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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란 무엇인가(A. N. 화이트 헤

자연의 주기성

자연생태계는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 의해서, 즉 아예 동일한 사건의 반복이라 말해도 무리 없을 만큼 너무나 흡사한 사건들이 존재하기에 질서있게 보인다.  지구의 자전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나날들을 만들어낸다.  태양의 주위를 도는 지구의 공전궤도 또한 해마다 이어지는 계절의 반복을 만들어내며, 자연계에 또 다른 중요한 주기성을 부여한다. 근대이후 문명화된 세계 에서는 조명기술의 발달로 인해 달의 위상이 지닌 중요성이 많이 희석되었으나,  고대에는 사람들이 달빛에 많이 의지하고 살았다. 따라서 달의 위상에 따르는 독자적 책력체계가 거의 모든 국가에서 발견되었다. 우리 신체생리 현상도 주기성을 띤다.  그것은 반복되는 심장박동과 호흡에 의해 관장된다. 또한 일상생활의 여러 면에서도 주기성은 기본적인 전제로 받아 들여진다.  어떤 사건이라도 그것이 진행되는 과정중에서 이는 전에도 발생한적이 있다고 말할수 없는 부분을 찾기란 어렵다.

 

만일 세계안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축적하는데 지침이 될 개념이 결여된다면, 사람들이 새로운 상황에 처할 때 마다 동일성의 원형이 되는 그 어떤 것을 자신의 과거에서 찾을 수 없다면,  그리고 시간을 측정하는 수단없이 양적관념이 결여된다면 사건들이란 그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발생하는 시점만 다른 막연한 현상쯤으로 이해될 것이다. 일관성 있는 단일한 측정체계로 융합시키는 작업은 문명국가나 문명화를 도모하는 국가에게 우선시 되는 과학의 임무였다.  단순하게 어떤 한 해의 일 수는 몇인지를 결정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 선행 작업으로 계속 이어지는 해마다 동일한 일수로 구성 되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중이 보다 더 큰 주기들이 보편성을 보이며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정하는 일은  자연과학의 일차적 단계에 속한다. 이런 일치성은 직관적인 사유로 밝힐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경험에 의거해 관측된 자연적 사실일 뿐이다. 주기성은 불일치를 보이는 요소를 내포하기 마련이다.

 

시간의 표준길이를 결정하는 천문학자의 수행과정 전반에 깔려 있는 가정이란, 운동법칙은 정확하게 증명된다는 것이다. 기차가 시속 20마일로 두시간 동안 등속운동하는 경우를 보자. 이때 기간 길이를 측정해 본 결과 극단적인 불일치를 보였는데, 처음 한 시간이 나중 한 시간의 두배였다고 가정해보자. 시간 측정법에 따라 기차가 달린 기간은 두부분으로 나뉘는데 각 경우 모두 기차가 동일한 거리, 즉 20마일로 이동한 기간이다. 그러나 처음 경과시간은 나중 기간의 두배이다.  그렇다면 기차의 속도는 등속을 띠지 않고 평균해서 볼 때 후반 기간 속도가 전반 속보다 두배 빠르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차가 등속운동을 했는지 여부에 관한 물음은 전적으로 우리가 채택하는 시간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달려있다.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일상 수준으로 제한한다면, 다양한 천문학적 반복성은 절대적인 일치성을 보이는 것 처럼 간주될 수도 있다.  그런 일치성을 상정한다면, 또 그로부터 물체들의 속도와 그 속도의 변화까지 상정한다면 운동법칙들이 거의 정확히 입증된다.

 

어떤 천문학적 현상을 직접 결부시키면, 그것은 단지 근사적으로 정확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행성과 항성의 회전과 운동속도를 약간 수정하여 상정한다면, 우리는 운동법칙들이 그야말로 정확하게 입증 됨을 깨닫게 된다.  일반적으로 시간의 일률적 흐름은 모든 자연현상의 근거로 간주되며,  그 일률성 자체가 다시 주기적 사건의 관측에 의존한다는 거시적 사실로 여전히 남는다. 공명이란, 서로 연관된 두 조의 사건이 동일한 주기를 가질 때에 뱔생하는 현상이다.  모든 물체는 그것이 방치되어 있을 경우,  일정 시간 동안 물체의 특성에 따른 미세한 진동이 발생한다것은 동역학법칙에 속한다. 진동 양태는 모두 고유의 자체 주기를 갖는다한 물체가 보이는 이같은 주기를 그 물체의 자유주기라 한다. 따라서 단진자 경우는 오직 하나의 주기를 갖고,  현수교 처럼 복잡한 물체는 여러 개의 주기를 갖는다.  한편 바이올린 현의 경우처럼 모든 진동 주기가 가장 긴 주기의 간단한 약수들인 기구는 우리가 악기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긴 주기가 t 초  때 나머지 주기가 1/2 t, 1/3 t.... 가 되어야 한다.

 

주기적인 어떤 원인체를 통해 한 물체의 진동을 자극한다고 하자. 이때 원인체의 주기가 물체 주기와 매우 근사할 경우 물체의 진동상태는 매우 격렬해진다.  비록 자극의 강도가 작을 경우에도 결과는 흡사 하다. 이런 현상을 공명이라 한다.  공명이란 애초에 소리와 관련된 개념이다.  그러나 그와 동일한 현상이 소리의 영역을 넘어 널리 발생한다. 비슷한 예로 빛의 흡수와 방출의 법칙,  무선전신을 수신하는 쪽의 조정tuning 행성들이 서로의 운동에 미치는 영향의 상대적 비중, 부대가 발맞추어 통과할 때 현수교에 미치는 위험성, 몇 대의 선박이 어떤 특정한 속도로 운항하며 특정 박자의 기관음을 낼 때 선박에 나타나는 강한 진동 등은 공명에 의한 현상들이다.  두 주기적 사건의 결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주기의 중첩이 일련의 안정된 형상으로 보일 것이고, 그 결합이 우발적인 일시적 형태라면 격렬하고 돌발적인 폭발로 보일 수도 있다. 고유진동주기들이란 우리 감각을 안정되게 자극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의 기저 원인자이다. 안정된 조명이란 복사매질을 통해 수없이 많은 주기적 파동이 우리 눈을 자극하기 때문이며,  안정된 소리란 공기를 통한 수많은 주기적 파동이 우리 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수학이 사물의 본유적인 주기성을 표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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