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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존재의 풍요로움

대부분의 생물은 매우 작아서 간과하기 쉽다. 실질적으로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만약 한밤중에 기어 나와서 피지방과 살비듬으로 향연을 벌이는 200만 마리의 작은 진드기가 침대의 매트리스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쉽게 잠들기 어려울 것이다. 베개 속에도 4만마리가 살고 있다. 이들 진드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왔지만, 그 존재가 처음 밝혀진 것은 1965년이었다. 

 

우리가 컬러 텔레비젼 시대가 올 때까지도 침대 진드기처럼 우리와 밀접하게 관련된 생물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아무 숲이나 걸어 들어가서 한 줌 흙을 움켜지면, 그 속에는 100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을 것이고, 그중 대부분은 과학자들에게 알려지 있지 않은 것이다. 열대우림의 면적은 지표면의 약 6%에 불과하다면, 동물의 절반 이상과 꽃, 식물의 3분의 2가 살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연구를 하는 학자들이 없기 때문에  그곳에 사는 대부분의 생물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그런 생물중의 대부분이 활용가치가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꽃식물 중에서 적어도 99%는 약효를 검토한 적이 없었다.  식물은 포식자로부터 도망을 칠수가 없기 때문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매우 흥미로운 화합물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오늘날에도 처방을 받아서 사용하는 의약품의 거의 4분의 1은 40여 종의 식물에서 유래 되었고, 나머지는 16%는 동물이나 미생물에서 얻은 것이다. 진균류는 어느 곳에서나 버섯, 곰팡이, 버짐, 효모, 말불버섯 등의 다양한 형태로 살고 있고,  그 양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진균류가 없으면 감자 잎마름병, 느릅나무 마름병, 완선 또는 무좀은 없어져야겠지만, 요구르트나 맥주, 치즈를 만들 수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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