초항이 있고 또 그 초항에 한해서만 다음 항만 있을 뿐 나머지 항들은 모두 앞선 항과 다음 항을 거느리는 형태의 순서형으로 국한되었다는 점이다. 항의 수가 유한한 급수도 인접항과의 관계에 관한한 무한 급수와 동일한 특성을 갖는다. 단 한가지 다른 점은 유한급수의 경우 끝항을 갖는다는 점이다. 급수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사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어지는 모든 항들을 더하는 일이다. 순차적으로 항들의 합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은 끝없이 이어진다.  따라서 엄격하게 보면 무한급수의 값, 즉 무한수열의 합은 확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값이 확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급수에서 이처럼 항들을 순차적으로 더하는 일이 여전히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거기에서 근사개념에 대한 근본적 사고과정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제한된 지능은 복잡한 내용을 한꺼번에 즉각 처리해 낼 수 없으며, 따라서 그것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도 언제나 근사적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이를 테면 정치인은 대개 자신의 연설문을 작성할 때 대강의 논지를 먼저 앞저 앞세우고, 나머지 세부사항은 적절한 위치에 열거시킨다.  이와는 반대로 부수적인 특정 사항들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상상력을 촉발시킨 뒤 점차 절정으로 옮겨가는 문학적 기법도 이용한다.  그렇지만 어느 쪽 방식을 사용하든 그러한 과정은 모두 표현 효과를 점증시키는 형태를 보인다. 그리고 급수를 이루는 항들의 순차적 합이 보이는 형태도 정확히이런 방식을 띤다. 무한급수일 때 그 순차적 항들을 계속 더해감으로써 접근할 수 있는 근사의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다시 말해 무한급수는 과연 무엇에 근사해 진다는 것인가?  총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급수의 총계의 극한을 향해 근사해 간다는 표현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항의 수가 충분히 많을 때, 임의의 수의 항들을 더한 합이 우리가 접근시키고자 하는 어떤 한 값(극한)과 거의 같아질 경우  우리는 급수의 총계가 한 극한에 근사했다고 말한다. 극한에 근사한다. 도대체 '충분히 많은'  '거의 같은' '접근시키고자 하는'  따위가 의미하는 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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