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지막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는 '인간이 객관적인 도덕적 세계질서에 의지할 수 없을 때 세계 속에서 자기 행위의 근거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우리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인간들이 계속해서 싸우고 죽이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음을 알수 있다. 그것은 특히 금세기에 와서 심각하게 자행 되었으며, 사람들은 온갖 다양한 이유에서 서로를 말살하였다. 그런데 1989년에 우리는 지난 40년동안 반목하는 두 개의 정치적 입장으로 갈라졌던 유럽의 마감을 의미하는 세계사적 사건을 경험하였다. 양진영의 한편은 사유재산과 자유시장 경제를 기치로 내세운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사회였고, 다른 한편은 그것과 다른 경제와 소유질서 속에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약속한 공산주의 사회였다. 이 두 체제들은 계속 다투면서 전쟁의 가능성으로 서로를 위협하였다.
위협만으로 존재했던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유럽에서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나자 이번에는 갑자기 새로운 전쟁들 즉 내란과 내전이 도처에서 발생하여 우리를 또다시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고대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전쟁은 모든 것의 아버지'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들의 전쟁만을 의식하고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것이 진행되는 기본원리를 표현하려고 있다. 말하자면 세계의 모든 일들은 서로 다른 힘들의 '상호작용' 내지 '길항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싸움 속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딸에게 들려주는 작은 철학 ( 롤란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은 어떻게 계산할까? (0) | 2018.11.30 |
---|---|
윤리의식 (0) | 2018.11.29 |
예술, 행복 (0) | 2018.11.27 |
신 없는 세계 (0) | 2018.11.23 |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0) | 2018.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