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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란 무엇인가(A. N. 화이트 헤

함수

함수라는 용어는 이미 일반적인 수학의 영역에서 널리 사용된다. 예컨대 ‘사람의 기질은 섭생의 함수이다’ 라는 표현은 함수라는 용어가 가진 수학적 의미를 정확히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섭생양태와 기질의 특성들 중 어느 하나를 알면 나머지 하나도 알려주는 관계의 규칙이 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기차가 시간당 20마일 속력으로 이동한다면 임의의 몇시간 후에 이동한 거리는 S= 20x t이다. 따라서 S는 t의 함수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경우를 보자면 우리는 수학에서 함수를 각각 변수와 함수 값으로 불리는 가변적 수들간의 상호관계로 정의한다.  이때 함수의 변수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함수의 값은 확정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그 역은 언제나 참이 아니다.  즉 함수의 값이 정해지더라도 그에 대응하는 변수는 반드시 유일하지 않으며 복수일 수도 있다. x를 변수로 하는 다른 함수라는 y=x, y=2x제곱+3x+1, y=x제곱, y=log x, y=sin x 등이 있다.

 

x에 대한 임의의 함수는 F(x), f(x), g(x) 같은 식으로 표현된다. 변수 x는 괄호 안에 놓여 있고 다른 문자 F, f, g 등은 함수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괄호 앞에 집합시킨다. x를 변수로 하는 어떤 미정함수의 값이 y임을 표현하려면 y=f(x)라 쓰면된다. 이때  f(x)는 x+1, x제곱-2x+1,  sin x,log x 등등 아무것이나 나타낼 수도 있다. 핵심 사항은 x가 주어지고 나면, 그로부터 y가 확정된다는 점이다.  함수란 결국 두 변수들간 상관관계의 일종일 뿐이며, 여타의 상관관계들처럼 그래프에 의해 즉 좌표기하학에 의해서도 기술된다. 함수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갈래는 연속함수와 불연속함수이다. 변수의 점진적 변화에 대응하여 함수 또한 점진적으로 변화하면 '연속함수'이고, 함수 값이 돌발적인 비약을 보이면 '불연속함수'이다대의 기차가 충돌한다면 순간이동으로 보인다.  우리의 감각은 물체 속도가 시간에 관한 불연속 함수임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계의 운동법칙에 따르면 우리의 감각이 불연속적으로 느끼는 속도의 변화는 단지 우리가 감지하기에 너무 빠른 점진적 변화일 뿐이다.

 

현대수학에서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초석이 되는 수, 크기, 변수 등과 같은 간명한 개념 몇가지만을 배타적 으로 사용하는 진술, 정의, 논증 따위만 인정한다.  이를 테면 두 수중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더 크다거나 , 아니면 작다거나, 어느 한쪽은 다른 한쪽의 몇 배라거나 하는 진술은 가능하다. 그러나 두 수 사이에 점진적이라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런 용어는 통용이 불가능하다. 19세기 전반에 이미 과거의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기술된 대부분의 수학분야가 전혀 틀렸다는 것이 몇 몇 수학자들에 의해간파 되었다. 현대수학의 정확성은 학문이 갖추어야 할 확실성에서 보더라도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지나쳐 보일 정도의 엄밀성이 실로 탐구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진시키는 데에도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이다. 엄밀성은 사고의 명료성을 도모함으로써  대담한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며,  아울러 개념들의 새로운 조합으로 인한 사고의 풍요성을 누리게 한다. 

 

최초 진술들이 모호하고 부주의한 것일 때,  통속적인 개념에 의거한 후속 진술에는 매번 의미의 범위를 설명하고, 적용의 한계를 제시하는 사족이 덧붙여져야 한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활동에 관한한 통속적인 개념은 멍에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판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새로운 개념들이 종래의 것들과 얼마 만큼 다름 없는지에 달렸다. 달리 말해 통속적 개념은 독창성을 억제해야만 살아남는 개념이다. 100만 마일이 항성을 조사하는 천문학자에게는 짧은 거리일 수 있지만, 100만 파운드는 보통사람의 연간 소득으로는 굉장히 큰 화폐의 크기다. 추상적인 수 개념에서 절대적 의미의 크고, 작음을 가리기란 불가능 함을 보여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두 수중 어느 한쪽 수가 더 크다거나 혹은 작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아무런 구체적 정황 설명도 없이 막연하게 어떤 수가 크다거나, 혹은 작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임무는 함수 값의 미세한 또는 점진적 변화 따위를 전혀 도입하지 않고서 연속성을 정의하는 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몇 개의 개념에 명칭을 부과할 때 텐데 이는 극한과 미분을 공부할 때 에도 유익하다.

 

어떤 수 a와 어떤 수 집합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들 사이의 수치 차이가 k보다 작을 때, 그 수 집합은 기준치 k안에서 수 a에 근사해 있다고 한다. 여기서 k는 말하자면 근사의 기준치이다. 함수 f(x)가 있을 때 변수 x의 값 a의 근방에서 그 어떠어떠한 사태가 참이라고 말하는 경우,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함수 f(x)값 들은 a의 근방에서 그런 특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변수 a에 대응하는 함수값 f(a) 자체는 그런 특성을 가질 수도 있고,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수 a 근방의 함수 f(x)에 관한 진술은 x=a일때의 f(x)값, 즉 f(a)에 관한 진술과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근방개념에서 요구되는 바는 진술을 참되게 하는 한 구간의 전장production 이다.  따라서 2제곱=4라는 사실만으로는 ‘2의 근방에서 함수 x은 4와 동일하다’는 진술을 정당화 할 수 없다.  요구되는 성질과 부합하는 구간이 전혀 연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함수 f(x)의 변수값 a의 근방에서 함수 f(x)의 값이 모든 기준치 이내에서 f(a)에 근사해 있을 때, 그 함수 f(x)는 a에서 연속이다.

 

기차의 속도와 연관된 연속성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시간 간격안에 드는 모든 시점에서의 기차 속도가 신호기를 지날 때의 속도와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정한 어떤 속도 이내로만 차이가 나는 그런 시간 간격이, 기차의 신호기 통과를 전후한 구간에서 발견될 수 있다면, 그리고 아울러 시속 100만분의 1마일 대신 다른 그 어떤 속도가 개입되더라도 방금 언급한 형태의 시간 간격이 발견될 수 있다면, 기차의 속도는 신호기를 통과하는 시점에서 연속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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