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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작은 철학 ( 롤란트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사자는 자기를 위해 양을 만들어준 것을 창조주께 감사하지 않을까?  늑대는 거위를 주신 것에 대해 즐거워 할 것이며, 개구리는 메뚜기에 대해, 메뚜기는 인간이 경작한 밭을 몽땅 갉아먹어치우면서 기뻐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대체 어떤생물을 위해서 이 세계가 가능한 한 최선의 것이란 말일까? 분명히 모두를 위해서 이다.  모든 생물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물론 이런 결론도 가능하다.  이 세계는 특별히 어떤 생물을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 그건 인간도 마찬가지다. 철학자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서’에서 동물과 인간의 창조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프로메테우스 형제인 에피메테우스는 각 생물에게 저마다의 특성을 부여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가 맹수에게 강항 이빨과 발톱을 부여하였기 때문에 세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약한 동물들에게는 다양한 의사소통과 도주 능력을 주었다.

 

어떤 것들은 딱딱한 갑옷으로 무장하거나 뿔을 가졌고,  어떤 것들은 빠른 발을 가져서 쉽게 달아나거나 날아갈 수 있었다. 또 어떤 것들 나무타기 재주를 가졌고, 어떤 것들은 몸을 숨기는데 능숙했다.  큰 몸집 으로 자신을 지키는 동물도 있고, 아주 작은 몸집으로 자신을 지키는 동물도 잇다. 그런데 인간의 차례가 되었을 때 에피메테우스에게는 자연의 모든 재능을 다 나누어주고 남은 것이 없었다. 인간은 벌거숭이인 데다가 허약한 채로 남겨졌다.  그때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의 육체적 약점을 보완할 있도록 인간에게 지능을 마련해 주었다. 그는 헤파이토스와 아테네가 관장하던 기술의 능력과 불그리고 제우스의 정치술신들로부터 훔쳐 인간에게 전해 주었다.  이런 능력을 지님으로써 인간은 인간이 알고 있는 생물들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생물이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에피메테우스 대신 신화를 말하고 생태학적 영역에 대해 논한다.  우리는 인간을 결함이 있는 존재로 이해하며,  인간의 기술적, 조직적 능력들을 인체의 열등함에 대한 보완으로 파악한다. 이 이야기는 이 세상의 생명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다른 생명을 소모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먹고 먹히는 균형의 이야기다. 모든 생물은 먹고 살 것을 찾는 데, 그것은 인간도 마찬가지다.

 

낙원에서 인간은 곤궁에 시달리지 않고 투쟁과 힘겨운 노동속에서 생계를 이어가지도 않아도 되었다. 이런 이상과 비교할 때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을 일종의 형벌로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완전하고 전능한 창조주에 대해서는 그가 완전한 세계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신이 선과 악이 함께 속하는 세계를 창조했고,  모든 생물은 살기 위하여 다른 생물을 죽여야 한다면 이 신은 우리에게 어떤 법칙을 줄 수 있을까?  신은 우리에게 엄격한 지침을 내리거나, 아니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가능한 한 선하거라. 그리고 살아남기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악하지 말아라.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우리가 특별히 약하거나 우리의 죄 때문이 아니라, 세계구조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 세계 자체가 우리가 삶을 유지하려 할 때 다른 생명을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시용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그것은 다른 모든 생물에게도 마찬가지다.  낙원에서라면 생계유지를 위하여 이기주의자가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단지 하나의 원리 혹은 하나의 힘을 토대로 삼을 때는,  변화하는 형상들로 이루어진 이 세계를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현실을 기술하기 위하여 어떤 함과 그 반대의 힘을 필요로 한다. 이 힘들을 '사랑과 미움'이라 명할 수 있고, 혹은 양전기 음전기,  혹은 '인력과 항력'으로 부를 수도 있으며 또는 '신과 악마'라고 할 수도 있다.  그에 반해서 낙원은 하나의 힘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세계, 오직 건설되고 보존되기만 하는 세계의 표상이다. 자명하게도 우리의 세계는 이런 낙원이 아니다.  불완전한 세계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가 라이프니츠 처럼 낙관적으로 말하거나, 혹은 쇼펜하우어처럼 비관적으로 말할 때 무엇이 달라지는가? 또 이것이 우리의 신에 대한 표상에서는 무얼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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